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위의 상처, 베테랑의 선택...김선빈은 왜 스스로를 '깎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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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유경민 기자) 차기 시즌 도약을 향한 도전일까. 혹은, 생존을 위한 마지막 변화일까.
KIA 타이거즈 베테랑 내야수 김선빈(37)이 새 시즌을 앞두고 자신을 다시 깎아냈다. 비시즌 동안 눈에 띄는 체중 감량에 성공하며, 한층 가벼워진 몸으로 스프링캠프에 모습을 드러냈다. 둔해 보이던 움직임도 사라졌다. 통합 우승 이후 8위로 추락한 팀 상황, 그리고 개인 커리어의 기로 앞에서 나온 선택이었다.
김선빈의 변화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KIA는 지난해 FA 시장에서 주전 멤버 두 명을 잃으며 전력 약화 우려 속에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여기에 김선빈은 주장 나성범과 함께 팀 내 최고령 야수로서 중심을 잡아야 하는 위치다. 책임감과 위기감이 동시에 작동했다.
나성범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작년 성적을 두고 베테랑끼리 많은 이야기를 했다. 말은 하지 않아도 각자 느낀 게 있었다"며 "선빈이는 정말 많이 뺐더라. 고참들이 다시 뭉쳐서 팀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스프링캠프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지난달 30일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2026 아마미오섬 1차 캠프 영상에서 홀쭉해진 김선빈은 풍선을 불며 자세를 유지하는 등 기본기 훈련에 집중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새 시즌을 향한 각오가 몸과 태도에서 동시에 묻어났다.

2026시즌은 김선빈 개인에게도 매우 중요한 해다. 3년 30억 원에 체결한 두 번째 FA 계약의 마지막 시즌이기 때문이다. 최근 두 시즌 동안 그는 각각 119경기, 116경기 출전에 그쳤다. 모두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다년 계약을 위해서는 최소 130경기 이상을 소화하는 '풀타임 증명'이 필요하다.
경쟁 환경도 녹록지 않다. 윤도현이 2루 자리를 넘보고 있고, 2차 드래프트로 합류한 이호연 역시 타격 능력을 갖춘 2루 자원이다. 장기적으로는 세대교체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아직까지 2루는 김선빈의 영역이다. 쉽게 내줄 수 없는 자리이기에 체중 감량이라는 쉽지 않은 선택에 나섰다.
특히 체중 문제는 수비와 직결된다. KIA 구단은 지난 시즌 성적 급락의 원인으로 '수비 불안'을 1순위로 꼽았다. 김선빈 역시 최근 몇 년간 수비 범위가 줄어들며 잦은 종아리 부상에 시달렸다. 그러나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인 만큼, 감량 효과가 곧 수비 기여도 회복과 부상 예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환경도 뒷받침된다. 유격수 자리는 수비가 강점인 제러드 데일이 메웠고, 외국인 타자 해럴드 카스트로 역시 공수 균형이 좋은 자원이다. 이범호 감독은 김선빈을 주전 2루수로 기용하되, 상황에 따라 지명타자로 병행 활용하며 체력 안배를 도울 계획이다.
김선빈의 통산 타율은 .306. 이미 그는 2017년 타율 .370으로 타격왕을 차지한 바 있다. 2024년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맹훈련에 돌입한 뒤 타율 .588로 MVP에 오른 기억도 생생하다. '게으른 천재'라는 별명처럼, 마음을 단단히 먹을 때 김선빈은 늘 결과로 증명해 왔다.
몸부터 바꾼 김선빈이 다시 한번 방망이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지, 2026시즌 KIA의 반등과 함께 그의 도전이 시작됐다.
사진= 기아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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