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서 기댈 곳 없었다...'내가 살겠다'는 사람 너무 많아" 김성근 감독의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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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김성근(83) 감독이 JTBC 예능 ‘최강야구’ 프로그램과 선수들을 향한 애정, 그리고 과거 사령탑을 맡았던 SK 와이번스, 고양 원더스, 한화 이글스에 대한 생각을 털어놨다.
김성근 감독은 16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정근우의 야구인생’에서 “‘최강야구’가 현역 감독 시절보다 어렵다. 승률 7할이 안되면 폐지되는 프로그램이다. 한번에 2~300명이 없어질 수 있다”며 “특히 프로로 보내고 싶은 선수들이 많아서 책임감이 더 크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미 ‘최강야구’는 많은 프로 선수들을 배출했다. 한경빈(한화 이글스), 류현인(KT 위즈), 윤준호(두산 베어스), 박찬희(전 NC 다이노스)에 이어 정현수(롯데 자이언츠), 황영묵(한화), 고영우, 원성준(이상 키움 히어로즈)까지 ‘최강야구’를 거쳐 프로에 입문했다.
김성근 감독은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원성준이 지명을 받지 못했던 게 아직도 (마음이) 아프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후 원성준은 입단 테스트를 통해 키움 유니폼을 입었고, 지난해 마무리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성근 감독의 선수에 대한 깊은 속내는 현재는 사라진 국내 최초의 독립 야구단 고양 원더스 감독 시절 이야기로도 이어졌다. 김성근 감독은 2012년 고양 원더스 감독 부임 시절을 회상하며 “선수들을 프로로 보내야 할 것 아닌가. 경기를 이겨야 스카우터가 온다”며 “SK 때 보다 훈련을 많이 했다. 선수들이 쉬는 날도 자발적으로 나와서 1,000개씩 스윙 연습을 했다. 그래서 드래프트에서 지명이 한명도 안됐던 날에는 속상해서 밤새 술을 마시기도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정근우는 “그래서 고양 원더스 출신 선수 중 26명이나 프로로 진출할 수 있었던 거다”라며 “감독님 없으면 경쟁력이 없었을 거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김성근 감독은 ‘SK왕조’를 뒤로하고 고양 원더스 이후 한화 사령탑으로 부임하게 된 과정도 들려줬다. 김성근 감독은 “한화와 감독 교섭을 할 때 프론트가 ‘새로운 조직에서 새로운 팀을 만들고 싶다. (야구뿐만 아니라) 한화 그룹 전체가 하나가 될 수 있는 그런 팀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며 “언제까지냐고 묻자 ‘영원히 해주시죠’라고 했다. 거기에 넘어간 거다”
정근우가 “제가 있어 든든하지 않으셨나”라고 묻자 김성근 감독은 “(정근우) 네가 든든한 것보다 막상 한화에서 기댈 곳이 없었다. 어느 구단이나 슬픈 건 내가 살겠다는 사람이 너무 많다. 이걸(팀) 살려야 하겠다는 사람은 없다”며 “지금도 나는 어느 구단을 가도 그렇지만 내가 살겠다는 마음은 없다. 자르려면 잘라라 괜찮다(라는 마음이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김성근 감독은 고등학교 지도자 시절 선수들에만 신경 쓰다 집을 3채나 팔고 빚까지 지게 된 이야기, 2007년 SK 시절 첫 우승 이후 더 훈련의 강하게 시켰던 배경과 강도 높은 훈련을 고집하는 이유, 프로 선수가 가져야할 마인드 등 야구에 전반에 대한 자신의 소신과 철학을 들려줬다. 또 고령으로 불편해진 몸에도 불구하고 야구장에 섰을 때의 에너지, 선수들에 대한 남다른 책임감도 들려줬다.
정근우는 SK, 한화, ‘최강야구’까지 함께 해온 김성근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며, 직접 손편지를 적어와 읽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한편 ‘정근우의 야구인생’은 현역 당시 ‘악마 2루수’로 불린 레전드 프로야구 선수 정근우가 진행하는 야구 전문 유튜브 채널이다.
사진=OSEN, 유튜브 '정근우의 야구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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