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처럼 후회하는 선수가 되지 말길…" 19년 전 김태균은 몰랐다, KS행 한화 후배들에게 전하는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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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홍성, 이상학 기자] “후배들이 기회가 왔을 때 꼭 잡았으면 좋겠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지난 24일 밤. 한화의 52번 영구결번 ‘레전드’ 김태균(43)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다음날 열리는 ‘2025 제3회 홍성군과 함께하는 김태균 야구캠프’를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그 와중에 날아든 한화의 한국시리즈 진출 소식에 김태균 위원도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25일 ‘김태균 야구캠프’가 열린 충남 홍성군 결성면 만해야구장에서 만난 김 위원은 “너무 축하할 일이다”며 “포스트시즌이 처음인 젊은 선수들이 많아 우려되는 부분도 있었다. 팀 전력이 탄탄해도 큰 경기 경험을 무시할 수 없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주눅들거나 위축되지 않고 잘하더라. 팀의 전 선배로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 말대로 한화는 포스트시즌이 처음인 젊은 선수들이 투타에서 펄펄 날았다. 투수 쪽에선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된 문동주와 신인 정우주, 3~4번 중심타자로 타선을 이끈 문현빈과 노시환 모두 가을야구가 처음이라는 게 무색할 만큼 강렬한 존재감을 보였다.
암훅기가 길었던 한화는 무려 1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한화의 가장 최근 한국시리즈였던 2006년 당시 팀의 4번 타자였던 김 위원은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되며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3차전과 6차전에서 솔로 홈런 두 방을 쳤지만 한화는 삼성에 1승4패1무로 막히며 준우승에ㅔ 만족했다. 그때 김 위원의 나이는 불과 24세. 다음에 또 우승 기회가 올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김 위원은 “후배들에게 한마디를 곁들이자면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2006년 준우승을 할 때 나이가 지금 (노)시환이나 (문)현빈이와 비슷하다. 지금 그때를 되돌아보면 우승의 간절함이 조금 덜하지 않았나 싶다. 어린 나이에 팀이 몇 년간 계속 가을야구에 나갔다. 준우승을 한 뒤에 ‘다음에 기회가 오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 지나고 자니 내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한국시리즈가 되고 말았다”며 아쉬워했다.


한화는 2007년 플레이오프에 나갔지만 두산에 3전 전패 스윕을 당한 뒤 2008~2017년 10년 연속 가을야구 탈락했다. 2018년 3위로 준플레이오프 나갔지만 넥센(현 키움)에 1승3패로 업셋을 당했고, 그것이 김 위원에게는 마지막 가을야구였다. 2020년 시즌 막판 김 위원은 은퇴를 결정했고, 한화에서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유니폼을 벗었다. 2010년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재팬시리즈 우승을 경험했지만 한화팬들에게 우승을 선물하지 못한 한이 지금도 남아있다.
김 위원은 “우승은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우리 후배들이 지금 기회가 왔으니까 나처럼 후회하는 선수로 남지 않지 않길 바란다.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 같은 좋은 외국인 투수들이 있는 지금이 기회다. 후배들이 이번 기회를 잘 잡고 우승 커리어를 쌓아나가길 기대한다”는 당부와 응원의 메시지를 않았다.
팀의 레전드로서 한화 후배들을 응원하는 마음이 누구보다 큰 김 위원. 하지만 해설위원으로서 객관적인 위치에선 한화에 쉽지 않는 한국시리즈가 될 것으로 봤다. 김 위원은 “선발 로테이션이 꼬여서 폰세, 와이스가 1~2차전에 못 나오는 것이 크다”며 삼성과의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가면서 투수진을 소모한 것이 불리한 요소라고 짚었다.


한편 김 위원이 홍성군과 손잡고 3년째 개최한 김태균 야구캠프는 전국에서 모인 총 52명의 야구 꿈나무들이 9명의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직접 지도를 받으며 잊을 수 없는 하루를 보냈다. 투수 양현종(KIA), 고영표(KT), 김진영(전 한화), 포수 김태군(KIA), 내야수 허경민(KT), 송성문(키움), 외야수 최형우(KIA), 정수빈(두산), 박건우(NC) 등 각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들이 김 위원의 부름을 받고 한달음에 달려와 유소년 육성을 위해 한마음 한뜻을 모았다.
김 위원 포함 10명의 전현직 선수들이 포지션별로 맞춤 지도에 나섰고, 실전 경기를 통해 경험도 쌓았다. 여기서 20명의 꿈나무들이 내달 1~2일 홍성 내포야구장에서 열리는 교류전에 참가한다. 기존 일본 유소년 팀뿐만 아니라 미국 사이판 유소년 야구팀까지 초청해 한미일 교류전으로 규모를 크게 키웠다.
김 위원은 “현역 선수 시절부터 은퇴하면 아마추어 야구 저변 확대를 위해 일하고 싶었다. 유소년 야구 선수들이 우리 프로야구의 뿌리다. 홍성군에서 관심을 갖고 적극 지원해주신 덕분에 3년째 캠프를 개최하고 있다. 이용록 홍성군수님께서 내년에는 더 많은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인원을 100명까지 인원을 늘려보자고 하셨다. 홍성군은 기존 만해야구장, 내포야구장에 이어 제3의 야구장도 준비 중이다. 프로 규격으로 지어 아마추어 전국대회도 유치하고, 전지 훈련지로 만들 계획으로 야구 발전에 힘써주시고 있다”며 “후배 선수들도 멀리까지 와서 유소년 야구 육성을 위해 도와줬다. 시즌이 끝나고 얼마 안 돼 쉬고 싶을 텐데 좋은 뜻으로 흔쾌히 참여해준 후배 선수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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