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론 7·8·9회 못 맡겨" 그래도 5시즌 홀드 1위인데…염경엽 감독 왜 정우영 단점에 집착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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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LG 오른손 사이드암투수 정우영은 2019년 데뷔 후 지난해까지 5시즌 동안 통산 109홀드를 기록했다. 이 기간 누구보다 많은 홀드를 기록한 특급 셋업맨이다. 정규시즌의 4분의 1을 지나친 현시점 성적까지 포함해도 정우영을 넘은 선수가 없다. 그런데 정작 정우영은 올해 6경기에서 단 하나의 홀드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1.59지만 홀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적이 없다. 아직은 벤치가 정우영의 경기력을 필승조의 그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의미다. 실제로 염경엽 감독은 "정우영은 아직 필승조에 들어갈 정도는 아니"라고 딱 짚어서 얘기했다. 정우영이 가진 치명적인 단점, 느린 투구 폼을 수정하지 못하면 셋업맨이 등판해야 할 상황에 내보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우영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취임과 함께 정우영에게 슬라이드 스텝 교정을 지시했다. 약점을 극복하려다 강점을 잃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염경엽 감독의 의지는 확고했다. 달라진 야구 환경에 적응하려면 정우영도 바뀌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염경엽 감독은 "우영이는 슬라이드 스텝이라는 가장 큰 약점을 갖고 있다. 우영이가 잘했을 때는 뛰는 야구가 아니었다. 상대가 약점을 알아도 버텨냈지만 지금은 야구가 바뀌었다. 올해는 더 그렇고, 앞으로도 계속 바뀐다"며 "뛰는 야구가 되면 우영이는 절대 7, 8, 9회에 못 나간다. 활용도가 떨어지게 된다. 아무리 (도루 저지 능력이 좋은)박동원이 앉아 있어도 지금 우영이의 슬라이드 스텝으로는 다음 베이스를 쉽게 허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내년에는 견제 제한이 생겨서 마운드에서 공을 쥐고 있을 시간도 없다. 견제를 3개까지 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거다"라고 했다. 피치클락과 함께 견제 제한까지 동시에 들어오는 내년부터는 정우영이 마운드에서 더욱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정우영의 꿈은 메이저리거다. 메이저리그가 KBO리그보다 먼저 피치클락과 견제 제한, 베이스 크기 확대 등 새 규칙을 도입했다. 도루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인플레이 타구를 만드는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가치를 다시 인정받기 시작했다. 정우영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단점을 극복하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의 도루 기록은 한 팀의 경기당 0.90회 시도, 0.72회 성공, 성공률 80.2%로 나타났다. 경기당 도루 시도는 2012년 0.90회 이후 최다 기록이다. 불과 1년 전인 2022년에는 경기당 0.68회 시도에 그쳤고 성공률도 75.4%로 낮았다. 2024년에는 경기당 0.94회 시도로 1999년 1.02회 이후 최다 기록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성공률은 78.7%로 여전히 높다.
LG 팀 사정도 당장 정우영을 필승조로 써야만 할 이유가 많지 않다. LG는 11일까지 불펜 평균자책점 3.92로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 베테랑 김진성이 19경기 8홀드로 나이가 무색한 활약을 올해까지 이어가고 있다. 박명근과 이우찬이 각각 5개의 홀드를 올렸다. 김유영은 최근 7경기에서만 홀드 3개다.
아직 필승조까지는 아니지만, 또다른 사이드암투수 우강훈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우강훈은 지난 7일 SSG 랜더스와 경기에서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2-4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꾸준히 시속 140㎞ 후반의 직구 구속을 유지했다.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잡는 장면도 있었다. 염경엽 감독은 8일 "지금은 우강훈이 정우영보다 앞선다. 변화구 제구도 잘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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