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포효 대신 손하트 '와!'…33분 만에 압승+10관왕 거침 없다→대만 선수 꺾고 '호주 오픈 8강행'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셔틀콕 여제' 안세영(23·삼성생명)이 또다시 세계 무대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10관왕을 향한 발걸음을 한 발짝 더 내디뎠다.

승리 뒤엔 두 팔을 들어올려 하트를 그리는 등 팬서비스까지 화끈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에게 59위 둥추퉁(대만)은 상대조차 되지 않았다. 안세영이 단 33분 만에 둥추퉁을 무너뜨리며 대회 8강에 손쉽게 안착했다. 

두 세트 동안 상대가 두 자릿수 점수를 올리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던 안세영은 심지어 두 번째 경기에서 무려 16점이라는 점수 차를 내며 둥추퉁에게 굴욕을 선사했다.

안세영은 20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호주 오픈(슈퍼 500) 여자단식 16강에서 둥추퉁을 상대로 게임 스코어 2-0(21-7 21-5)을 기록하며 8강에 진출했다.

안세영과 둥추퉁의 경기는 단 33분 만에 끝났다.

1게임에서 먼저 1점을 내준 안세영은 내리 5점을 내며 5-1로 앞서가더니, 이후 둥추퉁에게 한 번도 리드를 내주지 않은 채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한때 8점 차까지 벌어졌던 두 선수의 점수 차는 둥추퉁이 점수를 내며 14-7까지 좁혀졌지만, 이후 안세영이 연속 6점을 뽑아내 20-7을 만들고 게임을 가져오면서 끝났다. 

2게임도 안세영의 압승이었다. 안세영은 1게임과 마찬가지로 둥추퉁에게 먼저 1점을 허용했지만, 이후 무려 9점을 연속으로 내면서 점수 차를 크게 벌렸다.

둥추퉁이 당황하자 안세영은 이를 놓치지 않고 공세를 이어갔다. 안세영과 둥추퉁의 점수 차는 한때 19-3으로 16점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둥추퉁이 두 차례 점수를 냈지만 경기를 뒤집기에는 한참 부족했다. 안세영은 21-5로 경기를 마무리하면서 33분 만에 둥추퉁을 무릎 꿇렸다.

19일 세계랭킹 145위 셔나 리(호주)와의 32강전에서 29분 만에 승리를 따내며 16강에 오른 안세영은 16강에서도 상대를 압도한 끝에 33분 만에 경기를 종료시키면서 세계랭킹 1위의 위엄을 과시했다.

안세영의 10관왕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안세영은 이미 올 시즌 참가한 13개의 국제대회 중 9개 대회에서 우승을 싹쓸이하며 9관왕을 달성했다. 말레이시아 오픈, 인도네시아 오픈, 전영 오픈(이상 슈퍼 1000), 인도 오픈, 일본 오픈, 중국 마스터즈, 덴마크 오픈, 프랑스 오픈(이상 슈퍼 750), 오를레앙 마스터즈(슈퍼 300)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 기간 동안 안세영의 기록은 63승4패, 승률은 무려 90%였다. 지금의 흐름을 이어간다면 안세영은 호주 오픈, 나아가 내달 열리는 월드투어 파이널에서도 우승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 거로 기대되고 있다. 

슈퍼500 대회인 호주 오픈은 안세영이 올해 참가했던 대회들에 비해 다소 급이 떨어지는 대회지만, 안세영이 대회 정상에 오를 경우 여자 배드민턴 선수로넌 역대 최초로 단일 시즌 국제대회 10관왕이라는 위업을 달성하게 되기 때문에 안세영에게는 중요한 대회로 여겨진다.

또한 자신이 보유한 단일 시즌 최다승 기록(9승)과 타이를 이룬 안세영은 개인 기록 경신과 단일 시즌 최다승 기록(11승)에도 도전한다. 현재 단일 시즌 최다승 기록은 일본 남자 배드민턴 선수인 모모타 겐토가 갖고 있다.

이미 안세영이 우승할 수 있는 판이 깔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안세영의 라이벌로 꼽히는 세계랭킹 2위 왕즈이, 4위 한웨, 5위 천위페이(이상 중국)가 중국 선전에서 진행되고 있는 제15회 중국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에 참가를 이유로 호주 오픈에 참가하지 않았고, 지난 9월 수원에서 열린 코리아 오픈 결승에서 안세영에게 쓰라린 패배를 안긴 세계랭킹 3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역시 호주 오픈 대신 일본에서 치러지는 구마모토 마스터스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안세영이 경계할 만한 상대는 인도네시아의 대표 푸트리 쿠사마 와르다니(세계랭킹 7위) 정도다. 와르다니는 16강전에서 쉬원취(대만·세계랭킹 32위)를 2-0(21-15 21-10)으로 제압하고 대회 8강에 진출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