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라고 했는데 배팅볼 던지는 KIA 베테랑… KS 준비는 마음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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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살 빼라고 했어요”
정규시즌 막판 KIA의 경기 전 타격 훈련이 한창 진행되고 있던 그 시점, 이날의 훈련 광경은 뭔가 조금 달랐다. 배팅볼을 던지는 투수가 눈에 들어왔다. 손에 공을 여러 개 쥐고 열심히 배팅볼을 던지고 있는 이는 팀의 베테랑 야수인 김선빈(35)이었다. 화순고 시절 타격 재능은 물론 투구 재능에도 인정을 받았던 김선빈은 모처럼 자신의 주특기를 발휘하려는 듯 얼굴에 함박웃음을 지은 채 공을 던지고 있었다.
지켜보던 이들의 ‘배팅볼 훈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광경을 더그아웃에서 지켜보고 있던 이범호 KIA 감독은 “살 빼라고 했다”고 농담 삼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도 얼굴에서 피어오르는 흐뭇함을 감추지는 못했다. 자신의 지시를, 팀도 위하면서 실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선빈은 정규시즌 우승이 확정된 지 얼마 되지 않아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미 우승을 확정한 만큼 괜히 경기에 나설 필요는 없었다. 부상 위험만 높일 뿐이었다. 실전 감각 우려도 있었지만 어차피 정규시즌이 끝나면 20일 가까이를 쉬어야 한다. 그리고 김선빈 정도의 베테랑, 특히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베테랑들은 그 20일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며칠 동안 배팅볼을 던진 김선빈은 “땀을 흘려야 해서 그렇다”고 웃었다. 경기에 나서지 않으면 땀을 흘릴 기회가 없으니 경기 전 개인 훈련을 마치고 팀 후배들도 도울겸 겸사겸사 배팅볼을 던졌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다소 느슨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본능적인 행동이었을지 모른다. 김선빈은 “올해는 유독 (휴식기가) 길게 느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선빈은 2017년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다. 다만 당시와 올해는 조금 차이가 있다. 그 당시는 정규시즌 2경기를 남기고 우승이 확정됐다. 마지막까지 두산이 치고 올라오는 바람에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한 채 경기를 했다. 체력 소모, 정신적인 소모도 컸다. 하지만 올해는 당시에 비하면 조금 더 수월하게 우승을 확정했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던 이범호 감독도 8월 말에서 9월 초로 넘어오는 일정에서 우승이 가능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김선빈은 그게 좋을지, 독이 될지도 경계했다. 김선빈은 “그때는 휴식기가 금방 지나간 것 같은데, 올해는 아직 시즌조차 끝나지 않았다”면서 컨디션 관리에 더 신경을 쓰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너무 긴 휴식기로 몸과 마음이 풀어지는 것을 경계한 김선빈은 그렇게 배팅볼을 말없이 던졌다.
다른 베테랑들도 마찬가지였다. 1군 엔트리에서는 빠졌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긴장감과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 김선빈과 같은 날 1군 엔트리에서 빠졌던 최형우는 아예 1군 엔트리에 있는 선수 같았다. 매일 그라운드에서 타격 훈련을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게 소화했다. 나성범 또한 여전히 부담이 있는 햄스트링 회복 및 강화 훈련에 굵은 땀을 쏟으면서 정규시즌 마지막을 보냈다. 방심은 없었고, 그런 분위기 속에 정규시즌을 마무리했다.
KIA는 올해 87승55패2무(.613)로 시즌을 마쳤다. 2017년과 더불어 구단 한 시즌 최다승이다. 시즌을 마친 KIA는 1일부터 3일까지 꿀맛 같은 휴식을 취했고, 4일부터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에 들어간다. 9일은 오후 2시, 14일은 오후 6시에 각각 주간·야간 경기를 대비한 연습 경기를 치르고, 16일에는 오후 2시에 자체 연습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대망의 한국시리즈는 21일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KIA는 아직 한국시리즈에서 진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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