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 고맙고 미안한 선수" 1위 턱밑 추격, 한화 잘 나가는 이유 보여줬다…백업이 강해야 강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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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전, 이상학 기자] “팀을 위해 희생하는 마음을 갖고 있으니까…감독이 고맙고 미안하지.”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은 시즌 초반 내야수 이도윤(29)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 2년간 한화에서 주전급 유격수로 뛴 이도윤이지만 FA 심우준이 와서 다시 백업으로 역할이 바뀌었다. 어렵게 쟁취한 주전 자리를 내놓았으니 낙담할 수 있었지만 이도윤은 내야 전 포지션 어떤 자리도 마다하지 않고 준비한다. 특유의 파이팅으로 덕아웃 분위기도 한껏 띄운다.
김경문 감독도 이도윤의 그런 모습을 눈여겨봤다. 김 감독은 이도윤에 대해 “어떤 점이 좋냐면 작년까지 주전을 하던 친구다. FA가 오면서 뒤로 갔지만 팀을 위해 희생하는 마음을 갖고 있으니까 감독이 고맙고 미안하다”며 “상대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기술을 부려야 할 때가 있는데 벤치 사인도 잘 따르고, 팀플레이를 잘하는 선수”라고 높게 평가했다.
이렇게 김 감독이 신뢰하는 이유를 이도윤이 직접 보여줬다. 지난 4일 대전 KT전에 9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장한 이도윤은 1-2로 뒤진 7회 2사 2,3루 찬스에서 역전 결승타를 치며 4-3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2위 한화는 1위 LG에 0.5경기 차이로 턱밑 추격했다.
1사 2,3루에서 대타 최재훈이 헛스윙 삼진을 당해 흐름이 끊길 뻔 했지만 이도윤이 불씨를 지폈다. 대타 타이밍이었지만 김 감독은 이도윤으로 밀어붙였다. 앞서 5회 KT 중견수 안현민의 호수비에 뜬공 아웃됐지만 펜스 앞까지 큼지막한 타구를 날린 만큼 김 감독은 이도윤의 감을 믿고 나갔다.
KT 선발 오원석의 초구 하이 패스트볼에 파울이 난 이도윤은 2구째 몸쪽 높게 온 커브를 받아쳤다.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역전 2타점 적시타. 김 감독의 믿음에 보답한 순간이었다. 이어 에스테반 플로리얼 타석 때 폭투로 2루에 진루한 이도윤은 최인호의 1루 내아 안타 때 3루를 지나 홈까지 쇄도하며 득점까지 올렸다.
경기 후 이도윤은 “5회 타석에서 (잘 맞은 타구가 잡혀) 굉장히 아쉬웠는데 결승타가 나와 더 짜릿했다. 치기 어려운 코스였지만 안 치면 볼카운트가 불리해질 것 같아 적극적으로 휘둘렀는데 결과가 좋게 나왔다”고 말했다.
안치홍, 최인호, 황영묵 등이 대타 카드로 있었지만 김 감독은 이도윤을 믿고 갔다. 마음속으로 대타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 이도윤은 “일부러 후다닥 들어갔다. 뒤도 안 돌아보고 잽싸게 타석에 들어갔다”며 웃었다. 승부처에서 움츠러들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고, 적극적인 스윙으로 빛을 봤다. 올 시즌 타율은 2할2푼1리로 낮지만 21안타 18타점으로 찬스 때 결정력을 발휘하고 있다.
최인호의 1루 내야 안타 때 2루에서 홈까지 전력 질주하며 득점을 올린 주루도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였다. 이도윤은 “2루에서 미리 스타트를 끊어 (1루) 상황이 안 보였는데 3루 코치님 시그널을 봤다. 코치님 시그널을 믿고 끝까지 뛰었다”며 김재걸 3루 베이스코치에게 공을 돌렸다.
붙박이 주전은 아니지만 팀이 필요로 하는 자리에서 소금 같은 활약을 하고 있는 이도윤은 “늘 선발로 나갔으면 좋겠지만 안 그럴 때도 뒤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을 많이 한다. 언제 어떻게 나가든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바뀌지 않는다. 항상 준비를 잘해놓고 기다린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고맙고 미안한 선수’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이도윤은 “감독님께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수들을 많이 챙겨주신다. 저희 선수들도 항상 느끼고 있다”며 “주전이 아닌 선수들에게도 되게 힘을 실어주시는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항상 ‘너희들이 더 잘해야 팀이 강해진다. 잘하고 있다’며 동기 부여와 자신감을 주신다. 그래서 뒤에 나가는 선수들도 제 몫을 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업이 강해야 강팀이란 지론을 갖고 있는 김 감독 야구를 선수들도 인식하고 있다. 그 중심에 이도윤이 있다.
개인적으로도 경사가 있었다. 지난달 26일 둘째 딸이 태어났다. 아들과 딸,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된 이도윤은 “어깨가 빠질 것 같다. 더 잘해야 한다”며 웃은 뒤 “팀이 잘하고 있는 만큼 조금이라도 더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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