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지는데 웃고 있어요!' 감독마저 꾸짖은 '스몰 클럽' 토트넘의 패배자 마인드

[스포탈코리아] 배웅기 기자= 빅클럽 혹은 명문 구단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토트넘 홋스퍼는 1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 2023/24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0-2로 패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두 시즌 연속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실패의 쓴맛을 보게 됐고, 맨시티는 전무후무한 리그 4연패 업적에 한 발짝 다가갔다.

이날 논란이 된 건 경기 내용보다 토트넘 팬들의 행동이었다. 맨시티전 패배로 '북런던 앙숙' 아스널의 우승 가능성을 떨어뜨린 팬들은 신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승리를 확신하는 의미로 등을 돌려 응원하는 '포즈난'까지 행했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위해 조그만 불씨라도 살려야 하는 마당에 납득할 수 없는 행위였다.

모두가 맨시티를 응원하는 '무관중 경기' 같은 상황에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도 뿔이 났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는 포스테코글루와 한 토트넘 팬이 언쟁을 벌이는 장면이 화제가 됐다.

포스테코글루는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그저 승리하는 팀을 만들고 싶었다. 내가 시대에 뒤처진 걸 수도 있겠다"며 "긍정적 측면은 전혀 없다. 구단이 안팎으로 기반이 약하다는 사실 하나는 알게 됐다"고 패배주의적인 팬들을 비꼬기도 했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토트넘 팬들의 행동을 '스몰 클럽 멘탈리티'로 규정하면서 "팬들은 구단의 수준을 떨어뜨렸다. 이는 저항정신이 아닌 패배주의"라고 신랄히 비난했다.

'토트넘이 빅클럽인가?'는 축구팬들 사이 항상 흥미로운 토론 주제였다. 사실 의견이 갈린다는 것 자체가 빅클럽과 동떨어져 있다는 의미였지만 토트넘은 비판을 극복하기 위해 재정규모를 키우고, 신구장을 짓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팀을 가장 사랑해야 할 팬들이 오늘 하루 만에 그 공든 탑을 무너뜨렸다. 결과적으로 토트넘은 단순 승점 3점보다 더 많은 걸 잃은 셈이고, 여느 때보다 가슴 아픈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