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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슬 울리자마자 '뻥'... 월드컵에 등장한 이상한 '공 버리기'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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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슬 울리자마자 '뻥'... 월드컵에 등장한 이상한 '공 버리기' 전략




“삐익!”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I조 2차전 프랑스-이라크전이 열린 23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스타디움. 전반 시작 휘슬이 울리자, 이라크 선수가 센터서클에 놓인 공을 상대 프랑스 진영으로 '뻥' 차서 그대로 아웃시켰다. 얼핏 보면, 이라크 선수가 무리하게 상대 골문을 노린 황당한 실수처럼 보이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이라크 선수들의 얼굴엔 전혀 당황한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전진하며 '전방 압박 대형'을 형성했다. 이미 사전에 약속된 패턴처럼 일사불란했다.

이 플레이는 실수가 아니라 의도된 '킥오프 아웃(Kick-off Out)' 전술이다. 카타르와 모로코, 미국 대표팀도 이번 대회에서 같은 전술을 활용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공을 상대 진영 깊숙한 곳으로 차서 스로인을 유도한 뒤 높은 위치에서 압박을 가하는 전략이다.

일부 팀들이 굳이 공 소유권을 상대에게 넘겨주면서까지 이런 선택을 하는 이유는 최근 축구 전술 변화에 있다. 단순한 '공 점유율'보다 상대 진영에서의 공간 점유와 압박 효율성이 더 중요하게 평가되기 때문이다.

킥오프 아웃 전술의 논리는 간단하다. 공 소유권을 내주는 대신, 상대 위험 지역에서 전방 압박 진형을 갖출 시간을 얻는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킥오프는 미드필더나 센터백이 공을 받아 후방에서부터 천천히 빌드업을 전개하는 방식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경기 초반 상대 체력이 충분하고 압박이 강한 상황에서 아군 진영에서 공을 빼앗길 경우 곧바로 실점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의도적으로 공을 상대 진영 터치라인 밖으로 차내면, 상대 선수가 스로인을 준비하는 동안 우리 선수들은 전방 압박 진형을 갖출 수 있다. 특히 자기 진영 페널티지역 근처에서 스로인을 할 경우, 골키퍼 쪽으로 던지는 건 너무 위험해 공을 던질 선택지가 제한된다. 그래서 이 과정에서 상대가 공을 빼앗을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장점도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이런 전술 변화를 집중 조명하며 "축구가 최근 몇 년 사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과거 2000~2010년대 초반엔 바르셀로나의 '티키타카'로 대표되는 점유율 축구가 전술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최근엔 상대 진영에서 얼마나 오래 머물고, 얼마나 효과적으로 압박 기회를 만들어내느냐가 더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디애슬레틱은 "상대가 자기 진영 깊숙한 곳에서 공을 소유하도록 유도한 뒤, 공격적 압박으로 공을 빼앗아 기회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휘슬 울리자마자 '뻥'... 월드컵에 등장한 이상한 '공 버리기' 전략




이 독특한 전술은 파리 생제르맹(PSG)이 20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처음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이후 일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들도 활용하면서 빠르게 확산됐다. 다만, 높은 위치에서 조직적인 압박을 하지 못하면, 공 소유권만 내준 채 아무런 실익이 없다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아직 축구계 전반의 표준 전술로 자리 잡을 정도는 아니다’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미국은 이번 대회 파라과이전에서 이 ‘킥오프 아웃’으로 상대 진영 깊숙한 곳에서 압박 대형을 갖추는 데 성공했지만, 파라과이의 긴 스로인 한 번에 압박이 무력화됐다. 이라크도 이날 프랑스 전에서 깊게 찬 공이 터치라인이 아닌 골라인 밖으로 나가면서 의도했던 압박 상황을 만들지 못했다.

나광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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