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와 홈팬들이 있기에 KIA도 있다… 너나할 것 없이 모인 팀의 진심, 그렇게 함께 걷는다
작성자 정보
- 최고관리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2 조회
- 목록
본문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말 그대로 앞이 보이지 않는 극한 호우였다. 통계상 1년에 내리는 전체의 비 중 상당수가 이날 하루에 쏟아졌다. 누군가는 다치고, 누군가는 집과 재산을 잃었다. 적어도 이 기간은 야구가 문제가 아니었다. 지역 전체가 슬픔에 잠겼다.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전국을 할퀴고 간 극한 호우는 곳곳에 큰 생채기를 남겼다. 특히 KIA의 연고지인 광주·전남 지역의 피해가 컸다. 광주 지역에는 17일 하루에만 426㎜의 기록적인 비가 내렸다. 기상청 관측 역사상 하루 강수량으로는 역대 최고였다. 아무리 잘 대비를 해도 피해가 속출하고 도시의 기능이 마비될 수밖에 없는 천재지변이었다. 후반기 첫 경기를 준비 중이었던 프로야구도 모두 멈췄다.
홈구장인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주변도 큰 피해를 입었다. 항상 잔잔하게 흐르는 것 같았던 주변 하천이 성난 파도가 됐고, 경기장도 거대한 물웅덩이로 변했다. KIA 타이거즈의 모든 구성원들도 사태의 심각성을 일찌감치 실감할 수 있었다. 모든 선수들에게 일찌감치 ‘귀가령’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집에 돌아가는 것조차 쉽지 않은 날씨였다. 이쯤 되면 차라리 공포였다.
그렇게 비가 그치고, 야구를 비롯한 모든 것들이 하나둘씩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지역에 남긴 상처는 컸다. 여전히 피해는 복구 중이고, 선수단과 구단에도 다시 생각하기 싫은 기억으로 남았다. 하지만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다. 상처를 치유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일이 남았다. 선수들과 구단 직원들 또한 자발적으로 일어섰다. 피해를 받은 지역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성금을 모았다.
KIA는 광주광역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수해 복구 성금 5000만 원을 기탁한다. 이번 성금은 KIA 타이거즈 선수단, 코칭스태프 및 임직원들이 힘을 모아 마련했고, 구단 또한 함께 힘을 보탰다. 모든 구성원들의 주머니에서 모인 따뜻한 온기는 이번 극한 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광주 시민들의 피해 복구를 위해 쓰일 예정이다. 또한 지난 17일 폭우 속에서 20분간의 사투 끝에 빗물에 휩쓸려 맨홀에 빠진 70대 노인의 생명을 구한 의인 최승일 씨를 23일 광주 LG전 시구자로 선정하며 의미를 더했다.
성금 모금에 거창한 설득도, 설명도 필요하지 않았다. 구단의 모든 구성원들이 지금은 뭔가의 도움을 줘야 할 때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누가 주도해서 끌고 간 것이 아닌, 모두가 분연히 일어났다. 주장 나성범은 “광주는 우리 팀의 연고지이자, 구단과 선수들에게 큰 의미가 있는 지역이다. 신속하게 복구가 이루어져 피해를 입은 모든 시민들이 하루 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KIA에 광주라는 도시는 특별하다. 단순히 홈 경기장이 위치한 곳이 아니다. 프로야구 원년부터 팀과 같이 숨 쉰 동반자다. 야구단은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지역의 희로애락을 같이 했다. 한때는 지역의 설움을 풀어낼 수 있는 무대였고, 상당 기간은 지역이 내세울 수 있는 자랑거리였다. 현재 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중 상당수가 어릴 때부터 그 특별한 감정을 물려받으며 자랐다. KBO리그 역대 최다 우승 팀, 최고 명문 팀의 타이틀은 팬들과 지역의 자부심이고, 반대로 팬들의 열정과 사랑은 선수들의 자부심이다.
그렇게 단단히 쌓인 유대감은 시간이 흐르고, 선수들이 바뀌어도 팀에 DNA로 각인되어 공유된다. 이번 성금은 금액이 거창하지 않을지는 몰라도 구단과 지역이 한몸처럼 움직이고 있으며 또 같은 방향을 보며 함께 걸어가고 있다는 좋은 증거다. 어딜 가든 자신들을 응원해주고, 든든하게 지지해주는 팬들은 항상 구단의 옆에 있었고, KIA는 이번 기회로 자신들 또한 그 팬들 옆에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자료
-
이전
-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