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더 커졌고 스피드는 더 붙었다”…‘예비역 거인’ 한동희, 내년엔 무조건 가을야구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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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한동희(26)의 소속은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롯데로 바뀌었다. ‘사회’로 나온 소감을 묻자 한동희는 “막상 군입대했을 때 초반에는 시간이 느리게 가는 느낌이 있었는데, 시간이 좀 지나고 나니 빨리 갔다”라고 했다.
제대 전부터 바쁜 나날을 보냈다. 11월 초에는 국가대표팀에 이름을 올려 체코, 일본 등과의 평가전에 참가했다. 제대 직전에는 휴가도 받아 시상식에 참가하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어느덧 군생활이 끝나있었다.
박치왕 상무 감독의 지도 하에 운동을 했던 한동희는 이제 김태형 롯데 감독의 부름을 받는다. 한동희는 “박치왕 감독님이 롯데에 가서도 똑같이 잘 하라고 하셨다. 감독님이 생활이나 타격에 대한 루틴에 대한 조언을 많이 주시고 옆에서 많은 도움을 주셔서 잘 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태형 감독에 대해서는 “전역해서 전화드리니까 ‘고생했다’라고 하시면서 준비 잘 해서 캠프 때 보자고 하셨다”라고 말했다.
두 명의 감독이 한동희에게 애정어린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있다. 한동희는 상무에서 올해 100경기 타율 0.400, 27홈런, 115타점을 기록했다. 홈런 부문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덕분에 상무는 남부리그 1위로 퓨처스리그를 마칠 수 있었다.
롯데는 스토브리그 동안 외부 영입 없이 한동희를 기다렸다. 롯데는 자유계약선수(FA) 영입전에 참가하지 않고 기존 자원들을 성장시키는 쪽으로 기조를 잡았다. 팀 홈런 최하위(75홈런)인 롯데로서는 장타자인 한동희의 복귀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2018년 롯데에 입단해 ‘포스트 이대호’로 불린 한동희는 좀처럼 꽃피우지 못했다. 2020~2022시즌 3시즌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쳐내기는 했지만 확실히 자리를 꿰찰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지난해 6월, 군입대해야 했다. 한동희는 “돌이켜보면 루틴도 부족했고 마음가짐에서도 부족한 면이 많았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선수라면 매일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게 당연하지만 그래도 플레이할 때 쫓긴 것 같다”라며 “상무에 들어와서 어린 선수들을 보니까 그들이 어릴 때 했던 생각을 나와 똑같이 하고 있더라. ‘나도 저랬구나’라고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상무 입대 후에는 오로지 ‘운동’만 했다. 오전 6시반에 일어나서 기술 운동을 하고 경기를 한다. 경기가 없는 날에는 점심 식사를 하고 나면 오후 시간에는 자율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훈련을 한다. 그리고 오후 10시면 잠에 들었다.
한동희의 체격은 부쩍 커졌다. 그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매일 하니까 자연스럽게 커졌다”라며 “스피드 운동도 많이 병행했는데 몸의 회전도 빨라지면서 홈런도 많이 나오게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하루 일과 중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롯데 경기를 보는 것이었다. 한동희는 “매일 봤다. 그런데 군부대 TV가 오후 9시 45분 되면 꺼졌다. 항상 중요한 순간에 꺼져 다음날 아침에 다시 결과를 챙겨보곤 했다”라고 밝혔다.
올시즌 초반까지만해도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마음이 설렜다. 롯데는 전반기를 3위로 마쳤지만 후반기 고꾸라지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한동희는 “초반에는 너무 잘 했다. 함께 상무에서 생활하는 다른 배구 선수들 중에서도 롯데 팬들이 있는데, ‘진짜 가을야구 가겠다’라고 이야기하곤 했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롯데는 2017년을 마지막으로 가을 잔치에 초대받지 못하고 있다. 이 기간이 점점 길어지면서 팀의 중심을 잡을 선수의 필요성은 물론 갓 전역한 한동희를 향한 기대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한동희는 “항상 부담감을 가지고 경기해왔다. 그렇지 않아도 주변에서도 제대 전부터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제 주변의 말에 흔들리던 과거의 한동희가 아니다. 그는 “그냥 하던대로 하자는 생각이다. 상무에 있으면서 마음이 많이 단단해졌다. 주위의 말에 휘둘리지 않게 됐다”고 밝혔다.
마음 속의 단단함은 타석에서도 자신감을 가져다줬다. 한동희는 “투 스트라이크까지는 내가 원한 코스에 오면 강한 스윙을 하게 됐다. 100% 다 스윙 하는 건 아니지만, 80% 정도는 내 스윙을 하려고 했다.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중심에 맞추는 쪽으로 타격을 한다”라고 설명했다.
도쿄에서 열린 일본과의 두번째 평가전은 ‘예방 주사’가 됐다. 4번 타자로 나선 한동희는 첫 타석에서 삼진 아웃을 당하는 등 결과를 내지 못했다.
그는 “4번 타자로 나갈 줄 생각도 못하고 있어서 긴장이 됐다. 나도 모르게 힘이 많이 들어간 것 같았다”라며 “일본 투수들이 너무 좋아서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평가전을 마치자마자 대만 윈터리그도 소화했던 한동희는 “일정이 빡빡해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대만, 일본에 정말 좋은 투수들이 많아서 경험을 많이 쌓고 돌아왔다”고 밝혔다.
좋은 투수들을 만나다보니 내년 시즌 마주하게 될 1군 투수들과의 맞대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한동희는 “한화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의 공을 쳐보고 싶었는데 (미국 진출을 해서) 아쉽게 됐다”라고 말했다.
폰세는 올시즌 KBO리그를 평정한 외국인 투수다.
한동희는 “좋은 투수를 보면 타석에 들어갔을 때 느낌은 어떨까라고 생각을 많이 했다”라며 “폰세와 상대했다면, 아마 빠른 공을 공략해보지 않았을까”라고 상상해봤다.
그만큼 한동희의 자신감이 커졌다는 걸 의미하기도 한다. ‘롤모델’ 이대호에게서도 “많이 좋아졌다. 지금처럼 욕심 안 부리고 하면 될 것 같다”라는 조언도 들었다.
이제 프로 데뷔 9년차를 맞이하는 한동희는 선배보다 후배가 더 많아진 위치가 됐다. 한동희는 “나도 이제 후배를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제대하자마자 부산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 한동희는 이미 다음 시즌에 집중하고 있다. ‘홈런을 얼마나 치고 싶으냐’는 물음에 고개를 저으며 “내가 홈런을 몇 개 치는지는 필요 없고, 팀이 가을야구 가면 좋겠다”고 열망을 드러냈다.
김하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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