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너무 느려" 단점 명확→"PSG 방출 명단 등록" 보도까지…스피드 보완 못하면 EPL도 어렵다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이강인의 명확한 단점이 PSG에서의 미래를 발목 잡았다. 프랑스 매체들은 이강인이 PSG에서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 결국 팀을 떠날 것이라는 보도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프랑스 매체 풋01은 6일(한국시간) "PSG와 이강인이 결별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강인은 아마도 PSG에서 마지막 몇 주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PSG는 이번 여름 그와 결별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2200만 유로(약 344억 원)의 이적료로 영입된 이강인은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신뢰를 받지 못했다. 그는 오랜 기간 조커로 활용되며 감독을 만족시켰지만, 최근 몇 주 동안 점점 팀 내 입지가 줄어들었다. 출전 시간도 계속 줄어들며 결국 명단에 포함되더라도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까지 왔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강인은 시즌 초반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꾸준히 출전했지만, 최근 부상에서 복귀한 후 처음으로 벤치에 앉고도 경기 출전을 하지 못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리버풀과의 경기에서도 명단에는 포함됐으나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고, 엔리케 감독은 교체 카드로 이강인 대신 데지레 두에, 워렌 자이르 에메리, 곤살루 하무스를 선택했다. 남아 있던 교체 카드 두 장을 끝내 사용하지 않으면서 이강인의 입지가 더욱 불안해졌다는 것만 확실해졌다.

이강인은 리버풀전뿐만 아니라 최근 출전 시간이 크게 줄어들었다. 그는 올 시즌 공식전 38경기(리그 24경기, 챔피언스리그 10경기, 쿠프 드 프랑스 3경기, 트로페 데 샹피옹 1경기)에 출전해 6골 5도움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브레스트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교체로 30분만 뛰었고, 이후 리그 경기에서도 올랭피크 리옹전과 LOSC 릴전에서 각각 15분, 16분 출전에 그쳤다.

PSG가 이강인을 중요한 경기보다 덜 중요한 경기에서 기용하고 있다는 점도 이강인의 입지 변화를 보여준다. 지난달 열린 3부리그 구단 르망과의 쿠프 드 프랑스 경기에서는 선발 출전했지만, 이후 선발 기회는 단 한 번뿐이었으며 풀타임을 소화하지도 못했다.

풋01은 "주앙 네베스, 세니 마율루, 데지레 두에 등 젊은 선수들이 등장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고, 이강인은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이강인의 이탈은 확실시되고 있으며, PSG는 그와 결별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이어 "경기 시간이 부족하거나 팀 내 입지가 약해진 선수들은 방출 대상이 될 수 있다. 이강인도 PSG에서 떠나야 할 상황에 놓였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프랑스 매체 플래닛PSG도 "PSG 고위층은 이미 이강인의 이탈을 확정했다. 이강인은 2023년 여름 PSG에 합류했지만, 경기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해 결국 팀을 떠나야 할 처지가 됐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매체 스포르트 역시 "이강인은 엔리케 감독의 전술에서 예상보다 영향력이 적었고, 올여름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PSG는 중원을 보강하기 위해 이강인을 영입했지만, 기대만큼 팀에 기여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포르트는 "브래들리 바르콜라, 우스만 뎀벨레, 데지레 두에, 주앙 네베스 같은 선수들이 주목받는 반면, 이강인은 후보로 밀려 경기 막판 몇 분 출전하는 정도"라며 이강인의 입지 약화를 설명했다.

PSG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이강인을 매각 대상으로 분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브풋은 "PSG는 이미 이강인의 대체자를 조사 중이며, 그의 이적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강인이 PSG에서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결국 다른 공격 자원들과 비교해 크게 장점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전부터 제기됐던 스피드 부족 문제가 이강인의 발목을 잡았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이강인의 스피드 문제는 이전부터 꾸준히 문제가 제기돼 왔다. 

지난해 12월 프랑스 매체 풋메르카토는"이강인이 공을 가지고 너무 중립적이었고, 어떤 실제적인 위험도 감수하지 않고 때로는 경기 속도를 늦추는 등 너무 자주 뒤에서 플레이했다는 점은 유감스럽다"고 지적하면서 이강인의 플레이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평가했다.

유로스포츠 또한 "이강인은 공의 터치 횟수를 늘리거나 스위칭의 정확도를 떨어뜨려 경기 속도를 늦췄다"며 역시 이강인의 느린 스피드를 지적했다.

오세르와의 리그 경기 때도 이강인은 득점 기회를 4번이나 만들면서 창의적인 플레이를 과시했지만 컬쳐 PSG는 "이강인은 볼 터치를 많이 해 종종 PSG 경기의 속도를 늦추고 오세르가 그들의 수비벽을 단단히 유지하도록 허용했다"면서 이강인의 단점을 지적했다.

낭트전 이후에는 레퀴프가 "이강인에게서 받는 인상은 종종 동일하다. 움직임, 하키미와의 연계, 몇 번의 크로스는 있으나 속도 변화가 거의 없고, 낭비가 많다. 108번의 볼 터치와 14번의 크로스 등 많은 책임감이 주어졌으나 거의 기회를 생산하지 못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PSG의 측면 자원 중에서 이강인의 스피드가 제일 떨어진다는 점은 확실하다. 우스만 뎀벨레, 브래들리 바르콜라, 데지레 두에 모두 속공 상황에서 이강인보다 더 파괴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다. 새롭게 합류한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역시 속도가 빠르다.

반면, 스피드가 빠르지 않았던 마르코 아센시오는 결국 엔리케 감독의 눈밖에 나 애스턴 빌라로 임대를 떠났다. 피지컬적인 스피드나 생각의 스피드가 빠르지 않으면 엔리케 감독 체제의 PSG에서 살아남기에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는 아스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였으나, PSG가 이적을 불허하면서 무산됐다. 하지만 이번 여름 상황은 다르다. PSG는 이강인을 방출 대상에 포함시켰고, 이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강인의 PSG 생활이 끝을 향해 가고 있다.

다만 이강인이 프리미어리그로 가더라도 스피드가 느리다는 단점을 보완하지 않는 한 더 빠른 템포의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하는 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