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타자’ 계보, 박재홍이 본 안현민 “타석에서 투수에게 지지 않겠다는 자세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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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시절 ‘괴물 타자’로 불렸던 박재홍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조차 “나보다 훨씬 좋은 타자”라고 인정했다.
43년 KBO리그 역사를 빛낸 뛰어난 타자들이 많지만 ‘괴물’로 불린 타자는 몇 되지 않는다. 프로야구에 한동안 등장하지 않던 ‘괴물’이 2025년 깜짝 등장했다. 단숨에 KT 중심타선을 꿰찬 안현민(22)이다.
안현민은 21일 현재 63경기 타율 0.357(224타수 80안타) 16홈런 54타점 장타율 0.643 출루율 0.469 OPS 1.112를 기록 중이다. 규정타석에 아직 들지 못했지만 수치 자체만 보면 현재 타율(롯데 레이예스 0.339)·장타율(삼성 디아즈 0.620)·출루율(KIA 최형우 0.431)·OPS(최형우 0.992) 등 각 부문 1위를 추월했다.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등장한 데 이어 머지않아 규정 타석에 진입하면 단숨에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경쟁에서까지 유력 주자로 떠오를 수 있는 뛰어난 기록이다.
박재홍 위원은 스포츠경향과 통화에서 “그런 선수를 찾는 게 어려운데 KT가 정말 운이 좋다. 좋은 타자를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위원과 안현민은 묘하게 닮았다. 크지 않은 체구에도 상당한 비거리를 내는 파워히터이면서, 공존하기 어려운 정교한 콘택트 능력까지 갖췄다.
박 위원은 현역 시절 ‘리틀 쿠바’로 불렸다. 당시 아마추어 야구 최강국이던 쿠바 타자를 떠올리게 만들 만큼 힘과 기술을 모두 겸비해 얻은 별명이다. 홈런왕 1회, 타점왕 2회에 올랐고 통산 타율 0.284를 기록했다. 은퇴 시점에 정확히 300홈런(역대 7번째), 3000루타(역대 5번째)를 채웠다.
박 위원은 “내가 뛸 때와 지금은 이미 세월도 많이 흘렀다. 안현민이 모든 면에서 나보다 뛰어나다”고 평가하며 “하드웨어도 그렇고, 노림수, 선구안 등에서도 높은 능력치를 보여준다”고 했다. 기술과 감각 차원을 떠나 박 위원과 안현민이 조금 다른 점이라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루도 거르지 않는 안현민은 남미 타자들을 떠올리게 만들 만큼 탄탄한 근육질의 체구라는 점이다.
박 위원이 특별히 눈여겨 본 장면은 타석에서의 적극성이다. 그는 “나도 현역 시절 타석에서 아주 적극적인 타자였는데, 안현민도 그런 자세가 두드러진다. 무엇보다 타석에서 투수에 대응하는 자세가 좋다”고 강조했다. 야구는 멘털 스포츠다. 그래서 좋은 선수는 기술적 완성도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타격은 투수들과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들어가는 기세, 즉 멘털과도 연결된다.
박 위원은 현역 시절 타석에서 당돌하다는 느낌을 줄 만큼 강한 캐릭터였다. 바로 그가 안현민에 대해서도 “타석에서 자신감이 보기 좋다”고 콕 짚었다. “타자들은 사실 타석에서 엄청난 고민과 마주한다. 타석에서 투수의 공 하나하나 대응에 수많은 선택지와 싸운다. 그때 자신감은 빠른 결정과 대응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프로 3년 차 안현민은 올해 풀타임 첫 시즌을 보내고 있다. 낯설고 이른 성공이지만, 아직까지는 위기없이 순항 중이다. 박 위원은 현재 안현민의 타격 레벨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지금은 목표 지점이 잘 보이지 않을텐데, 그걸 하나씩 걷어내는 과정”이라며 골프에서 나무나 장애물에 막혀 그린이 보이지 않는 ‘블라인드 홀’을 지나는 데 비유하며 신중하게 평가했다.
남은 시즌도 현재 흐름을 이어가며 MVP까지 거머쥘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예측이 쉽지 않다. 신인급 타자로서 넘어야 할 변수가 많다. 박 위원은 “지금까진 너무 잘하고 있다. 냉정히 보면 400~500타석을 쳐야 정말 안현민이 어느 정도 궤도에 들어갔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개인 순위 경쟁이 규정 타석 진입으로 현실화됐을 때, 그리고 치열한 순위 싸움 속 상대 집중 견제를 가장 큰 고비로 예상했다. 그는 “타격 순위표에서 내 이름이 확인되면, 장외 경쟁 때와는 또 다른 스트레스와 압박감이 생길 것이다. 또 투수들도 시즌 후반으로 갈 수록 더 거칠게 몰아 붙일텐데 거기에서 흔들리면 그 약점을 고집스럽게 파고 든다. 본인이 풀어내며 극복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정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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