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벽이 이렇게 높을 수가…이정후도 시행착오 인정 "모든 것들을 다…새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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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KBO리그를 평정한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게도 세계 최고 무대 메이저리그는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은 모양이다. 메이저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 중인 이정후가 시행착오를 인정하며 변화에 나섰다.
이정후는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 5타수 3안타 1득점으로 활약하며 샌프란시스코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4연패 탈출.
1회 첫 타석부터 콜로라도 우완 선발 다코타 허드슨에게 우전 안타로 포문을 연 이정후는 4회 3루 내야 안타, 8회 1루 내야 안타로 메이저리그 데뷔 첫 3안타 경기를 만들어냈다. 최근 5경기 연속 안타로 꾸준함을 보이고 있다.
이날 경기 수훈 선수로 경기 후 주관 방송사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와 인터뷰에 나선 이정후는 “팀이 연패 중이었는데 좋은 경기로 연패를 끊어서 기분 좋다”며 처음으로 뛴 쿠어스필드에 대해 “수비할 때 생각해야 하는 것들도 들었고, 동료들이 많이 도와줘서 잘 적응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KBO리그와 메이저리그의 차이, 그에 맞춰 변화를 가져가는 부분에 대해선 “아직도 시행착오 중이라고 생각한다. 이 리그에 맞게 많은 것들이 바뀌어야 한다. 모든 것들을 다 여기서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8일까지 이정후의 시즌 성적은 35경기 타율 2할6푼4리(140타수 37안타) 2홈런 7타점 14득점 10볼넷 13삼진 2도루 출루율 .314 장타율 .329 OPS .642. 메이저리그 첫 해 적응 기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지만 6년 1억1300만 달러 거액을 받은 FA 선수로는 아쉬운 성적이다.
헛스윙률(9.9%), 삼진율(8.1%)은 리그 상위 1%에 들 만큼 컨택과 선구안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미 정상급이다. 기대 타율(.291)보다 낮은 성적은 운이 따르지 않은 것으로 해석되지만 발사각(9.5도)이 리그 평균(12.2도)보다 낮아 땅볼 타구 비율이 44.8%로 높다. 5월 들어선 어떤 조정을 했는지 타구가 뜨기 시작하고 있다. 이정후가 말하는 변화의 포인트도 이 같은 지점으로 보인다.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인 곳이기 때문에 시작부터 다 잘할 순 없다. 이정후는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 로라 브릿과의 타격 연습 중 인터뷰에서도 메이저리그에 와서 가장 놀란 부분에 대해 “모든 엘리트 선수들이 하나의 리그에 모인 것 같다. 그것이 지금 내가 느끼는 가장 큰 차이점이다”며 “이곳에 와서 많은 변화가 있다. 음식, 언어, 환경은 물론 경기 일정도 KBO리그와 다르다”고 말했다. 경기장 안팎에서 적응 과정은 누구라도 피할 수 없다.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는 ‘이정후는 OAA(평균 대비 아웃카운트 처리)가 0이고, DRS(수비로 실점을 막아낸 수치)가 -2에 그치고 있지만 샌프란시스코는 그의 수비에 전반적으로 만족하고 있다. 돔구장에서 뜬공을 처리하는 데 익숙했던 이정후에게 두 번의 실수는 오라클파크에서의 첫 야간 경기와 펜웨이파크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 공을 놓친 것으로 새로운 상황에서 발생했다. 이정후에겐 이 모든 것이 새로운 경험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지난 봄 이정후가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매일 경기에 출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KBO는 시즌이 짧고, 이정후는 144경기 넘게 출장한 적이 없다. 지난 홈경기 때 좌투수를 맞아 휴식을 두 번 주기도 했지만 멜빈 감독은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야구에 점점 익숙해지면 그에게 크게 의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멜빈 감독은 “리드오프는 타석에 많이 서게 되고, 중견수는 프리미어 포지션이기 때문에 많이 뛰어다녀야 한다. 우리는 지금 이정후를 조금 더 편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조금 더 강하게 밀어붙일 시점이 있을 것이다”며 앞으로 꾸준히 이정후의 출장 비율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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