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told]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한 기자회견...그라운드 밖에서도 ‘존중’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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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이종관(인천)]
축구장에서의 ‘존중’은 선수와 감독에만 오가는 것이 아니다. 기자, 팬, 구단 관계자 모두에게 오가야 한다.
광주 FC는 25일 오후 7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1 2024’ 14라운드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에 1-1로 비겼다. 이날 경기 무승부로 광주는 리그 7위 자리를 유지함과 동시에 2경기 무승 기록을 기록했다.
한순간의 실수로 승점 3점을 놓친 광주다. 후반 2분, 좌측면에서 엄지성이 올린 크로스를 최경록이 머리로 돌려놓으며 선제골을 기록했고 경기 막판까지 리드를 유지하며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 빅톨의 핸드볼 반칙으로 인해 페널티킥(PK)이 선언됐고 무고사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승점 1점에 그쳐야 했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였다.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우리 팬들은 K리그가 본받아야 할 응원문화를 가지고 있다. 자랑스럽다"라며 소감을 전한 이정효 감독은 이어지는 질문에 단답으로 일관하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어 기자회견 태도를 지적하는 한 기자의 말에 "나와 무엇을 하자는 것인가? 적당히 했으면 좋겠다. 정중하게 물어봐라"라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정효 감독의 심기를 건드릴만한 질문은 전혀 없었다. 경기 막판에 실점을 허용하긴 했으나 90분 내내 상대 공격수를 꽁꽁 묶었던 수비진에 대한 질문은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정효 감독은 수비진에 대한 평가를 내려달라는 질문에 “무실점을 했다”라는 짧은 사실만을 이야기했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허율에 대해서도 “보셨지 않는가”라는 다소 황당한 답변을 내놓았다. 이어 태도에 대한 지적이 들어오자 “안 들으시면 되지 않나”라는 유치한 말싸움을 이어가기도 했다.
경기력과 판정에 대한 불만은 누구에게나 있다. 특히, 경기 종료 몇 초를 남기고 승리를 눈앞에서 놓친 팀의 감독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경기 내내 이어져온 일관성 없는 판정을 고려한다면 이정효 감독이 분노한 이유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기분이 태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 기자의 질문은 감독의 잘잘못을 따져 시비를 걸고자 하는 의도가 아니다. 잘 안된 부분이 있다면 팬들을 향해 명확히 설명하고 보완점을 제시해야 한다. 판정과 관련된 민감한 부분에 대해서는 소신을 말하거나 오히려 말을 아낄 수도 있다. 기자회견장은 그러기 위해 존재하는 장소다.
단순히 불성실했던 태도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리드를 지키지 못한 이유를 궁금해하는 광주 팬들에 대한 존중도 부족한 행동이었다. 진정한 존중은 ‘5-0’ 상황에서도 공격을 멈추지 않는 것이 아닌, 명확한 설명으로 팬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이다.
이종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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