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천의 재림' 타자들에겐 공포였던 영점 없는 156km, 이젠 안 무서울 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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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제구가 이렇게 잡히면 별로 안 무서운데...
은퇴한 이혜천이라는 선수가 있다. 좌투수인데, 공 하나는 무지하게 빨랐다. 폼도 굉장히 와일드 했다. 보는 입장에서는 시원시원했다.
하지만 타자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150km 넘는 공이 무시무시한 것도 있지만, 제구 때문이었다. 신은 이혜천에게 모든 걸 주지 않았다. 지옥에 가서라도 데려온다는 좌완 파이어볼러인데, 제구가 너무 불안했다. 여기에 정통 오버핸드가 아닌 약간 스리쿼터 스타일로 던졌다. 좌타자들은 자신의 등쪽으로 공이 날아오는 느낌을 받아 죽을 맛이었다. 공이 어디로 올지 모르니, 이혜천이 던지는 순간 움찔하는 타자가 대다수였다고 한다. 맞으면 '지옥행' 예약이었다.
최근 야구계에서 타자들에게 새로운 공포의 대상이 있었다. 바로 한화 이글스 김서현이었다. 이혜천과는 다르게 우완이라는 차이점은 있지만, 엄청나게 빠른 공에 와일드한 폼으로 공을 던지는 게 매우 비슷했다.
제구 난조도 마찬가지. 2023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해 너무 거친 폼 수정 작업을 거쳤다. 문제는 이 폼이 어색하니 제구는 더욱 흔들렸다.
지난해 김경문 감독이 부임하고 상황이 또 달라졌다. 김 감독은 김서현에게 "던지고 싶은 대로 던져라"고 주문했다. 고교 시절처럼 백스윙이 더욱 힘차졌고, 온 몸을 다 쓰며 공을 던지는 느낌을 줬다. 공은 더욱 무시무시해졌다.
김서현을 상대해본 한 베테랑 타자는 "정말 무섭다. 노리고 치는 건 사실상 힘들다고 보면 된다"며 '농반진반'으로 얘기했다. 이 선수는 "제구가 불안하다는 걸 알고 있으니, 아무리 프로 선수지만 나도 모르게 몸이 움츠러 든다. 그러다 공이 가운데로 들어오면, 타이밍 싸움에서 밀리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그 김서현의 제구가 잡히고 있다. 구속은 그대로다. 김서현은 25일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연습경기에서 최고 구속 156km의 '광속구'를 앞세워 7회말을 'KKK'로 지워버렸다. 변우혁, 한승택, 박정우를 상대로 삼진 3개를 잡는데 공 13개면 충분했다. 빠른 직구가 가운데 꽂히고, 이 직구에 겁 먹은 타자에게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를 던지면 헛스윙이 나오기 딱 좋았다.
김 감독과 양상문 투수코치를 만난 후 제 페이스를 찾기 시작한 김서현. 물론 훨씬 나아졌지만 후반기 30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 22개를 허용하는 등 불안한 측면도 있었다. 현재 공을 던지는 페이스, 자신감을 보면 올시즌은 그 볼넷이 줄어들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김 감독이 승부처에서 가장 믿고 쓸 수 있는 특급 필승조로 완벽하게 자리잡을 조짐이다. 물론 이렇게 제구가 잡히면, 타자들은 그를 조금은 덜 무서워할 것 같지만 말이다. 그런데 구위 자체만으로도 타자들을 벌벌 떨게 할 수 있는 김서현이다.
김용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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