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KIA한테만 그러나” 분노한 최형우, 참다못한 KIA가 총대를 멨다… KBO 답변, 리그가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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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베테랑 최형우(41·KIA)는 사실 언론 인터뷰 때 흥분하는 일이 별로 없다. 너무 낙관적이지도 않고, 너무 비관적이지도 않은 정제된 화법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1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는 평소에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감정’을 드러냈다. 전날(10일) 발생한 스리피트 규정 논란 때문이다.
KIA는 10일 광주 SSG전에서 2-4로 졌다. 2-1로 앞선 8회 3점을 내준 게 뼈아팠다. 그런데 논란도 있었다. 2-2로 맞선 1사 1,2루 상황에서 기예르모 에레디아 타석 때 문제가 발생했다. 에레디아는 투수 강습 타구를 치고 1루로 전력 질주했는데 문제는 파울라인 안쪽으로 뛰고 있었다는 것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잔디를 밟고 뛰었고, 마지막까지도 그 주로를 벗어나지 못했다.
타구에 맞은 전상현이 다시 타구를 잡아 혼신의 힘을 다해 1루로 던졌지만 송구 강도가 약해 원바운드로 1루수 이우성의 글러브로 들어갔다. 원심은 세이프였다. 이범호 KIA 감독은 즉각 항의했다. 세이프-아웃 판정, 그리고 스리피트 규정 위반과 관련된 비디오 판독 두 개를 한꺼번에 신청했다. 그런데 판독 센터는 원심에 문제가 없다고 돌려보냈다. 세이프는 명확하게 보였는데, 에레디아가 계속 잔디를 밟고 뛴 것도 명확하게 보였다.
KIA는 이해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11일에는 ‘왜 이 상황이 스리피트 규정 위반이 아닌지’, 그리고 ‘주심이 라인 안으로 손을 가리키고 있었는데 이게 어떤 것을 의미하는 시그널인지’ 두 가지를 KBO에 공식적으로 질의했다. 구단 차원의 공식 공문까지 보냈을 정도였다.
베테랑 최형우도 취재진과 만나 전날 상황에 문제가 있었다고 말하는 동시에 KIA가 유독 스리피트 규정 판정에 있어 불이익을 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BO와 정면으로 대립하는 모양새라 선수도 부담이 크지만 최형우는 이미 작정을 하고 팀을 대변하기로 한 듯했다. 최형우는 “왜 우리한테만 그러는가”면서 “KIA한테만 계속 그런다”면서 스리피트 규정 적용이 KIA에 매번 불리하다며 이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KIA와 최형우가 경기 결과를 바꿔달라고 한 것도 아니다. 에레디아를 비난한 것도 아니다. 단지 애매모호라는 단어로 대변되는 스리피트 규정 적용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요청한 것이다. 최형우는 “기준을 완벽하게 이야기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10개 구단 선수들이 모두 숙지하고 지킬 수 있는 기준이 없고, 자꾸 심판의 자의적 해석에 의존하기에 같은 상황이라도 매번 판정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범호 KIA 감독도 기준을 알아야 그에 맞게 위반하지 않도록 대응하고, 또 어필을 할 때도 어떤 틀에서 어필할 수 있다면서 KBO의 답변을 바랐다.
리그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사실 이날은 KIA가 불이익을 당했지만, 따지고 보면 이 애매한 기준에 10개 구단 거의 대부분이 피해를 봤다고 주장한다. 불만이 쌓여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가장 논란이 될 만한 상황이 많았던 KIA가 총대를 멨다”는 평가도 나온다. 구단이 공식적으로 질의를 한 만큼 KBO도 그냥 넘어가지는 못할 것이고, 이번 기회에 어떤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사실 지난해 스리피트 규정에 대한 한 차례 개정안이 공지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애매하다는 게 현장의 반응이었다.
KBO도 주말이 지났으니 해당 사안에 대한 회신을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회신 내용이 어떤 식으로든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는 ‘해당 상황은 룰 위반이 아니다. 송구나 포구에 방해가 되지 않았다’는 게 내부 의견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장과 여론이 명확한 규정 적용의 가이드라인을 요구하는 만큼 그냥 넘어갔다가는 거센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한 관계자는 “허구연 총재 취임 이후 KBO가 유독 여론에 굉장히 민감한 게 사실이다. 매번 상황마다 돌아가며 팬들의 불만이 터지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답변이 있을 것으로 본다. 그냥 넘어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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