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에서 월드컵 16강’ 벤투 감독 소신발언 “中 축구 형편 없다”…대표팀 제안 단칼에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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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파울로 벤투 전 한국 대표팀 감독이 중국 대표팀 차기 감독 후보망에 들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사석에서 중국 축구에 쓴 소리를 했고 대표팀 감독직에 큰 관심이 없었다.
현재 중국 축구의 현실은 절박하다.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 이후 브란코 이반코비치 임시 감독 체제로 동아시안컵을 치렀다. 이반코비치 감독이 임시 감독에서 떠나자 본격적인 후임 선임에 들어갔고 30여 명의 후보군을 전 세계에서 조사했지만, 실질적으로 협회의 기준에 부합하는 인물은 거의 없었다.
중국 포털 ‘소후닷컴’은 “중국축구협회는 유럽 국적, 아시아 축구 이해도, 그리고 연봉 총액 200만 유로(약 32억 원) 이하라는 세 가지 조건을 기준으로 감독을 선임하려 했다”고 전했다.
과거 중국은 축구 대표팀 감독에게 엄청난 돈을 투자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자 30억 원 가량으로 대폭 줄였다. 실제로 200만 유로라는 연봉은 유럽 톱 클래스 감독을 선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중국축구협회는 허리띠를 졸라매며 경제적 실리와 역량을 동시에 충족시킬 감독을 물색했다. 가장 먼저 등장한 이름은 이탈리아 출신의 전설적인 수비수 파비오 칸나바로였다. 과거 중국 슈퍼리그 광저우 헝다에서 감독직을 수행한 바 있으며, 이번 감독 선임 과정에서 “연봉 100만 유로면 충분하다”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협회에 직접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중국축구협회는 그를 후보군에서 제외했다. 소속팀 우디네세에서 6개월 만에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이력, 그리고 광저우 시절 팀의 강등 등 지도자로서 실적이 부족하다는 판단이 주요 이유였다. 협회는 내부 보고서를 통해 “지속적인 성공의 증거가 없다”며 칸나바로를 사실상 평가절하했다.
칸나바로의 탈락 이후 협회의 최우선 카드로 떠오른 인물은 다름 아닌 파울루 벤투 감독이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한국 대표팀을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가 속한 조에서 16강에 올려놓으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벤투는 중국축구협회가 설정한 기준을 대부분 충족한 인물로 평가됐다.
그는 과거 중국 클럽 충칭 리판에서 감독 경험이 있어 중국 축구에 대한 이해도도 높고, 아시아 축구에 대한 전술적 통찰도 이미 입증된 바 있다. 이에 따라 협회는 벤투 감독 영입을 위해 에이전시와 직접적인 접촉에 나섰다.
하지만 문제는 연봉이었다. ‘소후닷컴’을 포함한 다수에 따르면, 벤투 측은 협회에 연봉 300만 유로(약 48억 원)를 요구했다. 중국축구협회 예산을 넘는 수준이라 벤투 감독에게 적극적인 협상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금전적 이유를 포함해 벤투 감독의 불신도 있었다. 벤투 감독은 과거 충칭 리판 감독 시절 라커룸 통제 실패, 선수단과의 갈등 등 좋지 않은 기억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소후닷컴’은 벤투 감독이 사석에서 “중국 선수들은 다시 맡고 싶지 않다. 형편 없었다”는 발언을 했다고 전하며, 이는 사실상 중국 축구에 대한 신뢰 부족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고 보도했다. 이 발언은 협회의 기대를 일거에 무너뜨렸고, 결국 벤투는 정중하면서도 단호하게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벤투 감독마저 거절하자, 중국축구협회는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차기 후보는 스페인 출신 후안 안토니오 카사스 감독이다.
그는 과거 루이스 엔리케 감독 체제 하에서 바르셀로나와 스페인 대표팀에서 5년간 전술 분석가로 활동한 인물로, 최근엔 이라크 대표팀을 이끌며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연이어 꺾는 돌풍을 일으켰다. 홍명보 감독 선임 전에 한국 대표팀 사령탑에 연결됐던 지도자이기도 하다.
카사스 감독은 중국축구협회가 설정한 유럽 국적, 아시아 경험, 연봉 조건 등 모든 기준을 만족시키는 보기 드문 인물이다. 중국축구협회는 U-22 대표팀과의 전술 연계를 제안하며 협회 기술위원회의 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
결과적으로 벤투 감독의 거절은 단순한 협상 결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현재 외부에서 보는 중국축구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줬다고 볼 수 있다. 표류하는 중국 축구대표팀이 걸출한 지도자와 부족한 예산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까. 물론 선임을 하더라도 2030년 월드컵을 바라보는 장기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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