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결정전 때 같은, 최근에 본 적 없는 공" 이강철 극찬에 쿠에바스는 '겸손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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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1년 1위 결정전 때의 공이 나온 것 같다. 정말 좋은 공을 던졌다. 최근에 본 적이 없는 공이었다"
KT 위즈의 가을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가 또 한 번 이강철 감독을 껄껄 웃게 했다.
쿠에바스는 2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시즌 KBO 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6이닝 동안 볼넷없이 4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KT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KT는 쿠에바스의 압도적인 호투에 힘입어 5위의 반란을 꿈꿀 수 있게 됐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4위 팀이 1차전을 잡는 순간 시리즈가 끝나기 때문에 5위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그러나 KT는 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2차전을 잡을 경우 KBO 역사상 최초로 5위 팀의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루게 된다.
쿠에바스의 역할이 컸다. 2021년 삼성 라이온즈와 1위 결정전에서 투혼의 호투를 펼쳐 KT의 한국시리즈 직행을 이끌었던 그때 그 모습 그대로였다. 9월 들어 4경기 평균자책점 7.16을 기록하며 부진했지만 가을이 되자 에이스의 모습을 되찾았다.
쿠에바스는 겸손했다. 이강철 감독의 칭찬을 전해듣고 "감독님께서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고맙다"고 했다. 큰 경기에 강하다는 의미인 '빅게임 피처'를 언급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그렇게 불러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큰 경기에 나갈 때마다 정규시즌을 한 경기 더 한다고 생각하면서 차분하게 던지려고 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쿠에바스는 이미 투구수 100개를 넘긴 상황에서 6회말 양석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쿠에바스는 3루 덕아웃과 팬들을 향해 손을 들고 포효하며 환호를 이끌어냈다.
쿠에바스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는 "마지막 타자를 상대할 때 땅볼도, 플라이도 아닌 삼진을 꼭 잡고 싶었다. 동료들에게 좋은 자극을 주고 싶었다. 야구에는 아웃 카운트 27개가 있는데 내가 잡는 마지막 아웃 카운트로 우리 선수들을 일깨워주고 싶었다. 또 어떤 결과가 나오든 늘 격려와 응원을 해주시는, 사랑스러운 우리 팬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반면, 두산은 이날 패배로 벼랑 끝에 몰렸다. 와일드카드 시리즈 역사상 5위가 1차전을 잡은 경우는 두 차례 있었지만 '업셋'이 나온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승엽 감독은 "쿠에바스의 공이 좋았다"면서 "초반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영봉패를 했는데 타선에는 업다운이 있고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내일은 잘 쳐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1이닝 4실점으로 조기 강판한 선발 곽빈의 2차전 등판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있다"며 "내일 지면 올 시즌이 끝나기 때문에 전부 다 대기하고 총력전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쇄골 부상의 여파로 1차전에 결장한 포수 양의지는 경기 전 훈련을 통해 출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두산은 2일 2차전 선발로 최승용, KT는 웨스 벤자민을 예고했다.
잠실=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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