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안 나가도 된다! 정몽규 OUT" 축구협회, 마지막 카드도 안 통한다...이미 등 돌린 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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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신인섭 기자= 축구협회의 최후의 보루 '월드컵 출전 박탈' 카드도 팬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2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한축구협회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관련 감사 중간발표를 진행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대한축구협회(KFA)는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해 새로운 감독 선임 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여러 의혹들과 불공정한 절차에 의한 감독 선임 등 다양한 문제가 제기됐다.
두 감독은 PPT까지 준비해 어떤 축구를 구사할 것인지, 한국 팀의 문제가 무엇인지 등에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어떠한 면접도 없이 선임됐다. 이에 대해 수많은 비판이 따랐다. 홍명보 감독에 의하면 이임생 기술 이사가 "감독직을 간곡히 요청"했다고 한다. '낙하산', '채용 비리' 등 팬들의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하지만 KFA 측은 이것이 특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국내 감독의 경우 다른 후보들에 비해 PT나 여러 자료를 확인하지 않은 것은 기본적으로 전력강화위원회 1차 회의에서부터 국내감독들의 경우 플레이 스타일이나 팀을 만들어가는 축구철학, 경력 등에 대해 대부분 위원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KFA는 답을 내놨다. 사실상 내정이 아니냐는 의혹에 더욱 의구심을 들게 만들었다.
문제가 없었다면 발생하지 않을 일들이 터졌다. 지난달 24일 있었던 국회 문체위 현안질의, 지난 2일 문체부 감사 중간발표 등이 이뤄졌다. 중점은 전력강화위원회 10차 회의 이후 정해성 위원장이 사퇴하면서 발생했다. 11차 회의에서 이임생 이사의 주도 속에 회의가 진행됐고, 결론적으로 홍명보 감독이 선임됐다.
문체부는 "11차 회의도 정식 회의로 유효하다. 정관에 따르면 위원장은 이사 중에서 임명하기 때문에 사직서를 제출해야지만 사임이 되는데, 당시 정해성 위원장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해성 위원장의 사임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임생 이사가 월권 혹은 개입한 것으로 해석했다.
명백하게 절차상 문제가 발견됐지만, 문체부가 홍명보 감독 선임을 무효화하거나 경질을 요구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문체부는 "절차적 하자가 발견됐지만, 홍명보 감독과 계약이 무효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라며 "(감독 선임은) 내부적인 절차다. 우리 내부적으로 토론을 통해 결정된 사안이다"라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의 독립성 존중이 이유다. 문체부는 "감독 부처로서 문체부가 고발하기는 어렵다. 축구협회의 독립성이 존중받아야 한다. 전문적인 분야다. 축구협회에서 자체적으로 검토해서 국민의 여론, 상식과 공정이라는 관점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가 특정한 방법을 제시하기는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축구협회는 이를 무기로 삼고 있다. 공교롭게도 문체부 감사 이후 대한축구협회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공문을 받았다는 사실이 다수의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축구협회는 지난달 30일 해당 공문을 받았고, 문체부 조사가 지난 뒤에야 언론에 이를 공개했다.
FIFA 정관 14조 1항에 "각국 축구협회는 자신의 업무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그 과정에서 제3자의 간섭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15조에도 '모든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이라크, 인도, 쿠웨이트, 브라질 등이 정부가 축구협회에 과도하게 개입했다는 제재를 받은 사례가 있다.
물론 각 국의 상황은 모두 다르다. 박문성 위원은 지난 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협회에서 쿠웨이트, 인도네시아 등의 근래 사례를 이야기한다. 쿠웨이트는 정부가 축구협회가 운영할 수 있는 법을 만들었다. 인도네시아는 개최권을 얻었는데, 참가팀 이스라엘을 종교적인 문제로 거부했다"며 한국과는 전혀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FIFA가 외부의 힘이나 정치의 개입에 제재를 세게 내릴 때는 정부가 축국협회를 강제 해산하거나 회장 선거에 부당하게 개입하거나 인사권이나 재정 문제를 통제하는 법을 만들거나, 축구협회를 종속 지배할 때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우리도 2005년, 2012년에 국회가 불렀다. FIFA가 뭐라고 했는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2010년에 프랑스가 월드컵에 나가서 못하고 선수들이 싸웠다. 이에 감독과 축구협회장을 불러 청문회를 한다. FIFA가 성적으로 뭐라고 하면 문제가 된다고 했더니 대통령과 프랑스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내정간섭 하는 것이냐? 문제가 있어 사람들이 궁금해해서 묻는다는데 뭐라고 해? 했더니 FIFA가 알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심지어 월드컵에 나서지 못할 수도 있다는 반강제 협박은 축구 팬들에게 씨알도 먹히지 않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최후의 보루조차 큰 위협을 주지 못하는 모양새다. 팬들은 KFA 대부분의 게시글에 "상식적으로 국민들이 분노하고 끌어내리려는 데 피파가 그걸 제지하겠냐? 언제부터 피파 따위가 국민을 가르치려고 하는가?", "이대로라면 월드컵 안 나가는 게 좋을 것 같다" 등의 강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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