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서 오면 잘 풀린다" 야구 그만두려 했는데…미용실서 받은 트레이드 연락→KT행 반전 기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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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전, 이상학 기자] “여기 와서 잘 풀리면 좋다. 롯데랑 트레이드해서 잘된 사례가 많다.”
프로야구 KT 위즈의 트레이드 단골 파트너는 롯데 자이언츠다. 이강철 감독 체제에서 롯데와 트레이드를 자주 했고, 재미를 많이 봤다.
2020년 12월 투수 최건과 2022년 2차 3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내주며 받은 내야수 신본기와 투수 박시영은 2021년 KT 창단 첫 통합 우승 멤버가 됐다. 신본기는 전천후 내야수로, 박시영은 불펜 필승조로 활약하며 트레이드 성공작이 됐다.
2021년 7월에는 투수 이강준을 롯데에 주면서 포수 김준태, 내야수 오윤석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오윤석은 주전급 내야수로 쏠쏠하게 활약했고, 김준태도 한 방 있는 백업 포수로 뒷받침했다.
2023년 5월에는 투수 심재민을 주고 내야수 이호연을 영입했다. 트레이드 당시 KT는 10위로 떨어져 있었지만 이호연이 주전 2루수로 기용돼 침체된 타선에 활력소가 됐고, 6월부터 순위가 수직 상승한 KT는 한국시리즈까지 나갔다.
올해도 KT는 롯데와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주전 1루수로 뛰던 황재균이 지난달 29일 수원 두산전에서 햄스트링 손상으로 6~8주 재활 진단을 받았고, 문상철도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였다. 타선의 활로를 뚫어주면서 1루수로 쓸 타자가 필요했는데 롯데 2군에 머물던 이정훈이 KT의 레이더망에 걸렸다.
좌완 투수 박세진을 트레이드 카드로 써서 지난 2일 이정훈을 영입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3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이정훈을 2번 타자 1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넣었다. 이강철 감독은 “방망이를 잘 치는 선수다. 방망이를 생각하고 영입했다”며 “롯데에 있을 때도 좋은 타자였다. 롯데랑 경기를 할 때 대타로 나오면 껄끄러웠다”며 “우리는 대타가 아니라 주전으로 쓰려고 데려왔다. 롯데랑 트레이드하면 우리 팀에서 잘된 사례들이 많이 있다. (이정훈에게) ‘롯데에서 오면 잘되더라’는 이야기도 해줬다”고 말했다.
휘문고-경희대 출신으로 2017년 2차 10라운드 전체 94순위로 KIA에 지명된 우투좌타 이정훈은 포수로 입단했다. 2022년 시즌을 마치고 KIA에서 방출됐지만 롯데의 부름을 받아 커리어를 이어나갔다. 2023~2024년 롯데에서 2년간 124경기 타율 2할9푼8리(252타수 75안타) 1홈런 35타점 OPS .733으로 쏠쏠한 타격 솜씨를 보여줬다.
롯데에선 포수보다 1루수, 좌익수 수비를 주로 보며 타격에 전념했다. 올해는 1군 기록 없이 퓨처스리그 19경기 타율 3할5푼7리(28타수 10안타) 3홈런 8타점 OPS 1.286을 기록했다. 퓨처스리그에선 코너 외야수로만 뛰었는데 롯데의 외야 자원이 풍족하다 보니 올해는 1군에서 이정훈을 볼 수 없었다.
그런 이정훈에게 KT행 트레이드는 절호의 기회였다. 트레이드 발표가 나기 10~15분 전 통보를 받은 이정훈은 “부산의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고 있었는데 전화로 이야기를 들었다. 머리를 감고 있는데 계속 폰이 울려서 ‘기사 떴구나’ 생각했다”며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갖고 왔다. 솔직히 올해 기회가 많이 없어서 좀 힘들었다. 야구를 그만해야 하나 생각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는 “그래도 포기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2군에서 성실하게 운동했다. 묵묵히 했던 게 (트레이드라는) 보상으로 다가온 것 아닌가 싶다. 좋게 생각하고 있다”며 “(이강철) 감독님께서도 ‘너 하고 싶은 대로 편하게 다 해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예전에 기사로 트레이드된 선수들이 감독님께 그런 말을 들었다고 했을 때 기분이 어떨까 생각했는데 진짜로 마음이 편해지더라”고 이야기했다.
트레이드로 롯데를 떠나긴 했지만 KIA에서 방출된 이후 손을 내밀어주며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게 해준 팀이라 감사함도 크다. 이정훈은 “롯데는 제가 기회를 받았던 팀이다. 팬분들께 1군에서 사랑받으며 야구할 수 있었던 것은 롯데에서 뛰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감사의 마음도 잊지 않았다.
KT에서 첫 경기였던 3일 한화전에 이정훈은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현재 KBO리그 최고 투수 코디 폰세를 맞아 1회 2루 땅볼, 3회 루킹 삼진, 6회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됐지만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원종혁을 상대로 중전 안타를 치며 이적 첫 안타를 신고했다. 1루 수비에선 4회 하주석의 땅볼 타구에 포구 실책을 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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