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퇴장+박찬호 본헤드까지…처참하게 무너진 KIA, 속절 없는 5연패→5위도 위태 [부산 현장]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가 5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투타 동반 난조에 게임 막판에는 본헤드 플레이까지 겹치면서 무릎을 꿇었다.

KIA는 2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팀 간 11차전에서 4-9로 졌다. 지난 22일 광주 LG 트윈스전부터 시작된 연패가 '5'까지 늘어났다.

이범호 감독은 이날 최근 타격 슬럼프에 빠진 간판타자 나성범을 과감히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고종욱(좌익수)~박찬호(유격수)~패트릭 위즈덤(3루수)~최형우(지명타자)~오선우(우익수)~변우혁(1루수)~김호령(중견수)~한준수(포수)~김규성(2루수)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좌완 파이어볼러 이의리가 연패 스토퍼의 임무를 안고 출격했다.

KIA는 출발부터 좋지 못했다. 1회초 1사 2루 찬스에서 무득점에 그친 뒤 선발투수 이의리가 1회말 2실점, 초반 흐름을 롯데에 뺏겼다. 2회초 2사 만루에서 고종욱의 1타점 적시타, 박찬호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2-2 동점을 만든 뒤에도 3회말 이의리가 3실점으로 난조를 보이면서 열세에 몰렸다.

KIA는 일단 4회초 1사 만루에서 박찬호의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로 1점을 만회, 3-5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이의리의 뒤를 이어 등판한 좌완 이준영이 롯데 고승민에 솔로 홈런을 허용해 다시 3-6 3점 차로 스코어가 벌어졌다.

KIA 입장에서는 4연패 탈출을 위해 더 이상의 추가 실점을 막는 게 급선무였다. 그러나 6회말 롯데 선두타자 황성빈이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후속타자 고승민의 기습 번트 때 3루 추가 진루까지 허용하면서 게임 흐름이 롯데 쪽으로 급격하게 쏠렸다.

이 과정에서 황성빈은 3루에서 타이밍상 아웃 판정이 나올 것으로 보였지만 함지웅 3루심은 KIA 3루수 패트릭 위즈덤의 수비 방해를 선언했다. 위즈덤이 1루수 변우혁의 송구를 받아 황성빈을 태그하는 과정에서 위즈덤의 왼발이 황성빈의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막았다고 판단했다.

KIA 벤치는 곧바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지만 KBO 비디오 판독 센터의 판단도 함지웅 3루심과 똑같았다. 위즈덤의 수비 방해가 인정되면서 KIA는 점점 더 궁지에 몰렸다.

이범호 감독은 비디오 판독 후에도 위즈덤의 수비 방해가 인정되자 그라운드로 나와 거세게 항의했지만 결과는 달라지는 게 없었다. KBO리그 규정에 따라 이범호 감독은 퇴장 조치됐다.

KIA는 이범호 감독의 퇴장 이후 급격하게 무너졌다. 롯데에 6회말 3점을 더 헌납하면서 스코어는 3-9가 됐다. KIA는 8회초 한준수의 솔로 홈런으로 한 점을 만회하는 데 그치면서 5연패에 빠졌다.

9회초 공격에서는 집중력이 결여된 장면도 나왔다. 선두타자 박찬호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뒤 후속타자 위즈덤의 중견수 뜬공 때 1루에서 덩달아 아웃됐다. 타구 판단을 잘못한 듯 2루 베이스 근처까지 갔고, 1루 귀루가 늦었다. 이미 승기가 롯데에 완전히 기운 상황이기는 했지만 3루쪽 원정 응원석을 가득 채워 준 팬들 앞에서 나와서는 안 될 본헤드 플레이었다.

KIA는 이날 패배로 2025시즌 46승45패3무를 기록, 6위 삼성 라이온즈(47승46패1무)에 승차 없이 쫓기게 됐다. 2년 연속 통합우승을 목표로 페넌트레이스를 시작했던 '디펜딩 챔피언'이 후반기 시작 후 5강권 밖으로 밀려날 위기에 몰렸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