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역전의 시작… 손아섭 "홈송구는 상상도 못했다"[대전에서]

[대전=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한화 이글스의 베테랑 타자 손아섭이 결정적인 순간마다 타점을 올리며 팀의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었다. 특히 변곡점이 됐던 2회초 투수 앞 내야안타 때는 홈으로 던질 줄 몰랐다며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한화는 18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과의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1차전에서 9–8로 이겼다.

이로써 한화는 플레이오프 1승을 선점했다. 삼성은 1패를 안고 남은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다.

한화는 이날 에이스 코디 폰세를 내세워 승리를 노렸다. 하지만 폰세가 2회초부터 3실점을 기록하며 위기를 맞이했다.

절치부심한 한화는 2회말 1사 2,3루 기회를 잡았다. 그런데 심우준이 3루수 땅볼을 쳤고 3루주자가 런다운에 걸리며 2번째 아웃카운트가 올라갔다.

후속타자 손아섭이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점수를 못 올리게되는 상황. 손아섭은 상대 선발투수 헤르손 가라비토의 3구 시속 152km 패스트볼을 공략했다. 빗맞은 타구는 투수 앞으로 느리게 흘러갔다. 공을 잡고 뒤돌아서 1루로 던지면 접전이 펼쳐질 타구였다. 결국 가라비토는 1루 송구 대신 홈송구를 선택했으나 공이 높게 뜨면서 3루주자 김택연이 먼저 홈으로 들어왔다.

가라비토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분위기가 오른 한화는 이후 문현빈의 3타점 2루타, 노시환의 1타점 적시타를 묶어 순식간에 5-3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하지만 한화는 폰세의 추가 3실점으로 6회초까지 5-6으로 끌려갔다. 여기서 손아섭이 다시 한 번 나섰다. 6회말 무사 2루에서 번트 시도를 실패한 손아섭은 바뀐 투수 좌완 파이어볼러 배찬승의 8구 시속 150km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중간 2루타를 뽑아내며 6-6 동점을 만들었다. 손아섭의 이날 최종 성적은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결정적인 순간마다 귀중한 적시타를 작렬한 손아섭의 활약으로 한화는 플레이오프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손아섭은 경기 후 6회초 투수 앞 타구에 대해 "일단 저는 맞는 순간 안타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홈을 던질 거라고는 상상을 못했다. 저 혼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는데 선수들은 모두 홈을 보고 있어서 아무도 모르더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6회말 2루타 상황에 대해서는 "고참인 제가 작전 수행을 잘했어야 했는데 번트를 못대서 마음의 짐이 있었다. 운이 좋게도 결과가 좋게 나왔다. 덕분에 2루에서 세리모니가 좀 더 컸던 것 같다"며 "배찬승이 올라왔다는 것은 여기서 삼진을 잡겠다는 상대의 의도가 깔려있다고 생각했다. 어떻게든 3루로 주자를 보내자는 생각을 했었는데 운이 좋게 실투가 나와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끝으로 "오늘(18일) 힘들게 이긴만큼 좋은 분위기를 타서 내일까지 이기고 대구를 내려가고 싶다. 지금 흐름이 좋기 때문에 내일도 집중해서 순리대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포부를 전했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