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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도 참았다" 교체 거부한 간절함…한화 외야수 트레이드설도 수면 아래로, 이진영이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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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전, 이상학 기자] “제가 빠진 자리를 다른 사람이 채울 수 있으니까…”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외야수 이진영(28)은 지난달 5일 대전 삼성전에서 6회말 타격 중 자신의 파울 타구에 왼쪽 발목을 강하게 맞았다. 그 자리에 쓰러진 이진영은 발목을 잡으면서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의료진이 들것을 준비했고, 김경문 감독도 양손으로 검지를 돌리며 교체 사인을 보냈다. 

하지만 이진영은 교체를 거부했다. 쓰러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타격 의지를 보였다. 왼손으로 허벅지 뒤쪽을 때려가면서 발목 통증을 억눌렀다. 엄청난 의지로 타석에 다시 선 이진영은 최원태의 다음 공 커브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고, 다리를 절뚝이며 1루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7회초 수비를 앞두고 이원석으로 교체된 이진영은 왼쪽 발목 타박으로 보호 차원에서 빠졌다. 극심한 통증을 참아가며 타석을 완료할 만큼 이진영에겐 타석 하나가 소중했다. 

지난달 23일 대전 롯데전에선 9회 좌측 내전근 뭉침 증세로 수비 도중 교체됐다. 김경문 감독은 “쉬어야 할 때 잘 쉬어야 한다”며 24~25일 롯데전, 26일 월요일까지 이진영에게 3일간 휴식을 줬다.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었지만 벤치에서 경기를 보는 이진영의 마음은 조마조마했다. 






그는 “3일 연속 쉬는 시간이 있어 내전근 치료를 잘했다. 쉬었던 게 많이 도움됐다”면서도 “(결장한 사이) 조금 불안했다. 팀이 잘하면 좋지만 제가 빠진 자리를 다른 사람이 채울 수 있으니까 그랬다. 한 타석이라는 기회가 아직 저한테 소중하다”고 절박한 마음을 드러냈다. 

한화는 2020년대 내내 주전 외야수 육성에 어려움을 겪었고, 쓸 만한 외야수를 트레이드로 데려와야 한다는 의견이 끊이지 않았다. 2022년 4월 트레이드를 통해 KIA에서 한화로 넘어온 이진영은 2023년 홈런 10개를 치며 주전으로 도약하는가 싶었지만 지난해 손목 수술 악재 속에 주춤했다. 

올해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무한 경쟁에 들어갔다. 시범경기 때 1번 타자로 먼저 기회를 받았지만 인상적이지 않았고, 개막 초반에는 다른 선수들에게 우선권이 돌아갔다. 낙담하지 않고 뒤에서 차분히 준비한 이진영은 지난 4월5일 대구 삼성전에서 대역전승의 발판이 8회 투런 홈런을 시작으로 선발 기회를 얻어 주전으로 올라섰다. 






올 시즌 48경기 타율 2할8푼8리(146타수 42안타) 5홈런 19타점 출루율 .376 장타율 .445 OPS .821로 활약하며 주전 우익수로 자리잡았다. 김경문 감독도 “외야수들이 경쟁을 많이 했는데 끝까지 기회를 붙잡은 선수가 (이)진영이다. 내가 기회를 줘서 (주전이) 된 것이 아니다”면서 “손목 펀치력이 뛰어나다. 우리 팀에서 몇 손가락에 꼽히는 파워를 갖고 있다. 필요할 때 중요한 타점들을 올려준다”고 칭찬했다. 

3일 대전 KT전에도 이진영은 승기를 굳히는 한 방을 때렸다. 5-0으로 앞선 5회 무사 1루에서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 상대로 쐐기 투런 홈런을 폭발했다. 3구째 바깥쪽에 들어온 시속 145km 직구를 밀어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시즌 5호 투런포로 비거리는 무려 130m. 

경기 후 이진영은 “장타가 오랜만에 나와서 조금 시원하다”며 “원래는 잘 안 맞을 때 타격폼에 문제가 있는 줄 알고 수정하며 다시 준비한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시즌 초반부터 같은 폼으로 하고 있고, 언제든 준비했던 대로 하면 잘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변화를 안 줬다. (같은 폼으로) 꾸준하게 치는 게 올해 목표”라고 말했다. 






올해 이진영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우측으로 밀어치는 타구가 늘어난 것이다. 홈런 타구만 봐도 2023년에는 10개 중 9개가 좌월(5개), 좌중월(4개)로 잡아당긴 것이었는데 올해는 5개 중 1개만 좌측으로 넘어갔다. 중월(2개), 우중월(1개), 우월(1개)로 밀어서 넘긴 홈런이 눈에 띄게 늘었다. 

밀어치기에 눈을 뜬 이진영은 “원래 제가 당겨치는 타구가 엄청 많았는데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올해는 방향성을 우중간, 우측으로 바꿨고, 그렇게 하다 보니 변화구 대처도 잘 되고 있다. 공도 더 오래 보인다”며 “오늘도 훈련할 때부터 우측으로 치는 연습을 많이 했고,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좌익수 문현빈, 우익수 이진영이 자리를 잡으면서 한화의 외야수 트레이드설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두 달가량 선발로 나오고 있는 이진영이지만 주전이라는 생각은 안 한다. 2023년 주전으로 뛰었으나 이듬해 자리를 내준 경험이 있어 쉽게 마음을 놓을 수 없다. 그는 “솔직히 아직 제가 주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도 라인업이 나오기 전까지 ‘나가나, 안 나가나’ 이런 생각이다. 꾸준히 더 좋은 성적을 내야 주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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