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 껴안고 울었어요" 탈락→대학 중퇴→독립리그→100순위→캠프 MVP…2년차 무명 포수, 그날의 감정 잊지 못한다
작성자 정보
- 최고관리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21 조회
- 목록
본문
[마이데일리 = 인천 이정원 기자] "부모님과 껴안고 울었죠."
박정권 감독이 이끄는 SSG 퓨처스팀은 지난 9일 일본 가고시마현에서 진행한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2월 10일부터 3월 9일까지 진행된 가운데 캠프 MVP 투수 부문은 김현재였다면, 야수는 포수 포지션을 소화하는 김규민이다.
김규민은 구단을 통해 "캠프에 와서 정말 열심히 했다. MVP라는 좋은 결과도 냈다. 한국에 돌아가서도 열심히 하겠다. 야구를 잘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진 바 있다.
아직 KBO리그 팬들은 물론, SSG 팬들에게도 낯선 이름이다. 김규민은 공주고-여주대 출신으로 2024 KBO 신인드래프트 10라운드 전체 100번으로 입단한 포수다. 공주고 졸업 후 드래프트에 나왔으나 탈락의 쓴맛을 봤다. 이후 김규민은 강릉영동대에 진학했다가 1학년 중퇴 후, 독립구단 스코어본 하이에나들에 입단했다. 팀이 해체되면서 여주대에 다시 입학했고, 2023년 9월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 재참가해 프로 입단의 꿈을 이뤘다.
그랬던 김규민은 어느덧 1군 훈련에 참가하는 선수가 되었다. 이숭용 SSG 감독은 1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경기를 앞두고 김규민 등 5명의 선수를 1군으로 불렀다. "2군에서 열심히 한 선수들은 계속 기회를 줘야 한다. 동기부여를 주고, 잘한 선수들은 기용하면서 체크를 하려고 한다"라는 게 이숭용 감독의 설명이었다.
10일 기자와 이야기를 나눈 김규민은 "컨디션이 좋다. 몸 상태도 올라왔다"라고 운을 떼며 "캠프 끝나기 이틀 전, 하루 전에 1군으로 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약간 설렜는데, 지금은 똑같은 기분이다. 다만 경기에 나가면 긴장감이 클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1군에 올라오면 정신이 없을 줄 알았다. 짧은 훈련 시간이었지만, 괜찮았다. 선배님들에게 먼저 인사드리니 '그동안 잘했다'라고 칭찬해 주셨다. 또 (신)범수 형, (조)형우 등 친한 사람들이 많아서 적응이 빨리 됐다"라고 덧붙였다.
캠프 MVP 생각은 했을까.
"기대는 했지만"이라고 웃으며 입을 연 김규민은 "주변에서 계속 다 나라고 하더라. 그래서 예상은 하고 있었다. 연습경기 나가면 잘 치기도 했다. 박정권 감독님이 너무 잘 가르쳐 주셨다. 선수가 혼란스럽지 않게, 알아듣기 쉽게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감독님에게 많은 부분을 배웠다"라고 이야기했다.
2023년 9월 14일을 잊지 못한다. 이날은 2024 KBO 신인 드래프트가 열렸던 날. 초대를 받지 못해 집에서 드래프트 생방송을 지켜봤는데, 10라운드 100순위로 이름이 불릴 때의 그때 그 감정을 잊지 못한다.
김규민은 "부모님과 함께 보고 있었는데, 내 이름이 나오자마자 셋이 껴안고 울었다. 부모님께서 '됐다, 됐어'라고 말씀하시면서 내 등을 토닥토닥해주셨다"라며 "구단에서 첫 월급을 받고 난 후에 아버지에게는 향수, 어머니에게는 화장품을 사드렸다. 나에게는 모든 게 꿈만 같다"라고 미소 지었다.
이제 시작이다. 지난 시즌 2군에서는 30경기 13안타 1홈런 7타점 5득점 타율 0.265의 기록을 남겼다. 1군 데뷔를 향해 달린다.
김규민은 "올 시즌 목표가 1군 올라오기였다. 만약 시범경기에 나가게 된다면 내가 그동안 해왔던 대로 해보겠다. 난 항상 자신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선수이니 많은 팬들이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규민이 보여줄 야구, 기대해 보자.
관련자료
-
이전
-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