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은·김진성도 은퇴 위기에서 일어섰다...손아섭 3000안타 꿈 이루려면 조건·자존심은 둘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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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게이트]

미계약 FA, 이제 손아섭만 남았다
함께 미계약 상태로 새해를 맞았던 선수들은 하나둘 새 둥지를 찾았다. 베테랑 포수 장성우는 원소속팀 KT 위즈와 2년 16억원에 재계약했다. 불펜 투수 조상우도 2년 15억원에 KIA 타이거즈 잔류에 성공했다.
같은 한화 소속이던 좌완 김범수는 3년 총액 20억원에 KIA로 이적했다. FA 아닌 자유계약선수 신분의 홍건희도 1년 7억원에 KIA와 계약했다. 동병상련의 동지였던 선수들이 모두 스프링캠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이제 시장에 남은 미계약 FA는 손아섭이 유일하다.
손아섭에게 남은 선택지는 많지 않다. FA의 협상력은 원소속팀의 계약 의지와 타 구단의 관심이 맞물릴 때 생긴다. 하지만 원소속팀 한화는 이번 겨울 강백호를 4년 100억원에 영입하며 타선을 보강했다. 전업 지명타자가 유력한 강백호가 합류하면서 손아섭의 입지는 급격히 좁아졌다.
타 구단의 관심도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온라인 상에서 '손아섭에 관심이 있을 지도 모르는 팀'으로 거론됐던 키움 히어로즈는 비슷한 유형의 노장 서건창을 영입했다. 친정팀 롯데 자이언츠 역시 외부 FA나 노장 영입에 뜻이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C등급 FA인 손아섭을 영입하려면 전년도 연봉의 150%인 7억5000만원의 보상금을 원소속팀에 지급해야 한다. 문제는 현재 시장에서 평가하는 손아섭의 가치가 이 보상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선수에게 줄 몸값보다 큰 보상금을 주고 데려오는 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꾸준함의 상징'에서 미계약 FA 처지로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상황이다. 손아섭은 9년 연속 3할 타율, 14년 연속 100안타, 역대 최초 8년 연속 150안타를 기록한 KBO리그 대표 '꾸준함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최근 2년간은 무릎 부상 등으로 연평균 97.5경기 출전에 그치며 수비력과 기동력을 잃었다. 현재는 '컨택 원툴 지명타자'라는 냉정한 평가를 받고 있다. 장타력 없는 전업 지명타자는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 앞서 KT 황재균이 차가운 시장 반응 속에 은퇴를 선택한 사례가 손아섭에게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손아섭이 유니폼을 벗을 수 없는 이유는 분명하다. 통산 2618안타를 기록 중인 손아섭은 앞으로 382안타만 더하면 KBO리그 최초의 3000안타 고지에 오른다. 이 대업을 이루려면 어떻게든 올 시즌 현역 생활을 이어가야 한다. 자존심은 잠시 접어두고 어떤 조건이라도 받아들여야 길이 열린다.
앞서 은퇴 벼랑 끝까지 몰렸다가 기사회생한 노장들의 사례가 있다. 노경은은 30대 중반 원소속팀 롯데 자이언츠와 협상이 결렬되며 한 시즌을 통째로 날리는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고난 끝에 복귀해 재기에 성공했고, 이후 SSG 랜더스에서 '최고령 홀드왕' 타이틀과 함께 대박 계약을 따냈다. 41세인 올해는 국가대표에 뽑히는 저력까지 보였다.
NC 다이노스에서 방출 설움을 겪었던 투수 김진성도 마찬가지다. 입단 테스트를 거쳐 연봉 1억원 헐값 계약에 LG 트윈스에 합류한 뒤 불펜 필승 카드로 반등에 성공했다. 올겨울엔 불혹의 나이에 구단 최초 비FA 다년 계약(2+1년 16억원)을 맺는 드라마를 썼다.
다소 서운하거나 체면이 상하고 모양새가 빠지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량을 증명하면 길은 열린다. 지금 손아섭에게 필요한 것은 명예를 회복하고 증명할 기회다. 모든 걸 다 얻을 수는 없다. 3000안타와 첫 우승이라는 꿈을 위해 다른 부차적인 것들은 잠시 내려놓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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