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찬승이 부럽기도 하지만…” 2026년 신인상 입후보, KIA에서 첫 스타트 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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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어린 선수가 1군에 올라오면 잔뜩 긴장해 자신의 기량을 못 보여주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오히려 그 긴장감을 즐기며 전투력을 끌어올리는 ‘무대 체질’도 있기 마련이다. 올해 KIA 팬들의 시즌 막판 큰 위안이었던 고졸 신인 김태형(19·KIA)은 전형적인 후자였다.
덕수고를 졸업하고 202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IA의 1라운드(전체 5순위) 지명을 받은 김태형은 시즌 막판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며 내년 선발 로테이션 경쟁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2군에서 담금질을 하는 기간 많은 팬들의 애를 태우기도 했지만, 그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내지 않은 덕에 시즌 막판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줄 수 있었다. 구속이 올라오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1군에서의 긴장을 먹고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1라운더’ 다운 기대감을 회복했다.
김태형은 9월 2일 1군에 다시 콜업된 이후 5경기(선발 3경기)에 나가 평균자책점 5.12를 기록했다. 평범해 보이는 수치지만, 경기 내용은 그렇지 않았다. 시속 150㎞ 이상의 빠른 공을 회복하면서 거침없이 승부하는 이 루키의 구위에 많은 이들이 눈길을 줬다. 코칭스태프의 합격점도 받았다. 마지막 선발 세 경기는 단순한 출전이 아닌, 김태형이 구단의 2026년 구상으로 들어오는 과정이었다는 점에서 굉장히 특별했다.
김태형은 시즌을 차분하게 정리하는 동시에 그 느낌을 잊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뭔가 해보려는 찰나에 시즌이 끝났기 때문에 확실히 자신의 것이 됐다고 보기는 애매하다. 차분하게 회복 훈련을 하는 와중에도 시즌 막판 좋았던 점을 복기하고, 또 보완점을 찾아가며 시즌을 마무리하고 있다. 지금 당장 공을 던지는 것은 아니지만, 11월 3일부터 시작될 마무리캠프부터는 해보고 싶은 것들을 하나둘씩 해보겠다는 구상 속에 가을을 보내고 있다.

현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마무리 훈련을 진행 중인 김태형은 “일단 시즌이 끝난 뒤 공을 던지는 것은 쉬었다. 최근부터 가볍게 캐치볼을 시작하고 있고, 웨이트트레이닝과 러닝을 계속하면서 캐치볼을 병행하고 있다”고 근황을 설명하면서 “거의 웨이트와 러닝 위주로 하고 있고, 캐치볼은 10분 이내로 짧게 끝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을 조금 더 던져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코칭스태프는 완전한 회복을 주문하며 김태형을 애지중지 관리 중이다.
비록 1군에서 많은 경기에 나선 것은 아니다. 동기들이 1군에서 공을 던지는 것을 보며 부러워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2군에서의 시작이 무의미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김태형은 “밸런스가 그냥 뭔가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딱 한 번 있었다. 그것을 유지하려고 했고, 유지한 상황에서 계속 공을 던지니 1군에 올라와서도 150㎞ 이상이 나오고 그랬던 것 같다”면서 2군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선발 투수로서의 루틴을 배우고 깨달은 게 상당한 수확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렇게 1군 무대에 크게 긴장되지는 않았다며 은근히 ‘강심장’을 뽐냈다. 김태형은 “2군에서도 이닝을 길게 못 가져갔는데 오히려 1군에 오고 나서 처음으로 5이닝을 던져 신기했던 것 같다”면서 “오히려 1군에서 하니까 더 재밌고, 아드레날린도 나오니까 공도 더 좋고 타자들과 승부도 재밌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더 1군에 있고 싶다. 선배들의 기량이 쟁쟁한 것을 알기에 자신도 더 열심히 노력할 참이다. 마무리캠프에서 하고 싶은 것도 많다고 눈빛을 반짝인다.

김태형은 “후반기에 좋았던 모습을 안 잊어버리는 게 제일 중요하다. 최대한 그것을 유지해서 간다면 충분히 지금 형들하고도 경쟁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것은 자신에게 달린 일임을 이야기한 뒤 “2S 이후에 위닝샷이 부족하다. 위닝샷을 더 던질 수 있도록 연습을 조금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2S 이후에 스플리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변화구도 전체적으로 연습해서 더 위력을 높여야 한다. 체력도 중요하기에 웨이트와 러닝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며 오프시즌 과제를 쉼없이 이야기했다.
마침 포스트시즌이 열리고 있는 기간이고, 경기도 챙겨본다. 한화와 삼성이 맞붙은 플레이오프 때는 동기생들인 정우주(한화)와 배찬승(삼성)의 투구도 인상 깊게 지켜봤다. 김태형은 “국가대표에 뽑힌 것을 보고 부럽기도 하고, 멋있기도 하다. 애들이 프로에 와서 더 좋아지고 잘하는 것 같아서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배울 점도 있고 따라가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나중에 나도 꼭 그렇게 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비록 출발은 두 동기에 비해 느렸지만, 한 번에 뒤집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선발로 가장 먼저 자리를 잡으면 역전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두 선수가 차지하기 어려운 ‘신인상 타이틀’에도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김태형은 신인상 요건이 되는지 아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수줍게 웃은 뒤 “비시즌 때 열심히 준비해야 시즌 시작 때 내 기량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체력도 많이 끌어올리고 내년 스프링캠프까지 잘 유지해서 개막전 엔트리에도 들어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KIA가 2026년 신인상에 일찌감치 한 선수를 입후보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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