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러다 울산 가야 할 판…사직구장 대체지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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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1985년 개장한 부산 사직구장은 현재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성사 가능성은 그간 수없이 추진했던 과거와 비교하면 어느 때보다 높다.
부산시와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구단은 2021년 사직구장을 재건축하기로 합의하며 업무 협약을 체결했고, 지금도 꾸준히 의사소통하며 추진 중이다.
부산시는 2026년 공사에 들어가 현재 부산 사직구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2029년까지 새롭게 2만1천석 안팎의 구장을 짓는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이에 따라 현재 사직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는 롯데 구단은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최소 3시즌 동안 대체 구장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가장 가능성이 큰 계획은 사직구장 바로 옆에 있는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을 야구장으로 개조해 활용하는 것인데,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아직 '교통정리'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 구단은 부산시와 행정안전부 타당성 조사를 바탕으로 논의 중이며, 현재 아시아드주경기장을 홈으로 쓰고 있는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는 부산시로부터 어떠한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불과 2년 뒤인 2026년부터 아시아드주경기장을 야구장으로 쓰려면 미리 개조 공사 계획부터 수립해야 하는데, 명확하게 정해진 것이 없는 상황이다.
그 때문에 최근 야구계에서는 '이러다가 사직구장 재건축 기간에 롯데가 울산 문수구장을 홈으로 써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만2천석 규모의 울산 문수구장은 현재 롯데의 제2 홈구장으로, 2014년 개장 이래 매년 몇 경기씩 열리고 있다.
하지만 몇 년 동안 롯데 홈구장으로 쓰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입장 관중이 줄어들 거라 롯데뿐만 아니라 나머지 9개 구단의 수입이 감소할 수밖에 없고, 주변 숙박 시설 여건도 좋지 않다.
무엇보다 롯데 선수단은 홈경기임에도 숙소 생활이 불가피해 사실상 한 시즌 내내 방문 경기를 치러야 하는 떠돌이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롯데 구단 측에서는 부산시와 협상 과정에서 울산을 임시 연고지로 쓰는 방안이 전혀 논의된 바 없다고 밝혔지만, 현재로서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 게 현실이다.
아시아드주경기장을 야구장으로 개조해서 쓰려면, 반발하는 육상계와 축구계를 부산시가 설득해야 한다.
부산 서구에 있는 구덕운동장을 쓰던 부산 아이파크는 구덕운동장이 축구 전용 경기장을 포함한 재건축 사업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아시아드주경기장으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최근 건설 경기 한파 여파로 구덕운동장 축구전용경기장 건립은 언제 시작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부산 아이파크 입장에서는 새로운 구덕운동장 등 대안이 마련돼야 아시아드주경기장을 떠날 수 있을 터다.
롯데 입장에서는 아시아드주경기장을 쓰지 못한다면 울산 문수구장 말고는 딱히 대안이 없다.
결국 부산 지역 야구팬의 염원을 담은 사직 신축구장 사업이 시작하려면 대체 구장 문제를 해결하는 게 먼저다.
지금처럼 뚜렷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2029년을 목표로 한 새 구장 완공은 늦춰질 수밖에 없다.
창원NC파크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등 신축 구장 건설 부지 선정에 참여했던 전용배 단국대 교수는 부산시가 현재의 사직구장 재건축 계획을 유지할 경우 대체 구장 문제를 해결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대안을 제시했다.
현재 KBO 총재 어드바이저로 잠실 신축 구장 사업에도 관여 중인 전 교수는 "과거 후보지로 거론됐던 부산 북항에 구장을 새로 짓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다. 부산 엑스포 유치 당시 마련했던 부지에 짓는다면 부산역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거리라 교통 문제도 해결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한 바람 때문에 돔구장을 건설해야 하는데, 건설비가 올라간다는 문제가 있다. 이 부분은 롯데 그룹에서 더 부담한다면 해결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이 방안이 가장 빠를 것이며, 계산대로면 2029년부터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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