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에서는 그렇게 좋았는데… 실전 오면 흔들흔들, 트레이드 회심작은 괴리를 좁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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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예뻐 죽겠다”
이강철 kt 감독은 지난 호주 1차 캠프 당시 올 시즌을 앞두고 SSG와 트레이드로 영입한 좌완 오원석(24·kt)의 투구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불펜 피칭에서 인상적인 구위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와인드업을 할 때의 동작을 간결하게 하고, 뒷다리가 뜨지 않고 따라 나오며 드래그 라인을 그릴 수 있다면 제구도 훨씬 더 안정감을 찾을 것으로 봤다. 구위 자체는 분명히 합격점이었다.
다만 그 불펜에서의 구위와 안정감이 실전에서 잘 나오지 않는다는 게 고민이다. 호주 캠프 막판 멜버른 에이시스와 경기에서 난타를 당했다. 이 감독은 주심의 스트라이크존과 잘 맞지 않았다고 위안을 삼았다. 오키나와에서 열린 LG와 연습경기에서는 잘 던졌지만, 9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LG와 경기에서는 또 아쉬운 모습을 남겼다.
이날 선발 등판한 오원석은 1회에만 아홉 타자를 상대하며 진땀을 흘렸다. 사실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제구가 안 됐다. 공이 좀처럼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가지 않았다. 가뜩이나 오원석에게 강한 모습을 보여 왔던 LG 타자들은 이를 간파하고 서두르지 않았다. 1회 홍창기부터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 나갔다. 시범경기라고는 하지만 kt 유니폼을 입고 홈팬들에게 첫 선을 보이는 날이었다. 긴장한 탓에 좋을 때의 투구 밸런스가 나오지 않았다.
박해민과 승부에서도 초구는 볼이었고, 결국 우전 안타를 맞았다. 오스틴 타석 때는 초구를 던지기 앞서 피치클락 위반으로 공짜 볼 하나를 헌납한 채 시작했다. 결국 이번에도 볼넷이었다. 무사 만루에서 문보경에게 던진 초구 또한 볼이었다. 풀카운트까지 몰고 가기는 했지만 결국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으며 선취점을 내줬다.
이후 김현수 오지환을 범타 처리했지만 다시 박동원에게 볼넷을 허용하면서 또 핀치에 몰렸고, 결국 문정빈이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으며 1회에만 4실점했다. 6구째 높은 패스트볼이 맞았다. 1회 투구 수만 40개였다. 괴로운 한 이닝이었다. 불펜에서 그렇게 좋았던 공이 실전 마운드에서 제구가 안 돼 날리고 있었다.
다만 2회부터는 차츰 안정을 찾아갔다. 2회 또한 선두 홍창기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시작했으나 초구는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이어 박해민과 승부에서도 초구 파울로 스트라이크를 잡고 시작했고 결국 커브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오스틴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오원석은 문보경을 삼진으로 잡아내고 2회를 마쳤다. 문보경이 패스트볼에 두 차례나 헛스윙을 했다. 구위는 살아 있었다.
3회에는 김현수에게 몸쪽 체인지업을 던져 루킹 삼진을 잡아냈고, 박동원 문정빈을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고 그래도 기분이 좋은 상태에서 등판을 마친 게 다행이었다. 1회와 3회 투구 내용이 너무 달랐다. 사실 구속은 꾸준히 괜찮게 나왔다. 이날 트랙맨 기준으로 최고 시속 147.5㎞를 찍었다. 아직 정규시즌 개막 전임을 고려하면 구속 자체는 나무랄 데가 없었다.
결국 같은 구위를 가지고도 제구에 따라 1회처럼 무너질 수도 있고, 3회처럼 잘 던질 수도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오원석으로서는 불펜과 실전의 괴리, 그리고 좋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괴리를 줄이는 게 숙제로 남았다. 이강철 kt 감독도 “선발 오원석이 초반 긴장해서 다소 흔들렸는데, 이후 좋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계속 지켜보겠다”고 다음 등판을 기대했다.
한편 kt는 오원석의 1회 난조를 이겨내고 9-4로 이겼다. 0-4로 뒤진 6회 타선이 상대 수비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하며 대거 7점을 내며 경기를 뒤집었다. 게다가 불펜도 철벽이었다. 오원석의 뒤를 이어 나온 최동환 우규민 주권 김민수 손동현 박영현이 모두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힘을 냈다. 전날(8일)에 이어 불펜이 위력을 발휘한 하루였다. 여기에 이적생 장진혁이 2안타 3타점으로 활약하면서 팀 승리의 기반을 놨다. 이날 kt는 8개의 안타에 8개의 볼넷을 골라내며 타선 집중력을 선보였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 후 “불펜에서는 우규민, 최동환 등 베테랑과 젊은 투수들이 안정적인 피칭을 했다. 타선에서는 경기 중반부터 젊은 선수들의 활약으로 역전할 수 있었다. 많이 성장했다는 것을 느낀다”고 흡족해 하면서 “오늘 경기 많은 팬들의 응원에 감사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kt는 10일과 11일에는 키움을 홈으로 불러들여 시범경기 일정을 이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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