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우승했는데, 나 때문에 안 되면… 자존심도, 욕심도 버렸다, 조상우가 조상우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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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김태우 기자] 조상우(31·KIA)는 한때 KBO리그에서 가장 잘 나가는 불펜 투수였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까지 받았다. 시속 150㎞ 이상의 공을 펑펑 던졌다. 게다가 묵직하고, 마치 레이저처럼 뻗어 나갔다. 대놓고 패스트볼만 던져도 타자들이 치지 못할 때도 있었다. 국제 무대에서도 성공적인 투수였다.
그러나 지난해는 달랐다. 군에 다녀온 뒤 첫 시즌으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공이 생각대로 나가지 않았다. 시즌 초반에는 구속이 좀처럼 150㎞를 넘지 못했다. 140㎞대 초·중반의 공이 더 흔했다. 타자들은 조상우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챘다. 겁먹지 않고 더 집요하게 달려들었다. 조상우는 그간의 스타일을 바꿔야 했다.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변화구를 더 많이 썼다.
조상우는 “일단 마운드에서 던지는 밸런스가 아예 안 맞았다. 시즌 초에는 안 맞았는데 조금씩 적응하고 힘이 잘 써지고 있는 상태였는데 그때 조금 (어깨가) 안 좋게 됐다”면서 “어떻게 보면, 결과만 보면 내가 준비를 잘못 한 것이다. 운동 자체는 되게 열심히 하고 몸을 잘 만들었는데 공 던지는 것에 있어서 아무래도 군 생활하면서 공을 많이 안 만지다보니 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조상우는 “작년에는 아무래도 변화구 비중을 많이 가져간 경기들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패스트볼로 타자를 윽박지르지 못하니 다른 길을 찾았다는 것이다. 패스트볼에 대한 자신감이나 자부심이 있었을 조상우로서는 상처가 됐을 수도 있는 시기였다. 그러나 조상우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조상우는 “(많이 던지다보니) 원래 던졌을 때보다는 변화구의 제구가 확실히 좋아졌던 것 같다. 안 좋은 시즌이었지만 그런 것은 얻은 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상우는 자존심이 상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은 없었다. 어쨌든 막으면 되는 것”이라고 크게 웃어 보였다. 그간 익숙했던 마무리 보직을 지난해 내놓았고, 올해도 KIA에서 마무리 보직을 차지할 것이라는 보직이 없지만 그것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했다. 조상우는 “보직에 대해서는 아예 신경을 쓰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하면서 “원래 보직을 그렇게 신경 쓰는 스타일도 아니다. 중간 투수로 나가면 짧은 이닝을 던지게 될 텐데 확실하게 막아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KIA 동료들의 공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조상우는 자신도 뒤지지 않는 구위를 보여주며 팀에 보탬이 되겠다는 각오 하나만 가지고 올해를 맞이했다. 자존심도 다 버렸다. 결과가 중요한 시즌이다. 지난해 막판 어깨 부상으로 고생을 했지만 이제는 다 지난 이야기다. 몸은 충분히 회복이 됐다. 겨울 동안 미국에서 강훈련을 소화했고, 자신이 느끼는 감도 좋다. 오키나와에서의 첫 실전이었던 25일 한화전에서는 최고 시속 144㎞를 기록했다. 현재 상황에서는 만족스러운 구속이라고 말하는 조상우다. 지금 단계에서 구속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고, 몸이 더 좋아지면 구속은 알아서 올라올 것이라 강조한다. 경험에서 알기에 지금까지의 단계는 오히려 더 희망적이라고 말한다.
조상우는 “시즌 캠프에서의 첫 경기였다. 페이스가 잘 올라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씩 더 올려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몸이 더 올라오면 배운 것들이 더 몸에 익지 않을까 생각하고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감독님께서도 워낙 편하게 해 주신다. 천천히 하라고, 아프지만 말라고 이야기해주신다. 나도 더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가지지 않고 내 페이스대로 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범호 감독은 조상우가 작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확신한다. 지난해는 군 제대 이후 첫 해였던 만큼 기량이 정상적일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조상우가 올해 팀 불펜에서 핵심적인 몫을 하며 팀 성적에 보탬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조상우 또한 “우승을 되게 하고 싶다. 나뿐만 아니라 어떤 선수라도 다 그럴 것”이라면서 “작년에도 또 우승했던 팀이니까 나 때문에 안 되면 안 된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KBO리그 최고였던 그 선수가 KIA 유니폼을 입고 점차 그 모습에 다가서고 있다. 인터뷰 내내 유독 웃는 낯이 많았던 조상우의 얼굴에서 그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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