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나올 수 없는 투수' 그렇게 좋다고 난리였던 1R 신인, 1군에서 못 볼 수 있다? [수원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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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그렇게 좋다고 하더니, 당장 1군에서는 못 보는 걸까.
KT 위즈 1라운드 신인 투수 김동현은 비시즌 화제가 된 선수다. 서울고 시절에는 특출난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KT가 가능성을 보고 선택한 선수. 150km가 넘는 공을 높은 타점에서 찍어내릴 수 있다는 능력으로 주목 받았다. 여기에 투수 전향이 늦어, 어깨가 싱싱하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었다.
스프링캠프에서 투수 전문가 이강철 감독과 김태한 수석코치가 깜짝 놀랄 정도였다. 구위가 대단했다. 공이 들어오는 궤적도 좋았다. 한국인 투수가 만들 수 없는 타점 데이터가 나왔다며 깜짝 놀랐다. 이 감독은 "미래 에이스감이다. 무조건 선발로 키워야 하는 선수"라며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캠프 때는 김동현이 당장 선발 로테이션 합류는 아니더라도, 차근차근 선발 준비를 해 6번째 예비 선발 역할을 해줄 걸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시범경기가 시작되고 김동현의 역할은 바뀌었다. 8일 LG 트윈스전에서 1이닝을 씩씩하게 던졌다. 하지만 선발로 나설 투수라면, 1이닝을 던져서는 안되는 타이밍이다.
9일 LG전을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작년 이닝수가 15이닝도 안되더라. 2이닝 지나면 힘이 확 떨어진다"고 밝혔다. 김동현은 실제 지난해 고3 시즌 14⅓이닝밖에 던지지 않았다. 선발 수업을 제대로 받은 적이 없는 선수가, 당장 프로에서 선발로 뛰는 건 무리라는 얘기다. 그 전의 호평은 불펜에서 강하고 좋은 공을 뿌릴 때 얘기였고, 그 공을 지속적으로 던질 수 있는지에는 의문 부호가 붙은 것이다.
그렇다면 올시즌은 불펜으로 시작하는 걸까. 이 감독은 "계속 잘 던지고, 불펜에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면 그렇게 하겠지만"이라며 말을 아꼈다. KT는 현재 불펜진 컨디션이 매우 좋다. 신-구 조화도 완벽하다. 굳이 김동현을 무리해서 불펜에 밀어넣을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이는 김동현에게는 아쉬운 얘기로 들릴 수 있겠지만, KT 투수진이 아무 문제 없이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니 팀으로는 좋은 일이다.
이 감독은 "처음에는 훈련, 실전으로 차츰 개수를 늘리면 되겠다 생각했는데 투수를 늦게 시작한만큼 시간을 더 가져도 될 것 같다"고 했다. 2군에서 차근차근 선발 수업을 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 감독은 이어 "그래도 하나하나 배울 때마다 매우 즐거워 한다. 지금은 나가서 맞지 않으니 즐겁겠지만"이라고 말하며 김동현이 어떤 상황도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는 선수라고 강조했다.
김동현에게는 아쉬울 수 있지만, 길게 보고 천천히 돌아가는 게 프로 생활 롱런을 위해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수원=김용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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