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이닝당K 13.8개' 19세 신인이 역대 1위라니…한화 행운아 정우주는 7년 전 안우진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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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첫 시즌인데 가을야구 가니까,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투수 정우주(19)가 팀 내 신인 중 유일하게 플레이오프 30명 엔트리에 들었다. 한화는 2018년 이후 7년 만에 포스트시즌을 하는데 정우주는 입단 첫 해부터 가을야구를 경험하게 됐다. 최근 18년간 가을야구를 단 두 번밖에 못한 한화라서 자신의 말대로 정우주는 ‘행운아’가 맞다.
그냥 들어온 행운이 아니었다. 스스로 만든 행운이다.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정우주는 강력한 구위로 개막 엔트리에 들었다. 6월 중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3주간 휴식 및 조정을 거쳐 돌아온 뒤 포스트시즌까지 왔다. 올 시즌 성적은 51경기(2선발·53⅔이닝) 3승3홀드 평균자책점 2.85 탈삼진 82개. 9이닝당 탈삼진 13.8개는 5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역대 1위에 해당한다. 2012년 55⅔이닝 동안 삼진 81개를 잡은 삼성 오승환의 13.1개를 넘었다.
2군에 다녀온 뒤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 구사 비율을 높이면서 더 무서운 투수가 됐다. 후반기 22경기(29⅓이닝) 1승 평균자책점 1.23 탈삼진 50개로 활약했다. 9이닝당 탈삼진도 15.3개로 늘었다. 시즌 막판에는 선발로 2경기 던지며 2~3이닝 길게 던질 수 있는 능력도 보여줬다.

정우주의 행보는 7년 전 안우진(키움)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1차 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한 19세 우완 유망주 안우진은 첫 시즌 20경기(5선발·41⅓이닝) 2승4패1홀드 평균자책점 7.19 탈삼진 46개를 기록했다. 대량 실점 경기들이 있어 평균자책점이 높긴 했지만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강력한 구위를 뽐냈고,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었다.
그해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안우진은 폭풍 성장했다. 당시 2차전에서 4회 3번째 투수로 나와 3⅓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구원승을 따냈다. 이어 이틀 쉬고 나선 4차전에도 4회 두 번째 투수로 나와 9회까지 막고 5⅔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봉쇄했다. 안우진의 구위에 꽉 막힌 한화는 1승3패로 업셋을 당했다. 안우진의 잠재력이 완전히 폭발한 순간이었다.
정우주가 7년 전 안우진처럼 길게 던질 순 없겠지만 후반기 성장세를 보면 가을야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충분히 맡길 만하다. 선발이 일찍 무너지거나 연장으로 넘어가면 롱릴리프로 던질 수 있고, 7~8회 이기는 상황에서 필승조로도 투입 가능하다. 현재 구위만 놓고 보면 한화에서 가장 강력한 공을 뿌리기 때문에 어느 역할이든 제 몫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플레이오프 대비 기간 정우주는 연습경기에도 두 차례 나섰다. 지난 9일 연천 미라클전에는 선발로 나서 1~2번 타자에게 볼넷을 주고 바로 강판됐지만 12일 상무전은 1회 류승민, 이재원, 한동희를 전부 삼진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최종 점검을 마쳤다. 최고 시속 153km, 평균 152km 직구(10개) 중심으로 커브(4개), 슬라이더(2개)를 던졌다. 퓨처스 홈런왕 한동희도 정우주의 커브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정우주는 상무전을 마친 뒤 “포스트시즌 전 마지막 등판이었는데 좋게 잘 마친 것 같다. 자신감을 갖고 포스트시즌에 들어갈 듯하다. 첫 등판에선 준비 자세가 안일했던 것 같다. 선발이지만 1~2이닝을 던지는 개념이었는데 너무 길게 가져가려고 하다 보니 구속도 안 나오고, 밸런스도 안 맞아 볼넷을 2개 줬다. 오늘은 불펜투수라는 의식을 갖고 던졌다. 직구가 통해야 포스트시즌에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 직구로 공격적인 승부를 했다”고 밝혔다.
이날 상무전은 연습 경기였지만 무료 개방을 했고, 1만7000석 판매분이 모두 팔렸다. 만원 관중 속에 응원단도 가동되며 가을야구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미리 체험해본 정우주는 “연습 경기인데 만원 관중이 찰 줄 몰랐고, 되게 떨렸다. 팬분들이 많이 준비해주시는 만큼 준비 잘해서 열심히 하겠다”며 “선배님들이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과 다르다고 얘기해주셨다. 경험을 못 해봐서 아직 실감은 안 나지만 첫 시즌인데 가을야구를 가니까 행운아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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