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타율 7푼까지 떨어졌는데, 왜 다저스 포기 안 하나… 컨디션 20~30%, 지금부터 진짜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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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혜성은 2017년 KBO리그 1군에 데뷔한 이래 통산 타율 0.304를 기록한 선수다. 장타를 보여주는 선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콘택트 능력에서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주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정상급이고, 수비 활용성도 있다. 파워가 떨어지는 타자인 김혜성을 다저스가 3년 보장 1250만 달러, 3+2년 최대 2200만 달러에 데려간 이유다. 아무리 다저스가 돈이 많은 팀이라고 해도 뭔가 확신이 있지 않다면 불가능한 베팅이었다.
그런 다저스는 김혜성을 오랜 기간 지켜봤고, 김혜성이 타격에서 더 나아진 기량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믿는다. 이미 계약 당시부터 김혜성의 타격 메커니즘을 바꿔 장기적인 관점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김혜성도 상·하체의 움직임을 모두 바꾸는 작업이라면서 만만치 않은 난이도를 시사했다. 그러나 다저스는 김혜성이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교정으로 보고 밀어 붙이고 있다.
그런 가운데 김혜성의 시범경기 타격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원래 자기 타격대로 해도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수준 높은 투구에 지금은 어려울 단계인데, 지금까지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았던 타격폼으로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구단의 방침을 거스를 수도 없고, 김혜성 또한 왜 타격을 바꾸고 있는지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인내의 시간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어쩌면 지금부터가 진짜 시험대다.
김혜성은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 랜치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LA 에인절스와 경기에서 2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치며 이날도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다. 최근 계속해서 시범경기에 나서며 타격 교정의 성과를 확인하려고 하는 김혜성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으나 경기 중반 교체 출전해 두 타석을 소화했다. 다만 아쉽게도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시범경기 타율은 종전 0.083에서 0.071(14타수 1안타)까지 떨어졌다. 2개의 볼넷을 고르기는 했지만 근래 들어서는 경기당 한 번도 출루하지 못하는 날이 늘어나고 있다. 답답한 현실이다.
이날 경기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역사상 첫 50홈런-50도루의 대업을 달성한 오타니 쇼헤이의 시범경기 첫 출전으로 관심을 모았다. 그것도 오타니의 친정팀인 LA 에인절스를 상대한 것이었다. 오타니는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도루를 하다 왼 어깨를 다쳤고, 결국 시즌 뒤 수술대에 올라 전체적인 시범경기 일정이 늦어졌다. 오타니가 돌아오면서 다저스는 이날 정예 라인업을 가동하며 한 차례 시험에 나섰다. 다저스는 이날 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무키 베츠(유격수)-토미 에드먼(2루수)-윌 스미스(포수)-맥스 먼시(3루수)-키케 에르난데스(중견수)-마이클 콘포토(좌익수)-미겔 로하스(1루수)-앤디 파헤스(우익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짰다. 선발로는 부상에서 돌아온 더스틴 메이가 마운드에 올랐다.
이에 맞서는 LA 에인절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좌완 기쿠치 유세이가 선발로 등판했다. 오타니와 기쿠치는 절친한 선·후배 사이다. 에인절스는 스캇 킹거리(2루수)-로건 오하피(포수)-테일러 워드(좌익수)-놀란 샤누엘(1루수)-요안 몬카다(3루수)-팀 앤더슨(유격수)-조 아델(중견수)-넬슨 라다(우익수)-카터 키붐(지명타자) 순으로 타순을 짰다. 올 시즌을 앞두고 우익수로 포지션을 옮긴 마이크 트라웃은 선발 출전하지 않았다.
오타니가 기쿠치를 상대로 첫 타석부터 홈런을 터뜨린 가운데, 에인절스는 2회 4점을 내며 4-2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다저스도 4회 1점, 5회 1점을 만회하며 4-4 동점을 만든 채 6회에 돌입했다. 김혜성의 시간도 찾아왔다. 김혜성은 이날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엔리케 에르난데스 대신 투입됐고 수비 포지션은 2루로 들어갔다. 대신 저스틴 딘이 2루수 토미 에드먼을 대신해 경기에 들어가 중견수로 투입됐다.
김혜성은 6회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투수는 우완 체이스 실세스였다. 실세스는 2022년 LA 에인절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지난해까지 25경기(선발 17경기)에 뛴 선수다. 통산 메이저리그 성적은 5승5패 평균자책점 5.06을 기록 중이었다. 김혜성이 해볼 만한 상대로 보였다. 하지만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김혜성은 초구 떨어지는 커브에 헛스윙을 했고, 2구째 스플리터가 낮은 존을 통과하는 것을 지켜봤다. 2S에 몰린 김혜성은 3구째 떨어지는 스플리터에는 반응하지 않고 잘 골라냈다. 상대로서는 결정구를 참아낸 것이다. 그러나 4구째 86.6마일짜리 스플리터에는 반응했고 공을 맞히지 못했다. 스플리터 구속이 139.3㎞, 거의 140㎞에 이르렀다. 한국에서는 잘 보기 어려운 궤적의 공이기도 했다.
경기는 양팀 모두 추가점 없이 흘러간 가운데 김혜성은 8회 두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다저스는 8회 선두 저스틴 딘이 안타에 이어 도루로 2루를 훔쳤고, 1사 후 코디 호스가 볼넷을 골랐으나 2루 주자 딘의 3루 도루가 실패하며 2사 1루로 이어졌다. 여기서 김혜성은 좌완 빅터 곤살레스와 만났다. 곤살레스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다저스에서 뛰던 선수로 지난해에는 뉴욕 양키스에서 27경기에 나가 2승1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활약한 좌완 릴리프였다.
아쉽게도 김혜성은 초구부터 피치클락 위반으로 자동 스트라이크를 먹고 시작했다. 김혜성의 타격 준비가 늦었다. 역시 피치클락 또한 메이저리그에서 처음으로 경험하는 것이었다. 김혜성이 당황할 법했다. 2구째 높은 쪽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가 간신히 존에 걸쳐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것도 김혜성에게는 불운이었다. 심판 성향에 따라 잡아주지 않을 수도 있었다. 결국 김혜성은 3구째 바깥쪽으로 크게 휘어 떨어지는 슬라이더(85.4마일)에 헛스윙으로 물러났다. 좌완이 좌타자에게 가장 효율적으로 던질 수 있는 결정구였다.
김혜성에 더 이상 타격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고, 경기는 다저스의 6-5 승리로 끝났다. 다저스는 4-4로 맞선 9회초 1점을 내주며 패배 위기에 몰렸지만 9회 두 점을 내고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주자가 모인 상황에서 팀 내 최고 기대주 중 하나인 달튼 러싱이 좌익수 방면으로 2루타를 쳤고 그 사이 두 명의 주자가 차례로 홈을 밟아 경기를 끝냈다. 모두가 웃으며 경기를 마무리했지만, 김혜성은 그렇지 못했다.
시범경기 타율이 7푼대까지 떨어진 가운데, 다저스는 김혜성의 개막 로스터 승선 여부를 확답하지 않고 있다. 현지에서는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연일 나온다. 사실 아무리 수비 활용성이 좋고 발이 빠르다고 해도 시범경기 7푼 타격으로 다저스의 로스터 한 자리를 보장받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다저스는 김혜성에 인내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시범경기 타율이 아무리 떨어져도 계속 믿고 경기에 내보내는 중이다. 지금 김혜성에게 중요한 게 시범경기 타율이 아니라는 것을 다저스가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1일 김혜성의 말을 인용, 현재 타격 페이스가 20~3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타격 메커니즘을 많이 바꾼 상황이라 어쩔 수 없는 형국이다. 오른 발꿈치를 들고 타격을 시작하던 김혜성은 이 발꿈치를 지면에 붙였고, 방망이도 수평으로 나오게끔 조정하고 있다. 우완이 던지는 몸쪽 커터나 떨어지는 변화구에 적응하기 위해서다. 어차피 상대 선발이 좌완일 때 낼 수 있는 우타자가 많은 만큼 김혜성에게는 우완 공략의 과제를 준 것이다. 지금은 오히려 성적이 나는 게 이상한 단계다.
다저스는 앞으로 김혜성의 시범경기 타율보다는 얼마나 새로운 타격 메커니즘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를 살필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의 타율보다는 앞으로의 타율이 더 중요한 이유다. 아직 도쿄에 가기 전까지 시범경기 일정이 남아있기에 더 집중적인 테스트를 할 가능성이 크다. 다저스는 3월 18일과 19일 열리는 도쿄시리즈(스포티비 중계)로 2025년 메이저리그 개막을 알린다. 김혜성이 도쿄시리즈까지 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결국 관건은 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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