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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기" "인간이 아니다" 다저스 동료들도 경악했다...오타니의 역사적인 밤 [스춘 M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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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이건 야구가 아니라 비디오게임, 영화, 만화에 가까웠다. 영화나 만화도 이렇게 설정하면 너무 비현실적이라고 욕먹을 만한 경기였다. 18일(한국시간)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가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펼친 경기는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역사를 통틀어 전례가 없는, 그야말로 '믿을 수 없는' 밤이었다.

오타니는 이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4차전에서 투수로 나서 6이닝 무실점 10탈삼진을 기록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엄청난 활약이었다. 하지만 오타니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타자로는 3타수 3안타에 볼넷 한 개를 골라냈는데, 그 세 개의 안타가 모두 홈런이었다. 1회 비거리 136m, 4회 143m, 7회 130m짜리 대형 홈런 세 방을 날렸다.

이는 메이저리그 역사를 통틀어, 정확히는 투수판이 현재 거리로 이동한 1893년 이후 132년 동안 단 한 명의 선수도 해내지 못한 일이었다. ESPN 리서치에 따르면, 한 경기에서 10탈삼진을 잡은 투수는 1550명이 있었다. 3홈런을 때려낸 타자는 503명이 있었다. 하지만 두 가지를 동시에 해낸 선수는 오타니가 유일하다.

포스트시즌에서 투수가 홈런을 치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이다. ESPN 리서치에 따르면, 역대 19명의 선발 투수가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홈런을 친 적이 있다. 밥 깁슨과 데이브 맥널리는 각각 두 차례씩 홈런을 쳤다. 하지만 3개를 친 건 오타니가 최초다.

메이저리그 공식 통계 분석가 사라 랭스에 따르면, 오타니는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통틀어 투수로서 선두타자 홈런을 친 최초의 선수다. 또한 다저스 포스트시즌 역사상 투수로서 홈런을 친 최초의 선수이기도 하다.






이날 오타니의 폭발이 더 극적이었던 이유는 3차전까지 이어진 부진 때문이다. 오타니는 이날 전까지 최근 7경기에서 29타수 3안타 14삼진에 그치며 심각한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투타 겸업이 타격에 악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의문까지 제기됐다. 실제 정규시즌에서도 오타니는 등판한 날 타격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오타니는 달랐다. 멋진 피칭 뒤에 환상적인 타격이 이어졌고, 좋은 타격 뒤에 다시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다. 1회초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는 브라이스 투랑에게 선두 볼넷을 허용했지만, 곧바로 잭슨 추리오와 크리스천 옐리치를 연속으로 100마일(약 161km/h)이 넘는 속구 삼진으로 잡아냈다. 윌리엄 콘트레라스도 스위퍼로 삼진 처리했다.

오타니는 곧장 더그아웃으로 향하지 않았다. 헬멧을 쓰고 팔꿈치 보호대와 정강이 보호대를 착용한 뒤 타격 장갑을 끼고 타석으로 향했다. 오타니는 좌완 선발 호세 퀸타나를 상대로 풀카운트까지 끌고 간 뒤, 안쪽 낮게 들어온 슬러브를 받아쳐 거대한 홈런을 만들어냈다. 다저스 구단주 스탠 캐스턴은 "선발 투수가 삼자범퇴를 잡고 나서 홈런을 치니 '와, 이건 뭔가 특별한 거구나'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오타니의 밤은 점점 더 초현실적으로 변해갔다. 4회초 선두타자 2루타를 허용한 오타니는 곧바로 옐리치를 땅볼로 처리한 뒤 콘트레라스와 제이크 바워스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그리고 4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 오타니는 채드 패트릭의 커터를 강하게 쳐서 우중간 관중석을 완전히 넘겨버렸다. 비거리 143m. 관중석을 넘어 통로까지 날아간 타구였다.

오타니는 5회와 6회에 네 개의 연속 삼진을 잡아냈다. 네 개의 삼진 모두 스플리터 결정구로 잡았다. 총 19개의 헛스윙을 유도했고, 자신의 7가지 구종을 모두 스트라이크존에 정확히 집어넣었다. 밀워키 타선은 속수무책이었다.






다저스 동료들은 경기 후 입을 모아 이날 오타니의 플레이가 "역사상 최고"라고 평가했다. 맥스 먼시는 "야구 역사상 최고의 퍼포먼스다. 누가 뭐래도 최고였다"고 잘라 말했다. "100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내 인생에서 본 가장 위대한 경기다."

무키 베츠는 오타니를 마이클 조던에 비유했다. "우리는 시카고 불스 같고, 오타니는 마이클 조던이다." 엔리케 에르난데스는 "인간 맞아?"라며 혀를 내둘렀다. 에르난데스는 2017년 다저스의 NLCS 우승 확정 경기에서 3홈런을 친 적이 있다. 하지만 그는 "난 그때 좌익수였다. 오타니처럼 그 많은 타자들을 삼진으로 잡아낼 기회는 없었다"고 말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포스트시즌 역사상 가장 위대한 퍼포먼스였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포스트시즌은 수많은 경기가 있었다. 오타니가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인 데는 이유가 있다."

팬그래프의 마이클 바우만은 "포스트시즌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활약"이라고 평가했다. 바우만은 1919년부터 1988년까지 포스트시즌에서 투타 양면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일일이 찾아냈다. 1919년 월드시리즈에서 완투승을 거두고 3안타 3타점을 기록한 더치 루더, 1926년 살인타선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완봉승을 던지고 홈런까지 친 제시 헤인스, 1988년 월드시리즈에서 완봉승을 거두고 3안타를 친 오렐 허샤이저까지. 바우만에 따르면 오타니의 이날 경기는 이 모든 전설을 뛰어넘는다.

바우만은 오타니의 경기를 1967년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완투승을 거두고 홈런까지 친 밥 깁슨의 경기와 비교했다. 깁슨은 20세기 중반 최고의 빅게임 투수로 꼽히는 인물이다. 1967년 월드시리즈에서 1차전 1실점 10탈삼진, 4차전 완봉승을 거둔 뒤 7차전에서도 완투승을 거뒀다. 비록 2실점을 했지만, 5회에 그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짐 롱보그를 상대로 홈런을 쳤다.

바우만에 따르면, 깁슨의 경기는 월드시리즈 7차전이라는 무대였고 상대 투수가 사이영상 수상자였다는 점에서 대단하다. 하지만 깁슨은 2점을 허용했고 타석에서 세 번의 아웃을 당했다. 반면 오타니는 무실점에 타석에서 단 한 번의 아웃도 당하지 않았다. 바우만은 "오타니의 2025년 NLCS 4차전은 깁슨의 1967년 월드시리즈 7차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버전이라고 부를 만하다"고 썼다.

에르난데스는 "세상에서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뿐이다. 야구 역사상 단 한 명"이라고 말했다. "오타니가 오타니인 데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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