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도쿄시리즈는 갈 것 같다” 모두가 탈락 예상하는데… 다저스 믿음과 기회 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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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김태우 기자] 부푼 꿈을 안고 태평양을 건넜지만, 김혜성(26·LA 다저스)이 마주한 현실은 다소 냉정하다. KBO리그보다 두 수는 높은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 그리고 리그와 생활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타격 메커니즘을 대대적으로 수정하며 새로운 타격폼에도 적응해야 한다. 이중고다.
스프링트레이닝 초반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일찌감치 다저스의 훈련 시설에 합류해 몸을 만들었다. 몸 컨디션 자체는 최상이었다. 동료들도 김혜성의 적응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리그 최우수선수(MVP) 출신인 무키 베츠, 베테랑 내야수 미겔 로하스 등 같은 내야수들은 물론이고 팀 내 간판이자 현존 메이저리그 최고 선수인 오타니 쇼헤이까지 김혜성에 다정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수비력, 그리고 수비 활용성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한 번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계속 호평 일색이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도 김혜성의 운동 능력과 활용성에 주목한다. 실제 이번 스프링트레이닝 시범경기에서는 2루수·유격수·중견수로 모두 나갔다.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이미 합격점을 받았다. 문제는 두 가지다. 타격 메커니즘 수정으로 실전에서 ‘성과’를 내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그리고 다저스의 선수층이 너무 두껍다.
아무리 수비가 좋아도 공격이 안 되면 메이저리그 26인 로스터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다저스라면 더더욱 그렇다. 좋은 선수들이 즐비하다. 3년 보장 1250만 달러에 보장 계약을 했지만 다저스에는 연간 1250만 달러 이상을 받는 선수들의 수두룩하다. 여기에 김혜성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유틸리티 능력 또한 타 팀과 달리 다저스에서는 차별성이 부족하다. 토미 에드먼, 엔리케 에르난데스, 크리스 테일러, 심지어 무키 베츠까지 내·외야를 겸업할 수 있다.
타격폼 수정에서 보듯이 다저스가 김혜성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는 느낌은 여기저기서 묻어난다. 다저스는 김혜성이 기존 타격폼으로는 우완이 던지는 몸쪽 커터나 바깥쪽 체인지업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봤다. 최소 3년, 최대 5년을 써야 하는 선수인 만큼 당장의 성적보다는 미래를 보고 타격 메커니즘 개조들에 들어갔다. 김혜성도 방향성은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타격폼 적응에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100% 적응한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
이런 가운데 시범경기 타격 성적은 계속 떨어지고, 현지 언론의 의구심은 계속되고 있다. 선수로서는 괴로운 형국이다. 김혜성은 4일(한국시간)까지 시범경기 8경기에 나가 17타수를 소화했다. 다저스 선수 중에서는 가장 많이 타석에 들어선 축에 속한다. 다저스가 김혜성의 타격 메커니즘 수정을 최대한 배려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고, 또 테스트를 계속 거치고 있다고도 해석이 가능하다. 이 8경기에서 김혜성의 타율은 0.118,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0.544로 많이 처져 있다. 3개의 볼넷을 얻어내는 동안 삼진을 8번이나 당했다는 것도 그렇게 좋은 징조는 아니다.
현지 언론에서는 김혜성의 개막 로스터 탈락을 점치는 시선도 있다. 영입 당시까지만 해도 김혜성은 개막 로스터에는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김혜성 영입 후 팀이 주전 2루수인 개빈 럭스를 신시내티로 트레이드하자 주전 2루수 후보로까지 승격됐다. 하지만 내·외야 유틸리티 플레이어들이 많은 다저스에서 김혜성은 외야수들과도 경쟁하고 있고, 엔리케 에르난데스가 다시 돌아오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토미 에드먼, 크리스 테일러, 엔리케 에르난데스가 2루로 들어올 수 있기에 김혜성 대신 앤디 파헤스나 제임스 아웃맨과 같은 전문 외야수 하나를 더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3일 8명의 선수가 마이너리그로 이동하며 ‘1차 컷오프’가 이뤄진 가운데 김혜성은 여전히 메이저리그 캠프에 남아있다. 대신 전망은 어두워졌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최근 다저스의 개막전 선발 명단을 업데이트했다. 당초 김혜성은 주전 2루수로 이름을 올렸지만 이번 업데이트에서는 이름이 사라졌다. MLB.com은 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무키 베츠(유격수)-프레디 프리먼(1루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우익수)-맥스 먼시(3루수)-윌 스미스(포수)-마이클 콘포토(좌익수)-토미 에드먼(2루수)-앤디 파헤스(중견수)의 타순을 예상했다.
첫 예상과 다른 것은 에드먼이 중견수에서 2루수로 바뀌고, 파헤스가 선발 중견수로 이름을 올렸다는 것이다. 파헤스의 시범경기 성적이 좋은 것과 연관이 있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도 이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한 발언을 했다. 로버츠 감독은 3일 지역 매체인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 등 현지 매체를 만난 자리에서 “중견수와 2루수를 제외한 나머지 포지션은 주전 선수들이 확실히 있다”면서 “김혜성은 메이저리그에서 완성형 타자가 되기까지 아직 멀었다. 김혜성이 열심히 경쟁하고 있지만 캠프에서 해야 할 일이 여전히 많다”고 과제를 짚었다. 로버츠 감독은 이미 김혜성의 마지막 물음표로 공격을 대놓고 뽑은 바 있다.
로버츠 감독은 “우리는 중견수로 제임스 아웃맨과 앤디 파헤스를 쓸 수 있다. 김혜성도 중견수로 가능성이 있다. 토미 에드먼은 중견수를 볼 수 있지만 2루수로 뛰는 방안도 있다”고 설명했다. MLB.com의 개막전 선발 타순 예상과 부합한다.
다만 단순히 시범경기 성과로 모든 것을 보면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김혜성이 타격 메커니즘 수정에 들어간 것은 모두가 알고 있고, 시범경기에서 타격이 부진할 것은 예상된 부분이다. 오히려 다저스는 이 메커니즘에 얼마나 적응하는지를 유심히 살필 것이다. 이미 수비력과 주력은 크게 만족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김혜성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참관한 자리에서 “일단 도쿄시리즈까지는 갈 것 같다”고 귀띔했다.
올해 영입한 선수인 만큼 기대치가 있고, 수비와 주루에서 장점이 있는 만큼 주전까지는 아니어도 백업으로 쏠쏠하게 써먹을 수 있다. 김혜성은 계약 기간 내내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어 다저스는 도쿄시리즈에서 김혜성을 실험한 뒤 이후 성과를 보고 다른 선수와 바꿀 수도 있다. 일단 기회는 주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김혜성에게 남은 시범경기는 이제 8경기 남짓. 모두 다 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지금부터의 성적이 중요하다.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이 될 수 있는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의 2025 메이저리그 개막전 도쿄시리즈(3월 18일~19일)는 스포티비에서 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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