류지현호 비상인가… 한국 이긴 대만이 변방에 무너지다니, WBC 만만한 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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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대만은 지난해 11월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정상에 서며 더 이상 세계 야구의 변방이 아님을 증명했다. 근래 들어 국제 대회에서 만만치 않은 힘을 과시하고 있었던 대만은 최강이라는 일본을 결승전에서 격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그것도 원정이었다. 대표팀의 우승을 기념하는 카 퍼레이드가 열렸을 정도로 국민적인 성원이 뜨거웠다.
일본과 한국에 밀려 아시아에서는 ‘3위’ 신세를 면치 못했던 대만은 프리미어12에서 마이너리그 선수들과 국내파 선수들의 조화가 돋보이며 이변을 일으켰다. 자국에서 열린 예선 라운드 첫 경기부터 한국을 격파하고 기세를 타더니, 결국 도쿄돔에서 일본을 꺾는 최대 이변으로 이번 대회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일본의 국제 대회 무패 행진이 끊기는 순간이었다. 물론 한국이나 일본이나 최정예 멤버라고 보기는 어려웠지만, 대만 또한 차출이 안 된 선수들이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운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는 결과였다.
하지만 그런 대만 야구가 불과 세 달 사이에 침묵에 빠졌다. 2026년 3월 열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전에서 1승2패를 기록, 본선에 올라가지도 못할 위기에 몰렸다. 자국에서 열린 예선이라 대만 팬들의 충격은 더 크다. 프리미어12로 이제 막 세계적 수준에 올라섰다고 환호했는데, 이번에는 한 수 아래로 생각했던 팀들에게 지며 굴욕을 맛봤다.
이번 예선 A조는 대만을 비롯, 니카라과, 스페인,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한 조에 묶였다. 대만을 제외하면 그간 야구를 하는지도 모르는 나라들이었다. 프리미어12 우승으로 기세를 탄 대만의 전승을 예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양상이 완전히 달랐다. 스페인과 니카라과의 전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멤버 자체가 우리가 생각하는 약체가 아니었다.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팀들의 경우 아무래도 아메리카 대륙이나 아시아보다 야구 저변이 약하다. 자국에 제대로 된 리그를 가진 나라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스페인 대표팀의 경우 이번 대회에 자국 출신 선수가 거의 없었다. 거의 절대 다수가 중남미계 선수들이었다. 이들은 중남미에서 활약하며 어린 시절부터 야구를 접한 선수들이었다. 국적뿐만 아니라 혈통으로도 대표팀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WBC의 독특한 제도 또한 이들을 스페인의 깃발에 모이게 했다.
대만도 그런 스페인의 전력을 분석하고 경계했지만 21일 첫 경기에서 망신을 제대로 당했다. 시종일관 스페인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했고, 오히려 상대의 활화산 같은 타격에 제대로 고전한 끝에 5-12로 졌다. 경기 중반에는 콜드게임 위기에 몰렸을 정도로 철저히 눌렸다. 그간 WBC 무대에서 이름조차 구경하기 어려웠던 스페인이 대만을 일방적으로 두들기는 모습은 팬들에게 큰 충격을 남겼다. 나라 이름만 스페인이지, 뜯어보면 야구 선진국에서 배운 선수들의 집합이었다.
22일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경기에서 타선이 장단 14안타를 터뜨리며 9-1로 이기며 한숨을 돌린 대만이지만, 23일 니카라과에게도 0-6으로 또 충격패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다. 시작부터 실책이 나오며 선취점을 허용했고, 4회 1사 만루 기회에서 1점도 얻지 못하는 등 타선은 계속 물방망이였다. 끝내 9회 3점을 더 허용하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예선 룰은 조 1위는 본선으로 간다. 세 판을 모두 이긴 니카라과가 조 1위로 본선행을 확정했다. 2위는 2승1패의 스페인, 3위는 1승2패의 대만이다. 보통은 1·2위가 본선으로 가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번 대회 룰은 조금 특이하다. 2위와 3위가 단판 플레이오프를 거쳐 승자가 본선으로 간다. 스페인으로서는 다소 억울할 수 있지만, 대만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여기서 이기지 못하면 탈락이다. 첫 경기에서의 경기력을 생각하면 대만이 스페인을 이긴다고 보장할 수도 없다.
2026년 WBC 본선에 직행한 한국으로서는 곤혹스럽고 또 고민이 되는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은 2023년 대회 당시에도 호주·체코 등 그간 우리가 한 수 아래라고 생각했던 팀들에게 고전하며 국제 경쟁력 저하를 여실히 실감했다. 한국은 약해졌고, 그간 야구와 거리가 멀었던 팀들이 선진 리그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우리를 많이 쫓아왔다는 것을 보여줬다. 2023년 대회에서도 다시 예선 탈락의 굴욕을 맛본 한국은 2026년 대회에서도 만만히 볼 팀이 없다는 것을 일찌감치 깨달았다. 어쩌면 그게 수확이라면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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