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 '최소 1740억원' 날렸다…"엘케손-굴라트 등 1기 공식 마감" 귀화 정책 실패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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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했던 중국 축구의 귀화 1세대 정책이 실패로 귀결됐다.
중국은 월드컵 본선을 다시 밟아보는 게 꿈이다. 2002 한일월드컵을 끝으로 대대적인 투자를 하면서도 번번이 아시아 예선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순혈 중국인으로는 아시아 3류를 벗어나기 어렵다고 판단해 해외 선수들을 대표팀에 포함하는 결단을 내리고도 변함이 없다.
중국은 한때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자국 기업들의 투자를 앞세워 국가 차원의 축구 육성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른바 '축구굴기'로 통한 이 계획의 핵심은 월드컵 진출이었다. 이에 발맞춰 중국축구협회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을 목표로 브라질 등 기량은 출중하나 자국 대표팀에 들지 못하는 선수들을 귀화시키기 시작했다.
금전으로 마음을 훔쳤다. 2019년부터 엘케손, 히카르두 굴라트, 알란, 페르난두, 알로이시우 등 브라질 출신들을 대거 대표팀에 합류시켰다. 당시 중국 언론 '시나스포츠'에 따르면 5명의 선수를 귀화시키려고 8억 7,000만 위안(약 1,740억 원)을 들였다. 추후 이들을 유지하는 데 들어간 금액은 빠진 수치다.
중국의 투자는 계속됐다. 영국에서 태어난 장광타이를 비롯한 유럽 태생의 중국계 혼혈 선수들까지 적극적으로 데려왔다. 중국 대표팀은 귀화와 혼혈 선수로 도배됐고, 이들을 지도하기 위해 2006 독일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정상으로 이끌었던 명장 마르첼로 리피 감독까지 모셔왔다.
그래도 중국 축구는 꿈을 이루지 못했다. 한껏 기대에 부풀었던 것과 달리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0경기에서 고작 1승에 그치며 TV로 남의 잔치를 지켜봐야 했다. 천문학적인 투자에도 실패를 경험한 중국 정부는 축구 굴기를 내려놓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촉발한 중국의 경제 위기로 축구 시장에 투자했던 기업들이 줄도산했다.
중국 축구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귀화 선수들에게 들어가던 임금이 체불되기 시작했고, 돈만 보고 국적을 바꿨던 이들은 하나둘 조국인 브라질로 돌아갔다. 이후 엘케손만 간간이 대표팀 경기를 소화했고, 혼혈 선수들의 비중도 줄면서 중국 축구의 귀화 정책은 유명무실해졌다.
그러는 사이 중국은 더욱 추락했다. 여전히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0위로 하위권에 머물러 있고, 아시아축구연맹(AFC) 가맹국 순위에서도 13위에 해당한다. 8.5장으로 늘어난 2026 북중미 월드컵 출전 티켓 확보를 자신하기에 역부족인 수준이다.
중국 대표팀을 휘감았던 귀화 색채도 옅어졌다. 물론 백지화를 한 건 아니다. 최근에도 브라질 출신의 세르지뉴를 귀화시키기 직전이다. 2014년 브라질 명문 산투스에서 데뷔해 2018년 일본 가시마 앤틀러스에 입단하며 아시아 축구를 읽혔다. 2020년부터 창춘 야타이에서 뛰어 귀화 조건을 충족했다. 이밖에 콩고 출신의 공격수 오스카의 귀화도 추진했으나 선수의 거부로 불발됐다.
결국 중국은 이달 예정된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예선 사우디아라비아~호주와 2연전에 장광타이를 제외하면 귀화 선수들을 1명도 발탁하지 않았다. 대규모 귀화 정책이 해답이 아니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11일 시나스포츠는 "지난해까지 대표팀을 중심을 이루던 엘케손, 알란, 페르난두, 리커 등이 모두 제외됐다. 엘케손은 올해 은퇴 가능성이 있고, 알란과 페르난두는 소속팀이 없다. 굴라트와 알로이시우는 브라질로 돌아간지 오래"라며 "이들이 다시 대표팀에 돌아오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2019년부터 다수의 외국인을 귀화시켜 아시아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들을 찾아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사실상 중국축구협회가 추진했던 귀화 정책 1기는 공식적으로 마감됐다"면서 "무턱대고 귀화시켰던 시스템은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정리했다.
중국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면서 수년간 수천억원이 들어간 귀화 투자는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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