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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치면 2군 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폰세 공략→638일 만의 홈런, 오랜만에 미소 지은 황대인 [광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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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내야수 황대인이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상대가 리그 최고 에이스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였기 때문에 의미가 더 남다르다.

황대인은 8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와의 시즌 8차전에 교체 출전해 3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으로 팀의 7-6 승리에 기여했다.

황대인의 3타점 경기는 2023년 7월 5일 문학 SSG 랜더스전 이후 704일 만이다.

황대인은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지난달 25일 시즌 첫 1군 등록 이후 선발 출전 기회를 받았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달 30일 수원 KT 위즈전부터 7일 한화전까지 4경기 도합 11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황대인에게 기회가 찾아온 건 KIA가 2-5로 끌려가던 4회초였다. 외야수 김석환이 4회초를 앞두고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교체되면서 KIA는 야수진에 변화를 줬다. 1루수였던 오선우가 좌익수로 이동했고, 황대인이 1루수로 교체 출전했다.

황대인은 첫 타석부터 시원하게 방망이를 돌렸다. 4회말 1사에서 한화 선발 폰세의 2구 154km/h 직구를 통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2023년 9월 9일 광주 LG 트윈스전 이후 638일 만에 손맛을 봤다.

황대인의 활약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황대인은 6회말 1사 1·3루에서 다시 한번 장타를 터트렸다.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박상원의 5구 포크볼을 잡아당겨 좌중간 2루타를 만들었다. 3루주자 최형우, 1루주자 최원준이 차례로 홈을 밟으면서 스코어는 5-5가 됐다.

황대인은 8회말 무사 1루에서 포수 뜬공으로 돌아서며 더 이상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다. 10회말 무사 2루에서 홍종표와 교체되면서 자신의 임무를 마쳤고, 경기는 KIA의 1점 차 승리로 종료됐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황대인은 "갑자기 경기에 나가서 많이 긴장했다. 폰세 선수가 워낙 좋은 구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전력 분석을 할 때 어떤 구종을 노리고 쳐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었고,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적시타 상황에서) 병살타가 나올 수 있었기 때문에 그냥 구종을 하나만 보고 들어갔는데, 운이 좋게도 생각했던 구종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황대인은 이날 처음으로 폰세를 마주했음에도 첫 번째 맞대결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황대인은 "폰세 선수는 직구도 좋고, 커브의 각도 크다. 타자들이 왜 폰세 선수의 공을 못 치는지 알겠더라. 그냥 직구 하나만 보고 타이밍을 앞에 놓고 방망이를 돌렸다. 솔직히 운이 너무 좋았던 것 같다"며 "2년 만에 홈런이 나온 것 같은데, 장타를 치고 싶다고 해서 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냥 정확하게 맞하면 장타가 나올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최근 침묵이 길어지면서 황대인으로선 부담감을 느낄 법도 했지만, 마음을 비우고 경기에 임했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황대인은 "오늘(8일) 경기 전에 '오늘 못 치면 또 2군에 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만약 2군에 내려가면 또 하면 되지'라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황대인은 2015년 2차 1라운드 2순위로 KIA에 입단했으며, 2021~2022년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쏘아 올렸다. 하지만 2023년 60경기 174타수 37안타 타율 0.213 5홈런 26타점 출루율 0.296 장타율 0.322에 그쳤고, 지난해에는 시즌 초반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황대인은 "부상 이후에는 한두 달 정도 힘들었다. 계속 생각이 나서 힘들었지만, 그것도 뭐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다시 시작했는데, 좀 괜찮았던 것 같다"며 "야구를 그만둘 게 아니었으니까 다시 재정비하고 빠르게 복귀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얘기했다.

그런 황대인에게 큰 힘이 된 건 가족이었다. 그는 "나보다는 가족이 더 힘들었기 때문에 힘든 내색을 하지 못했다"며 "아이가 태어난 뒤에는 힘들더라도 집에 가면 행복하더라. 그러면서 멘털적으로도 괜찮아진 것 같다"고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현했다.






황대인은 올해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실망하지 않고 묵묵히 구슬땀을 흘렸다. 장타보다는 출루에 집중했다. "2군에 있을 때는 최대한 공을 많이 보고 볼넷으로 나가려고 했다"며 "1군에 올라온 뒤에는 예전처럼 장타를 많이 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IA는 현재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 황동하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만큼 기존 선수들의 책임감이 클 수밖에 없다. 황대인은 "책임감이 크기보다는 그냥 묵묵하게 하는 게 더 좋은 것 같다. 다들 함평(2군)에서 올라온 선수들인데, 나도 그렇고 그 선수들도 계속 대화를 하다 보면 긴장이 풀리고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부상 선수들의 공백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진 않는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황대인은 지금의 흐름을 계속 이어가고자 한다. "매일 이렇게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지만, 이게 쉽지 않더라. 그래도 (팀이) 득점권 상황에서는 믿을 만한 타자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연습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 KIA 타이거즈

유준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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