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팀정보

"이정후 잘하고 있다" 1545억 돈값 못하는 이정후에게 美 언론은 왜 호의적인가

작성자 정보

  • 최고관리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타율 0.262, OPS(출루율+장타율) 0.641. 몸값을 생각한다면 돈값을 못한다고도 볼 수 있는 성적이다. 하지만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향한 구단과 미국 현지 언론의 신뢰와 애정은 변함이 없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9일(한국시간) 30개 팀 담당 기자들에게 구단마다 2024시즌 현재까지 진행된 것 중 가장 놀라운 지점을 꼽아보도록 했다. MLB.com의 샌프란시스코 담당 기자 마리아 과르다도는 "부진한 공격력"을 언급했다.

과르다도는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 맷 채프먼, 호르헤 솔레어를 FA로 영입하면서 타선의 화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들 3인방은 지금까지 부진하다. 8일 경기 종료 시점으로 OPS가 이정후는 0.642, 채프먼은 0.595, 솔레어는 0.655로 메이저리그 평균 이하에 들어섰다. 이는 샌프란시스코가 개막 후 6주 동안 꾸준히 득점을 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는 선수단에 쓰는 돈에 비해 기대했던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올 시즌 팀 총연봉이 미국 연봉 통계 사이트 스포트랙 기준 1억 9950만 달러(약 2727억 원)로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10번째로 많은 돈을 쓰고 있다. 하지만 팀 성적은 9일 경기 종료 시점으로 17승 21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 와일드카드 순위도 8위로 포스트시즌 경쟁권과 멀다.

현재로선 이정후는 부진한 팀 성적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정후는 지난겨울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545억 원) 계약을 체결해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선수다. 하지만 성적은 9일 경기 종료 시점으로 36경기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15득점 2도루, 출루율 0.310 장타율 0.331 OPS 0.641로 만족스럽지 못하다. 이정후를 비롯한 주축 타자들이 부진한 탓에 샌프란시스코의 타격 성적도 팀 홈런 21위(33개), 타점 24위(137개), 도루 29위(13개), 타율 14위(0.241), 출루율 18위(0.307), 장타율 19위(0.370), OPS 21위(0.677)로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정후에 대한 미국 현지의 호의적인 시선은 샌프란시스코 구단 안팎으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9일 "(최근 부진한) 샌프란시스코에 변화를 주고 라인업을 바꿀 수 있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라는 질문과 함께 이정후의 OPS가 높지 않다는 걸 문제점 중 하나로 언급했다.

이 문제에 대한 샌프란시스코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없다"였다. 디 애슬레틱은 그 이유로 "현재 OPS 0.640 근처에 머무는 선수(이정후)가 반등할 거란 자신감을 이보다 더 크게 느껴본 적이 없다. 이정후의 올 시즌 타율이 3할이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예상되는 그의 타격지표인 타율 0.288, 출루율 0.327, 장타율 0.419에는 확실히 닿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또한 그는 리그 평균 이상의 어깨와 무난한 수비 범위를 지닌 중견수다. 이는 시즌 시작 전 ZiPS가 예측한 타격지표와 거의 완벽하게 일치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정후는 문제점이 아니라 앞으로 일에 있어 해결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호평했다.

ZiPS(SZymborski Projection System)는 미국 야구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에 공개된 유명 세이버 메트리션 댄 짐보스키가 고안한 야구 예측 프로그램이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아직 시즌이 한 달을 갓 넘긴 상황에서 지금 정도의 타격지표는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는 점이다. 이는 이정후가 건너오기 전부터 어느 정도 적응기가 필요하다는 많은 전문가의 예상과도 일치하는 부분이다.







다행스럽게도 이정후는 순조로운 메이저리그 연착륙을 위한 최고의 환경을 지니고 있었다. 당장 사령탑 밥 멜빈부터가 최고의 조력자였다. 멜빈 감독은 스즈키 이치로부터 시작해 최근에는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까지 많은 아시아 선수가 빅리그에 연착륙할 수 있게 도왔고 그렇게 축적한 노하우로 이정후를 돕고 있었다. 이정후는 팀 내에서도 9일 경기까지 가장 많은 타석과 수비이닝을 소화하고 있는데 이 역시 최대한 많은 경험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의 일환이었다.

또한 디 애슬레틱이 다른 글을 통해 공개한 뒷이야기를 통해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에게 어떤 식으로 접근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5월 초 필라델피아 필리스 원정에서 이정후의 출루율이 3할 밑으로 떨어졌을 때 샌프란시스코 코치진과 전력 분석팀은 이정후와 이야기하기 적절한 때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 미팅에서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이정후에게 "분석대로라면 타율은 3푼은 더 나왔어야 했다 장타는 1할은 더 높게 나왔어야 했다. 한마디로 그는 불운했다"고 전달했다. 말하는 방식에도 신경을 썼다. 통역을 통해 전달할 수도 있었지만, 직접 면대면으로 이야기하며 구단이 이정후를 믿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했다.







디 애슬레틱도 여러 가지 지표를 늘어놓으며 이정후에게 호의적인 평가를 이어갔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이정후의 직구에 대한 헛스윙률은 6.9%로 리그 평균(21.8%)보다 훨씬 낮았다. 콘택트 비율은 91.3%로 리그 전체 3위였고, 평균 송구 속도가 메이저리그 상위 3%, 스프린트 속도가 상위 16%로 수비와 주루 툴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처음 상대하는 투수의 1구째는 무조건 지켜봐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은 것조차 "메이저리그 투수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이해했다.

멜빈 감독도 기회를 조금 더 주고 싶어한다. 멜빈 감독은 "아직 적응을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이제 겨우 한 달이 지났다. 250타석 정도 소화하다 보면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다. 이정후는 빠르게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버렐 코치 역시 "우리는 단지 그가 편하게 뛰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을 뿐이다. 지금보다 더 많은 걸 해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편하게 뛰기만 하면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응원했다.

구단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전한 디 애슬레틱은 "샌프란시스코만큼 KBO 리그 선수에게 많은 투자를 한 팀은 없을 것이다. 파르한 자이디 사장은 이정후와 계약을 도박으로 보지 않았다. (KBO 리그 때보다) 구속은 더 빨라질 테지만, 이정후의 콘택트 기술이 메이저리그 투수들에게도 효과적일 거라 확신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들의 예상은 옳았다"고 힘을 실어줬다.

이어 "이정후의 콘택트 기술은 신뢰도가 높아서 주력과 출루 능력을 가진 또 다른 리드오프 후보가 있다면 이정후는 2번 타자에 더 어울린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아직 샌프란시스코와 이정후의 계약은 5년 5개월이 더 남아있다. 이정후가 계속 배우고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를 어떻게 활용할지 배우기엔 충분한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윤 기자 [email protected]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