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정말 19살? 놀랍다" "WBC에서 만나면 골치아플 듯" 일본 야구팬도 놀란 '빅게임 피처' 정우주 [더게이트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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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게이트=도쿄돔]
5만 5000명 관중으로 가득 찬 도쿄돔. 숙명의 라이벌 한일전. 여기에 최근 10년간 한일전 10연패라는 부담까지 더해진 이 살떨리는 무대에서, 19세 신인투수 정우주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더 힘을 냈고 강력한 구위로 일본 타선과 맞서 싸웠다.
정우주는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5 K-베이스볼 시리즈 일본전 2차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고 삼진 4개를 뽑아내며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정우주의 초반 호투에 힘입은 한국은 경기 중반 불펜진의 난조를 딛고 막판 대추격에 성공, 7대 7 무승부로 경기를 마감하며 시리즈 1무 1패를 기록했다.
큰 무대에 강한 정우주의 스타성이 유감없이 드러난 등판이었다. 류지현 감독은 1차전이 열린 15일, 예상을 깨고 2차전 선발투수로 정우주를 예고했다. 정규시즌 10승을 거둔 LG 좌완 손주영이 유력하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류 감독의 선택은 강속구 우완 선발투수였다. 일본 타선의 좌타자 비율이 과거보다 높지 않은 데다, 투구수 제한이 적용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을 고려해 선발투수에게 긴 이닝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최고 150km대 중반까지 나오는 강속구로 일본 타선을 초반부터 틀어막겠다는 계산이었다.
정우주는 벤치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1회를 삼진 2개로 깔끔하게 틀어막았다. 첫 타자 무라바야시 잇키를 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한 뒤 노무라 이사미와 모리시타 쇼타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삼자범퇴로 1회의 문을 열었다.
스스로 자초한 위기, 실점 없이 탈출
2회에는 스스로 만든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겼다. 선두타자 볼넷과 투수 앞 땅볼 때 송구실책이 겹치며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기시다 유키노리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 위기가 이어졌지만, 사사키 타이가의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향하며 1아웃을 잡았다. 이어 이시가미 타이키를 5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으며 2회도 무실점으로 마무리했다.
3회에도 올라온 정우주는 선두타자 이소바타 료타를 9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이날 4번째 탈삼진을 기록했다. 이어 무라바야시를 유격수 뜬공으로, 노무라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3회를 다시 한번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2회까지 일본 선발 카네마루 유메토를 상대로 득점하지 못한 한국은 3회말 공격에서 송성문의 2타점 적시타와 안현민의 홈스틸로 3점을 먼저 뽑아냈다. 한국이 4회부터 투수를 오원석으로 교체하면서 정우주는 3이닝으로 임무를 마쳤다. 이후 불펜진의 난조로 3대 3 동점, 4대 6 역전을 내줬지만 8회 안현민의 추격포, 9회 2사후 김주원의 극적인 동점 솔로포가 터지면서 경기는 7대 7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끝났다.
비록 승리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정우주는 놀라운 피칭을 선보였다. 전주고를 졸업하고 올해 프로에 입단한 신인투수가 포스트시즌에 이어 도쿄돔 한일전 무대에서도 자신 있게 공을 던지는 모습은 앞으로 국제무대에서 활약을 기대하기에 충분했다.
성인 국가대표 데뷔전도 성공적
정규시즌 51경기에 등판해 3승 3홀드 평균자책 2.85를 기록한 정우주는 포스트시즌에서도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5경기에 등판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성인 국가대표 데뷔전도 성공적이었다. 9일 고척돔에서 열린 체코전 평가전에서 정우주는 2대 1로 앞선 5회말 2사 1, 3루 위기에서 구원 등판해 1.1이닝을 3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정우주의 호투로 위기를 넘긴 한국은 6회부터 타선이 폭발하며 11대 1로 대승을 거뒀다.
그리고 이날 일본전에서 또 한번 놀라운 피칭이 나왔다. 정우주보다 먼저 프로에 데뷔한 선배들도 절로 위축되고 긴장하는 5만 5000명 만원 관중 도쿄돔에 한일전이라는 부담이 겹치고 겹쳤지만 정우주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최고 152km, 평균 149.7km의 힘있는 속구를 앞세워 일본 타자들과 정면 승부를 펼쳤다.
정우주의 호투에 일본 현지에서도 놀라워하는 반응이 쏟아졌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정우주의 호투를 소개한 기사에서 "겨우 19세라는 젊은 대표 선수지만, 잠재력의 높이를 팬들도 느낀 듯 인터넷에서도 감탄의 목소리가 잇따랐다"며 "한국 투수가 19살이라니 대단하다", "이게 19살이라니, 너무 놀랍다", "WBC에서 맞붙으면 골치 아플 것 같다"와 같은 반응을 소개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정우주는 "마지막까지 정말 좋은 경험을 한 것 같아서 너무 기쁘고, 아직 해가 지나지는 않았지만 정말 잊지 못할 한 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컨디션이 정말 좋았다고 생각하는데, 아직 체력적으로 많이 부족하다고 경기를 하면서 느꼈다. 잘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일본 타자들을 상대한 소감에 대해 "다 처음 보는 타자들이라서 압박감은 사실 없었고, 잘 던져야 한다는 책임감과 부담이 좀 있었다"고 털어놓은 정우주는 "최재훈 선배와 배터리를 이뤄서 훨씬 편했다. 1년 동안 호흡을 맞춰서 제가 뭘 잘 던지는지 뭘 좋아하는지 잘 아신다. 오늘 잘 던진 건 최재훈 선배 덕분인 것 같다"고 감사를 전했다.
국가대표 첫 시험대를 잘 통과한 정우주의 다음 목표는 내년 3월에 열리는 WBC 본선 대표팀 합류다. 정우주는 "당연히 (최종 엔트리에) 승선하는 게 제일 첫 번째 목표다. 승선해도 팀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남은 시간 동안 잘 보완하면 좋을 것 같다"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정우주는 "사실 제가 해보고 싶고 경험해 보고 싶은 건 정말 다 한 것 같다. 이보다 임팩트 있는 한 해는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서 정말 행복하게 보냈던 것 같다"고 면서 "원래 자신감은 있었다. 다만 검증이 되지 않았었는데, 오늘을 계기로 조금 더 자신감을 갖고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19세 신인이 도쿄돔에서 보여준 빅게임 피처의 자질. 정우주가 내년 WBC 본선 무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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