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세계 1위' 안세영, 부상도 못막을 '대관식' 열까[파리 올림픽 金 기대 스타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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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스포츠한국과 주간한국은 7월25일 개막해 8월11일까지 진행되는 2024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체육의 올림픽 금메달이 기대되는 스타 선수들을 매주 시리즈로 집중조명 합니다. <편집자 주>
▶한국 배드민턴 암흑기, 그 속에서 자란 새싹
2008 베이징 올림픽 당시 혼합복식 이용대-이효정 조의 금메달과 함께 금의환향했던 한국 배드민턴은 이후 10년 넘게 암흑기를 겪었다. 중국이 2012 런던 올림픽에서 5개 분야(남자 단식, 여자 단식, 남자 복식, 여자 복식, 혼합 복식) 모두 금메달을 따내는 동안 한국 배드민턴은 남자복식 이용대-정재성 조의 동메달로 만족해야했다. 한국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복식 신승찬-정경은 조 동메달,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복식 공희용-김소영 조 동메달로 '올림픽 3회 연속 노골드'에 그쳤다.
한국은 심지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1978년 방콕 대회 이후 40년 만에 '아시안게임 노메달'이라는 굴욕을 안았다. 남녀 개인전(단·복식)과 단체전 모두 8강 이하 수준에서 탈락한 것. 단 한 명의 선수도 동메달결정전인 4강을 밟지 못하고 탈락한 것이기에 엄청난 충격이었다.
한국 여자 배드민턴 사상 첫 '중학생 국가대표'도 2018 아시안게임에서 쓴 맛을 봤다. 개인전 여자 단식 1회전서 중국의 천위페이에게 패하며 자신의 첫 번째 아시안게임을 아쉽게 마친 것. 하지만 이 패배는 훗날 탄생할 '배드민턴 여제'에 훌륭한 자양분이 됐다.
▶'세계 1위-AG 金', 안세영 천하 왔다
안세영은 만 15세가 되던 2017년, 중학교 3학년 신분으로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서 대표팀 현역들을 7전 전승으로 꺾고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한국 여자 배드민턴 선수 중 중학생 신분으로 국가대표가 된 경우는 안세영이 최초였다.
안세영은 이후 2019년 뉴질랜드 오픈에서 첫 우승컵을 따낸 뒤 4개의 트로피(캐나다 오픈, 아키다 마스터스, 프랑스 오픈, 광주 코리아마스터스)를 추가하며 그해에만 총 5개 대회 우승을 달성했다. 본인에게 아시안게임 탈락을 안긴 '천적' 천위페이에게 2022년까지 상대 전적 1승8패로 밀린 것은 아쉬웠지만, 안정적으로 국제무대 행보를 이어갔다. 안세영은 심지어 질겼던 이 천적 관계도 2023년에 완벽히 청산한다.
안세영은 2023년 10월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전까지, 그해 출전한 13개 대회에서 12번 결승에 오르고 8번 우승을 차지했다. 안세영은 이 행보를 바탕으로 지난해 7월31일 측정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랭킹에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한국 선수로는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세계 1위에 오른 것이며, 현재도 유지 중이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천적' 천위페이를 상대로 5승2패의 전적 우위를 가져간 부분이 특히 고무적이었다.
안세영의 2023년은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정점을 찍었다. 배드민턴 여자 단체전과 여자 개인전에서 무려 29년 만에 한국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겼다. 단체전 결승에서 맞붙어 3-0으로 압도한 중국은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이후 5전 전패로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던 상대였기에 더욱 뜻 깊었다.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단체전 첫 경기 단식에 나와 세계 3위 천위페이를 압도했고, 개인전 결승에서도 천위페이에게 승리하며 2관왕을 차지했다. 21세의 어린 선수가 '배드민턴 여제'에 등극하는 순간이었다.
▶'28년만' 올림픽 단식 金, 대관식 마지막 퍼즐
안세영은 이제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자신의 첫 올림픽 금메달을 노린다. 성공한다면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방수현 이후 28년 만이자 한국 배드민턴 역사상 두 번째로 올림픽 단식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선수가 된다. 안세영은 이를 위해 아시안게임 이후 쇄도한 수많은 미디어 요청을 정중히 거절하고 배드민턴 선수로서의 수련에 정진했다.
물론 안세영의 당찬 걸음에도 변수는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무릎을 다친 안세영은 슬개건 부분 파열 진단을 받았다. 안세영은 지난 5월7일 자신의 SNS에 "짧은 기간에 회복하기 힘든 부상이라 병원 조언에 따라 7월 올림픽까지 통증에 적응하는 방향을 택했으며, 무릎 상태가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또한 부상 속에서도 올해 5개 대회에 출전해 2차례 우승을 차지하는 저력을 보였다.
안세영은 다행히 중요한 경기에서 압도적인 기량과 체력으로 부상을 뛰어넘은 경험을 갖고 있다. 그는 현재 세계랭킹 2위 천위페이와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결승전 당시, 수비 도중 오른쪽 무릎이 코트에 닿았을 때 통증을 호소했다. 하지만 노련하게 3게임까지 끌고 간 후 천위페이의 체력 저하를 공략해 게임 스코어 2-1로 이기고 금메달을 따냈다. 안세영은 무릎 부상으로 줄어든 활동 반경을 체력으로 메우며 3게임 21-8로 세계 2위를 누르는 '압도적 1위'의 위엄을 과시했다.
중학생 때 이미 국가대표 선배들을 제쳤던 '배드민턴 신동' 안세영은 어느새 세계 여자 배드민턴 먹이사슬 최상위 포식자가 됐다. 이제 그 자리에 어울리는 올림픽 단식 금메달을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가져오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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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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