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효 말고 포옛 택한 전북, 명확한 1차 실패와 그 다음은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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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분명 전북 현대는 이정효 감독을 선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끝내 이정효 감독을 거르고 거스 포옛 감독을 선택했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최고 클럽이 되고픈 전북에게 'K리그 무명 선수 출신'의 이정효보다 'EPL 감독 출신' 포옛이 더 매력적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개막 후 한달동안만큼은 이정효의 광주FC가 역사적인 ACLE 8강 진출을 이뤄낸데 반해 포옛의 전북은 하위대회인 ACL2에서도 8강 탈락하며 명백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전북은 13일 호주 시드니의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드니와의 2024-2025 ACL2 8강 2차전 원정에서 2-3으로 패했다. 지난 6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치러진 1차전에서 0-2로 패했던 전북은 1,2차전 합계 2-5로 밀려 8강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전반에 먼저 2골을 넣고 합계 스코어 2-2를 맞췄지만 후반에만 3실점하며 무너진 전북이다.
전북은 올시즌을 앞두고 포옛 감독을 선임하며 명가 재건을 꿈꿨다. K리그 최다우승팀이지만 지난시즌 굴욕적인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겪었고 겨우 K리그1 생존에 성공한 전북은 한국대표팀 감독 후보로 언급되고 EPL 감독까지 했던 포옛이라는 '빅네임'을 데려오며 기대감을 모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내용과 결과 모두 지지부지한 한달이다. ACL2 16강에서 포트FC를 1,2차전 합계 5-0으로 누를때는 좋았다. 하지만 이는 곧 상대가 너무 약했던 것에 대한 결과였음이 드러났다. 홈에서 광주에 2-2 무승부, 라이벌 울산 HD에 0-1 패배, 시드니에 1차전 0-2 패, 강원FC에 0-1 패배, 그리고 이번 2-3 패배까지. 최근 4연패에 5경기 1무5패다.
전북 입장에서는 포옛을 데려오며 당장 ACL2 우승을 노렸지만 1차 목표가 물거품으로 돌아간 것이다. 결과만 안좋은게 아니다. 경기내용 역시 지나치게 롱볼 위주에 단조로운 크로스 공격의 '뻔한 축구'로 유명 외국인 감독이 오면서 기대했던 '새로운 축구'와는 딴판인 모습이다.
자연스레 전날 있었던 '광주의 기적'을 만든 이정효 감독이 생각날 수밖에 없는 전북이다. 지난시즌 종료 후 전북이 포옛 감독을 선임하기전 이정효 감독을 최종후보군에 올려놓고 막판까지 저울질 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일이다. 취재에 따르면 전북은 이정효 감독을 선택할 수 있었고 이정효 감독 역시 이적할 수 있음을 배제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북이 끝내 포옛을 선택하며 이정효는 그대로 광주 지휘봉을 놓치 않게 됐다.
아이러니하게도 훨씬 적은 예산과 더 안 좋아진 선수단을 가지고 있는 이정효 감독은 광주를 이끌고 더 높은 대회인 ACLE에서 2년 연속 J리그 챔피언을 차지한 비셀 고베를 상대로 16강 1차전에서 0-2 패배 후 2차전 3-0 승리로 거짓말같은 역전극으로 8강에 진출해냈다. 근래들어 K리그가 이룬 최고 성과를 시민구단 광주와 이정효 감독이 해낸 것이다.
이미 지난 2월23일에도 전북은 홈에서 광주를 상대로 2-2 무승부를 거뒀다. 홈에서 광주라는 상대적 약체일 수 있는 팀에 비긴 것은 전북 입장에서는 비겨도 진 것 같은, 광주 입장에서는 비겨도 이긴 것 같은 경기였다.
물론 시즌이 개막한지 한달밖에 되지 않았고 이정효는 수년간 광주를 이끈데 반해 포옛은 전북에 부임한지 3개월여 밖에 되지 않아 조직력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시즌은 길고 수많은 경기가 남아있다.
그럼에도 분명한건 광주의 ACLE 8강 진출과 전북의 ACL2 8강 탈락이라는 하루사이 벌어진 두 대조적인 결과를 통해 이정효 감독을 선택하지 않고 포옛을 택한 전북의 1차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포옛의 시기적으로 1차 목표는 ACL2 우승, 2차 목표가 FA컵 우승, 3차 목표가 K리그 우승일텐데 1차 목표를 놓치게 됐고 반면 광주의 이정효는 기대하지도 않았던 기적적인 ACLE 8강 진출 성과로 광주에 26억원이라는 거액의 8강 진출 상금을 안겼다.
전북의 지난 겨울의 선택은 옳을 수 있을까. 시간이 그 답을 줄 것이지만 이정효와 포옛의 대조적인 결과로 1차적으로는 실패라는 명확한 답이 도출됐다. 2,3차에서 포옛이 바꿔주길 간절히 바랄 전북이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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