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버린 토사구팽 구단 FC서울 장례식" '기성용 더비' 앞둔 상암벌[현장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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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FC서울과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를 앞두고 서울 팬들이 기성용을 떠나보내야 하는 분노를 경기장 곳곳에서 표출했다.
서울은 29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21라운드 포항과의 홈경기를 치른다.
서울은 25일 "FC서울의 영원한 레전드 기성용이 팬들에게 잠시 이별을 고한다"며 그가 팀을 떠난다고 밝혔다. 기성용은 현재 서울과 계약 기간이 6개월가량 남은 상황이며, 포항으로의 이적이 유력한 상황이다.
구단은 이어 "이번 결정은 올 시즌 서울 선수단 운영 계획에 기회가 없음을 확인한 기성용이 남은 선수 인생의 의미 있는 마무리를 위해, 더 뛸 수 있는 팀으로 가고 싶다는 요청을 해왔고 이를 구단이 수용하며 이뤄지게 됐다. 오래된 인연만큼 서울과 기성용 모두 긴 고심 끝에 내린 어려운 결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서울은 기성용에게 영원한 '레전드'로서의 모든 예우를 다하고, 서울을 대표하는 축구인으로서 많은 이들에게 존경받을 수 있도록 함께 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은퇴식도 함께하겠다"며 "이번 일로 마음속에 큰 상처를 받으신 팬들에 대한 깊은 책임감을 느끼며, 구단과 선수의 약속이 성실하게 지켜질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 팬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충격적인 소식이다. 기성용은 2007년 서울에서 프로 데뷔를 했으며 셀틱, 스완지, 선덜랜드, 뉴캐슬 등 해외파 시절을 제외하면 K리거로는 오직 서울에서만 9시즌 218경기를 뛴 레전드다. 서울 팬들에게 그야말로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존재.
그런 기성용의 이적설을 듣고 팀에 배신감을 느낀 서울 팬들은 구단 모기업인 GS그룹 본사 앞에서 트럭 시위를 펼치고, 구단 훈련장인 경기도 구리시 GS챔피언스파크에 근조 화환을 보냈다. 또한 구단 공식 SNS에 "근본도 낭만도 성적도 없는 팀", "레전드를 버리는 구단에게 역사와 미래란 없다"는 등의 댓글을 달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2018년 데얀을 수원 삼성으로, 2020년 국내로 복귀하는 이청용을, 2021년 박주영을 울산 HD로 보내며 통곡했던 서울 팬들은 4년 뒤 더 큰 슬픔을 안게 됐다. '레전드 대우'는커녕 기성용을 향한 서울의 대우가 부정적인 의미로 '레전드'라고 말할 수 있는 작금의 사태다.
이런 와중에 공교롭게도 이날, 서울과 포항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시즌 시작 전에 미리 결정된 일정인데, 공교롭게도 기성용의 이적설로 시끄러운 와중에 두 팀이 만나게 됐다.
서울 팬들은 경기 두 시간 전부터 이미 경기장에 모여 분노를 드러냈다. 트럭 시위를 하며 "도대체 구단이 지켜줄 수 있는 건 무엇인가요"라며 비판하는 팬도 있었다.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응한 한 팬은 "기성용이 끝까지 서울에서 뛸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일이 이렇게 돼 너무 안타깝다. 구단이 레전드 선수 대우를 잘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측 광장에서는 "레전드를 버린 구단, 자부심을 잃은 수호신, 무능, 불통, 토사구팽 구단 FC SEOUL 장례식"이라는 걸개가 펄럭였다. 그 앞에는 장례식 때 쓰는 향, 소주 등이 놓여있었다.
한편 서울 서포터즈 수호신은 앞서 이날 응원을 보이콧하겠다고 밝혔다. 경기 약 2시간 전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측 서포터즈석은 응원 걸개 대신 검은 천으로 뒤덮인 모습이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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