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방출→롯데행 우여곡절 딛고 해결사 등극…김태형 단기전식 승부수 키플레이어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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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사직, 윤욱재 기자] "나는 한 타석에 집중력을 쏟아내야 하는 위치에 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이 신뢰하는 '대타 카드' 1순위는 바로 좌타자 이정훈(30)이다. 이정훈은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T와의 경기에서 7회말 대타로 나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롯데는 7회초까지 1-4로 뒤지다 7회말 공격에서 전준우, 정훈, 나승엽이 연달아 적시타 한방씩 터뜨리며 4-4 균형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여기서 만족할 롯데가 아니었다. 롯데는 무사 1,3루 찬스가 이어지자 대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정보근의 타석에 대타 이정훈을 투입한 것이다. 이정훈은 KT의 셋업맨 김민을 상대했고 초구 볼을 고른 뒤 2구째 들어온 시속 147km 투심 패스트볼을 때렸다. 타구는 1~2루 사이를 빠져 나가는 우전 적시타로 이어졌고 3루주자 신윤후가 득점하면서 롯데가 5-4로 역전할 수 있었다. 롯데는 여세를 몰아 2점을 추가했고 7-5로 승리, 5위 KT와의 격차를 2경기차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이정훈의 역전타는 이 경기의 결승타로 기록됐다.
이정훈이 1~2루 사이로 타구를 보낸 것은 의도적이었다. 그리고 적중했다. "경기 후반에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 대타로 나갈 것이라 생각하고 준비했다"는 이정훈은 "7회말 타석에 들어갔을 때 1~2루 사이가 비어 있었다. 상대 투수가 빠른 볼이 좋은 투수라는 점을 감안해 포인트를 앞에 두고 적극적으로 타격해서 1~2루 사이로 타구를 보내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정훈은 퓨처스리그에서 뛸 당시 이병규 퓨처스 타격코치와 이성곤 퓨처스 타격 보조코치의 조언을 가슴에 품고 있었다. "퓨처스리그에서 뛸 때 이병규, 이성곤 코치님이 포인트가 너무 뒤에 있다고 피드백을 주셨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타격하고 포인트를 앞에 두는 연습을 많이 했다"라는 것이 이정훈의 말. 이정훈은 "기록과 결과에 신경 쓰지 않고 타석에 들어가는 마인드를 점검했다. 이런 과정 덕분에 결과가 따라온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2017년 KIA 유니폼을 입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정훈은 2021년 41경기에 나와 타율 .248 2홈런 14타점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2022년 6경기에서 타율 .000(8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결국 방출 통보를 받았다. 지난 해 롯데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간 이정훈은 59경기에 출전해 타율 .296 1홈런 17타점으로 쏠쏠한 방망이를 선보였고 올해도 47경기에서 타율 .321에 타점 18개로 순도 높은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이미 대타로도 30타석에 들어설 기회를 받을 만큼 벤치의 신뢰가 크다. 이정훈은 올 시즌 대타 타율 .304(23타수 7안타)를 기록 중이며 사사구도 6개를 고르는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나는 한 타석에 집중력을 쏟아내야 하는 위치에 있다"라는 이정훈의 말에서 그의 절박함을 읽을 수 있다.
사실 이정훈은 타격 능력만 보면 웬만한 주전급 선수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롯데는 이정훈에게 포수 연습을 시켜볼 정도로 이정훈의 방망이를 폭넓게 활용하기 위해 애를 쓰기도 했다. 이정훈의 원래 포지션이 포수이기는 하나 롯데로 오고나서는 지명타자나 외야수로 나오는 일이 더 많았다.
비록 롯데가 추진했던 이정훈의 포수 복귀는 무산됐지만 여전히 최고의 대타 카드로는 손색이 없다. 남은 21경기에서 5강 진입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하는 롯데로서는 앞으로 단기전과 같은 운영이 필수적이다. 김태형 롯데 감독 또한 "지금은 페넌트레이스라고 생각할 때는 아니다. 단기전이라고 생각하고 해야 한다"라면서 대타 작전도 평소보다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결정적인 순간에 대타로 나설 이정훈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KT를 상대로 대타 결승타를 때린 이정훈이 이와 같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롯데의 가을야구도 점점 확률이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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