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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만 던져도 못 쳐요"…그런데 'ERA 0.93' 괴물루키 또 진화했다, 감히 신인왕 점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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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직구만 던져도 못 치는 투수들이 있잖아요. 살짝 (김)택연이가 그런 유형인 것 같아요."

두산 베어스 '괴물루키' 김택연(19)은 현재 신인왕 유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김택연은 인천고를 졸업하고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고, 스프링캠프부터 빼어난 직구 구위로 두각을 나타내면서 빠르게 필승조로 자리를 잡았다. 두산 이승엽 감독부터 코치진, 동료들까지 김택연의 투구를 매일 지켜보는 두산 선수단은 늘 감탄하고 또 감탄한다. 이 감독은 최근 마무리 상황을 제외하고 최대 위기라 판단할 때 가장 먼저 김택연 카드부터 꺼낸다. 그만큼 19살 어린 선수가 벤치에 주는 신뢰가 엄청나다는 뜻이다.

김택연의 5월 성적을 보면 납득이 간다. 김택연은 5월 9경기에 구원 등판해 2홀드, 9⅔이닝, 평균자책점 0.93을 기록했다. 두산은 5월 16경기 성적 10승4패2무를 기록하며 리그 1위에 올랐는데, 탄탄한 마운드의 중심에 김택연이 있었다. 김택연은 두산 불펜진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부름을 받았으면서도 단 1실점만 했다. 시즌 전체 성적도 우수하다. 20경기에서 1승, 3홀드, 21⅓이닝, 평균자책점 2.11이다. 셋업맨 최지강(10홀드)과 마무리투수 홍건희(7세이브) 다음으로 현재 두산 불펜에서 가장 신뢰를 얻는 투수가 김택연이다.

눈에 띄는 건 탈삼진 능력이다. 김택연은 9이닝당 탈삼진 10.55로 올해 20이닝 이상 투구한 불펜투수 가운데 리그 4위다. 팀 내에서는 독보적 1위다. 팀 내 2위는 최지강으로 7.99를 기록하고 있다. 리그 선두인 LG 트윈스 유영찬(11.81)과 큰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신인 투수가 빼어난 탈삼진 능력을 자랑하고 있다.

포수 김기연은 한국 대표 마무리투수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전성기 때 돌직구 하나로 리그를 장악했던 것처럼 김택연 역시 직구 하나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투수라고 강조했다. 김택연의 직구 최고 구속은 153~154㎞로 형성되는데, 회전수가 뛰어나 실제 구속보다 더 볼끝에 힘이 있고 타자가 봤을 때는 공이 떠오르는 느낌을 받는다.

김기연은 "다들 아시다시피 택연이의 직구는 라이징이 워낙 좋다. 직구만 던져도 못 치는 투수들이 있지 않나. 살짝 택연이가 그런 유형인 것 같다. 일단 자신 있게 붙는 배짱이 있고, 도망가지 않고 직구 사인을 내도 직구에 자신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항상 자신 있게 정면 승부를 한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택연은 시즌 초반 거의 직구만 던지면서 슬라이더를 한번씩 섞는 투구를 했다면, 최근에는 체인지업을 새로운 구종으로 추가해 실전에서 활용하기 시작했다. 박정배 두산 투수코치의 도움을 받아 체인지업을 익혔다. 프로 데뷔 3개월 만에 경기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구종을 추가하면서 한 단계 진화를 시도한 것이다.

김택연은 "체인지업을 계속 수정을 하는 과정에 있었다. 박정배 코치님이 체인지업 그립을 벌컨 체인지업(낙차가 큰 게 특징)으로 잡아보라고 추천해 주셨다. 원래 포크볼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벌컨으로 한번 그립을 껴보자고 연습을 했는데 캐치볼 할 때 느낌이 좋아서 계속 그렇게 연습하다 이제 경기에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완성도가 높지 않아서 유리한 카운트 때부터 많이는 못 쓰고 있는데, 직구 타이밍에 하나씩 보여 주려고 쓰는 것 같다. 일단 타자들 머릿속에 없는 공이 나오니까 조금 더 헛스윙도 많이 나오는 것 같고, 그러면서 자신감도 생기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택연은 체인지업의 완성도를 두고 '아직'이라고 했지만, 이 감독은 경기에서 바로 활용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엄지를 들었다. 이 감독은 "어제(18일 잠실 롯데전) 마지막 타자 삼진 잡은 공이 체인지업이었다. 김택연이 그 공까지 던진다면 KBO리그에서도 아주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가까이는 신인왕, 나아가 리그와 국가를 대표하는 투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뜻이 담긴 말이었다.




두산 클로저 홍건희는 막내 김택연의 고속 성장에 자극을 받기도 한다. 홍건희는 "내가 말하지 않아도 다들 김택연이 워낙 좋은 능력을 가진 친구라는 것을 아실 것이다. 나이에 맞지 않게 담대한 면도 있고, 스타성이 많이 보인다고 해야 할까. 기대가 많이 되는 그런 후배다. 성격도 보면 모난 것도 없고, 또 야구에 열정도 좋다 보니까. 1군에서 몇 년 경험을 쌓다 보면 분명히 한 자리를 맡을 선수로 보인다. 그래서 나도 개인적으로 택연이와 경쟁을 기대하고 있다"고 답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 감독은 최근 김택연의 계속되는 활약에 "정말 감탄할 정도로 좋은 공을 던졌다. 정말 좋아 드릴 말씀이 없을 정도"라며 "시즌 초반에 힘든 경기를 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한다. 요즘에는 위기가 되면 택연이가 가장 생각나는 것 같다. 기록을 보진 않았지만, 더그아웃에서 보면 불펜에서 스트라이크 비율이 가장 좋은 것 같다. 그래서 위기에 주자가 깔렸을 때 택연이가 올라가서 지금은 거의 볼넷이 없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안정감이 있고,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구위를 지녔기 때문에 (최)지강이까지 가는 길목에서 택연이가 가장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택연은 시즌 초반과 현재의 차이를 스스로 되돌아보며 "일단 마운드에서 여유가 조금 생긴 것 같다. 시즌 초반에는 확실히 공만 던지기 바빴다면, 지금은 마운드 위에서 여유가 조금 생기다 보니까 타자와 승부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다. 옛날과 비교하면 편해진 게 심리적으로 많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계속해서 중요한 상황에 믿음에 보답할 수 있는 투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택연은 "일단 접전 상황에 나를 내보내 주시는 것 자체가 나를 믿고 올려 주신 거니까. 믿음에 보답하려고 던지고 있고, 또 나는 어느 상황에 나가도 나이에 맞게 조금 패기 있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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