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계약 겨우 3년차인데..샌디에이고에 ‘재앙’이 되고 있는 잰더 보가츠[슬로우볼]
작성자 정보
- 최고관리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6 조회
- 목록
본문
[뉴스엔 안형준 기자]
이렇게 빠르게 몰락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보가츠가 샌디에이고의 재앙이 되고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는 6월 18일(한국시간) LA 다저스와 원정경기에서 6-8로 패했다. 빈볼과 보복구가 오가는 신경전이 펼쳐진 이날 경기에서 샌디에이고는 역전패를 당했다. 필승 불펜투수였던 예레미아 에스트라다가 아웃카운트 없이 5실점으로 무너진 것이 결정적이었지만 찬스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도 컸다.
특히 양팀 합쳐 최다인 7개의 잔루를 기록한 잰더 보가츠의 부진이 뼈아팠다. 5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보가츠는 중심타선에서 전혀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팀 패배의 원흉이 됐다.
보가츠의 부진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보가츠다. 보가츠의 올시즌 성적은 71경기 .227/.304/.311 3홈런 26타점 13도루. 처참하기 그지없는 성적이다. 보가츠의 시즌 OPS 0.615는 18일까지 빅리그에서 규정타석을 충족시킨 160명의 타자 중 150위의 기록이다. 사실상 현재 메이저리그 최악의 타자 중 한 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샌디에이고 입장에서 보가츠는 이래서는 안되는 선수다. 샌디에이고는 2023시즌에 앞서 보가츠와 무려 11년 2억8,000만 달러의 FA 계약을 맺었다. 당시 김하성(현 TB)을 이미 보유하고 있었던 샌디에이고지만 FA 시장에서 유격수 보가츠를 초대형 계약으로 영입했고 김하성을 2루로 이동시켰다.
보가츠의 손을 잡은 이유는 분명했다. 보가츠는 보스턴 레드삭스 내야를 10년간 지킨 선수였지만 수비력은 늘 부족했다. 하지만 타격에는 확실한 강점이 있었다. 보스턴 주전 유격수였던 보가츠가 보스턴에서 10년간 기록한 성적은 1,264경기 .292/.356/.458 156홈런 683타점 74도루다. 보스턴에서 두 번이나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꼈고 올스타에 네 차례 선정됐으며 실버슬러거도 5번이나 거머쥐었다.
보가츠가 보스턴에서 보낸 10년(2013-2022) 동안 보가츠보다 더 높은 f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를 쌓은 유격수는 단 한 명, 프란시스코 린도어(현 NYM, fWAR 41.0 / 보가츠 34.1) 뿐이었다. 해당기간 빅리그에서 보가츠보다 더 높은 타율을 기록한 유격수는 트레이 터너(현 PHI, 타율 0.302) 뿐. 보가츠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최고의 타격 능력을 가진 유격수 중 하나였다. 보스턴에서 10년간 유격수로 DRS(디펜시브 런 세이브) -50을 기록했음에도 샌디에이고가 그에게 거액을 안기며 영입한 것은 바로 이 타격 능력 때문이었다.
그나마 첫 시즌은 나았다. 보가츠는 이적 첫 해 155경기에 출전해 .285/.350/.440 19홈런 58타점 19도루를 기록했다. 2018-2022시즌 5년간 .300/.373/.507 105홈런 400타점을 기록한 모습과 비교하면 부족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리그 평균을 훨씬 웃도는 타격 생산성을 유지했다. 하지만 그게 마지막이었다.
보가츠는 지난해 수비력 문제로 결국 김하성에게 유격수 자리를 내주고 2루로 이동했고 111경기에서 .264/.307/.381 11홈런 44타점 13도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루키시즌(2014) 이후 최악의 성적이었다. 그리고 올해는 그보다도 더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김하성이 팀을 떠나며 유격수로 돌아온 보가츠는 그나마 수비에서는 큰 문제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위안이다.
그야말로 급격한 추락이었다. 보스턴을 떠날 때까지만해도 보가츠가 이렇게 급격히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한 이는 없었다. 3할에 근접하는 타율과 20개 전후의 홈런, 7-80개 정도의 타점을 꾸준히 기록하는 타자였다. 수비력에 아쉬움이 있었을지언정 타석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는 선수였다.
공교롭게도 30세가 지나며 급격히 추락한 보가츠다. 1992년 10월생인 보가츠는 샌디에이고 입단 첫 해인 2023년이 30세 시즌이었다. 30세 시즌부터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계속 추락하고 있다.
긍정적인 부분은 있다. 성적은 좋지 못하지만 기대지표까지 최악인 것은 아니다. 지금보다는 높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타구들을 날리고 있는 보가츠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보가츠의 올시즌 평균 타구속도는 시속 89.8마일, 강타비율은 37.8%다. 모두 리그 평균 이상이고 자신의 통산 기록보다 좋은 수치다. 타구 질을 감안한 기대가중출루율(xwOBA)은 0.320으로 통산 기록(0.326)보다는 낮지만 리그 평균(0.315)보다는 높다. 배럴타구 비율이 낮아지기는 했지만 그 외에는 2022시즌 기록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올시즌 성적은 다소 운도 따르지 않은 결과일 수도 있다.
샌디에이고는 향후 10년간 중앙 내야의 걱정을 없애겠다는 각오로 보가츠를 대형 계약으로 영입했다. 우려보다는 나은 수비력, 의외의 주루 능력을 선보이고 있지만 가장 기대했던 타격에서 사실상 낙제점의 성적을 계속 쓰고 있다.
11년 계약 중 이제 겨우 3년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시점에서 벌써부터 성적이 급격히 떨어진 보가츠는 샌디에이고 입장에서 최대의 고민거리다. 이 흐름대로라면 장기간 팀의 발목을 잡는 '악성계약'이 될 수 밖에 없다.
샌디에이고가 목표한 높은 곳으로 오르기 위해서는 결국 보가츠의 활약이 필요하다. 과연 보가츠가 다시 강력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잰더 보가츠)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email protected]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자료
-
이전
-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