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선수→트레이드→54억 계약→36세 첫 국대 승선…한화 포수 대반전, 이제 우승 포수 꿈이다 "한화 야구 끝나지 않았다"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아직은 덤덤해요. 한화 야구가 끝나지 않았잖아요."

한화 이글스 최재훈은 생애 첫 국가대표 승선의 꿈을 이뤘다. 지난 12는 오는 11월 체코와 일본을 상대로 열리는 K-BASEBEALL SERIES에 참가하는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는데 LG 트윈스 박동원, SSG 랜더스 조형우와 함께 포수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최재훈은 2008 신인 드래프트에서 선택을 받지 못하고, 육성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경찰청에서 군복무를 마친 후 2012시즌부터 출전 경기 수를 늘려가며 쏠쏠한 백업 포수로 활약했다. 그러다가 2017시즌 도중 한화로 트레이드됐고, 한화의 주전 안방마님으로 자리 잡으며 든든함을 보여줬다. 2018시즌 한화의 가을야구를 함께 했고, 2020시즌에는 데뷔 첫 3할 타율을 기록했다. 2021시즌 후에는 5년 54억원 FA 대박도 누렸다.

이후에도 꾸준하게 한화 안방을 지켰고, 올 시즌 든든한 선발진과 함께 한화가 33년 만에 플레이오프 직행을 하는 데 일조했다. 올 시즌 121경기에 나와 77안타 1홈런 35타점 28득점 타율 0.286을 기록했다.

지난 1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만난 최재훈은 "덤덤하다. 사람들이 그러더라. 최재훈의 아이들 보호자 아니냐고(웃음). 그런데 보호자가 맞는 것 같다. 내가 제일 나이 많고, 다 어리다. 다 챙겨주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국가대표 승선의 행복도 잠시, 지금은 한화의 가을야구에 집중해야 될 시기에 시즌이 끝난 후 기쁨을 누리려 한다.

최재훈은 "아직 한화 야구가 끝나지 않았다. 그것만 생각하고 있다. 연락은 많이 왔지만 한화 야구를 마친 후에 평가전에서 잘하고 싶다"라며 "어렸을 때부터 국가대표에 대한 마음은 가지고 있었어도, 지금은 우리 야구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다. 플레이오프에서 잘한 후에 우승을 하고 싶다. 국대 포수에 우승 포수까지 된다면 가문의 영광 아닌가"라고 힘줘 말했다.

최재훈은 그 누구보다 가을야구 경험이 풍부하다. 두산 시절부터 쌓은 포스트시즌 출전 경험을 무시하지 못한다. 준플레이오프 10경기, 플레이오프 6경기, 한국시리즈 4경기 총 20경기를 뛰었다.

최재훈은 "2013년도에 처음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을 때는 정말 떨렸다. 뭣도 모르고 했다. 근데 그래야 한다. 즐기면서 해야 한다. SSG에 있는 성욱이도 겁 없이 확 쳐 넘기지 않았냐. 후배들이 그랬으면 좋겠다. 긴장은 하겠지만 즐겼으면 좋겠다. 즐기는 자가 이긴다. 긴장은 하되 즐기면서 우리 야구를 한다면 좋아질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2018시즌에 3위로 준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지 못했지만,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지 못한 아픔이 있다.

최재훈은 "2018년보다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 투수진이 정말 좋다. 야수들이 조금만 해준다면 투수들이 잘 버텨주지 않을까. 야수들이 도움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을야구는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단기전이기에 실수 하나에 멘탈이 붕괴될 수 있다. 팬분들 응원에 피치컴 소리도 잘 안 들릴 수 있다"라며 "들뜨지 않고 차분하게 우리가 해왔던 것 쭉 한다면 되지 않을까"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