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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시청률·관중수 떨어지는데 연봉만 오른다' 男배구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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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프로배구 V리그가 심상치 않다. 특히 남자부가 위기다.

여자부는 그나마 지난 수년간 ‘김연경 효과’로 재미를 봤다. 최근에도 배구 예능프로그램 ‘신인감독 김연경’의 성공으로 화제성이 이어지는 중이다.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팀과 선수들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경쟁력·시청률·관중수 떨어지는데 연봉만 오른다' 男배구 딜레마




반면 남자부는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올 시즌 남자부 1라운드 평균 시청률은 0.44%로 지난 시즌 1라운드(0.55%) 보다 0.11% 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여자배구(1.27%)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참고로 지난 2024~25시즌 전체 남자 프로배구 평균 시청률은 0.54%로, 2018~19시즌부터 6시즌 연속 하락세다.

남자부 1라운드 총관중수도 3만9358명으로 지난 시즌 1라운드(4만3223명) 대비 8.9%감소했다. 이는 개막전으로 열릴 예정됐던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맞대결이 국제배구연맹(FIVB) 클럽시즌 규정 문제로 뒤로 미뤄지는 바람에 1경기가 덜 치러진 탓도 있다. 하지만 평균관중(1968명)을 비교해도 지난 시즌 1라운드(2058명)보다 0.44% 감소했다.

남자배구의 침체는 단지 V리그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제경쟁력이 떨어지니 리그에 대한 관심도 내려갈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아시아 무대에서도 중위권으로 추락했다. 2025년 아시아 3강(일본, 중국, 이란)이 불참한 AVC 네이션스컵에서조차 4위에 머물렀다. 이젠 올림픽 본선이나 VNL 진출은 꿈도 꾸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아이러니하게도 V리그 남자 선수들 연봉은 매해 늘고 있다. 2025~26시즌 남자선수 평균연봉은 2억3400만원이다. 10년 전인 2015~16시즌 평균연봉 1억970만원과 비교해 113%나 증가했다. 연봉 1위 선수 몸값은 12억원까지 찍었다. 이는 이탈리아 등 유럽 톱리그 선수들의 연봉인 15~18억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한때 라이벌이었던 일본과 비교하면 상황이 더 뚜렷하게 보인다. 일본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평균연봉은 한국에 3분의 1(약 7000~9000만원) 수준이다. 스타급 선수들도 평균 2~3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일본과 수준 차는 오히려 크게 벌어진 상황이다.

현장 관계자들은 남자배구가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뭐라도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기력 저하와는 별개로 팬들을 불러모으기 위한 발상이 전환히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경기 일정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크다. 남자부의 경우 36경기 중 주말경기 비중은 약30% 수준에 그친다. 나머지 70%는 평일 저녁 7시에 몰려있다. 프로배구 직관의 최대 소비층인 남녀 직장인들로선 저녁 6시 칼퇴근을 하더라도 경기장에 가는게 쉽지 않다.

한 50대 남성 배구팬은 “인기 스포츠인 야구면 몰라도 평일 퇴근과 저녁 식사시간에 남자 배구경기를 보러 경기장에 가는 것은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각 구단에선 팬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주말 경기 비중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필요하다면 토·일요일을 묶는 2연전을 편성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야구처럼 연전을 펼쳐치면 ‘싹쓸이’, ‘리벤지’ 등 팀 사이의 스토리도 더 많아질 수 있다. 원정팬들의 이동도 그만큼 수월해진다.

한 배구 관계자는 “팬 이탈과 실력 저하가 지속되면 리그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경기력 개선과 더불어 팬 친화적인 리그 운영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석무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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