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 류현진, 오랜 루틴까지 바꾸나…또 다시 불펜 피칭, 44일 만에 한화 연승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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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반등하기 위해선 ‘에이스’ 류현진(37)이 꾸준하게 제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 절치부심 중인 류현진은 지난달 첫 승을 거둘 때처럼 등판 이틀 전 불펜에서 공을 던지며 14일 대전 NC전 선발등판을 준비했다.
류현진은 지난 12일 대전 키움전을 앞두고 외야 불펜에서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와 나란히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졌다. 실전처럼 던지는 일반적인 불펜 피칭과 달리 류현진은 가볍게 던지는 ‘쇼트 사이드’ 개념이었지만 등판 이틀 전 불펜에 가서 공을 던진 것 자체가 류현진에겐 ‘뉴스감’이다.
보통 선발투수들은 등판일 사이에 불펜 피칭으로 감을 조율한다. 등판 이틀 전 불펜 피칭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프로 입단 2년 차였던 2007년부터 이 같은 불펜 피칭을 생략했다. 첫 해부터 워낙 많은 공을 던지다 보니 체력 관리를 위해 불펜 피칭 대신 캐치볼로 대신한 게 루틴으로 굳어졌다.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후에도 류현진은 자신의 루틴을 고수했고, 처음에는 이를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있었지만 실력으로 극복했다. 실제 경기에서 최고의 퍼포먼스 내기 위한 류현진만의 오랜 루틴으로 인정받았지만 가끔 좋지 않은 시기에는 불펜 피칭으로 돌파구를 찾곤 했다. 하지만 일시적인 점검으로 기본 루틴은 바뀌지 않았다.
12년 만에 돌아온 KBO리그에선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지난달 9일 잠실구장에서 불펜 피칭으로 약 20개의 공을 던지며 이틀 뒤 두산전 등판을 준비했다. 당시까지 류현진은 시즌 3경기 2패 평균자책점 8.36으로 시즌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한 때였다. 특히 5일 고척 키움전에서 5회에만 7연속 안타를 맞고 4⅓이닝 9피안타 2볼넷 2탈삼진 9실점으로 무너졌다.
공교롭게도 불펜 피칭 이후 반등했다. 11일 잠실 두산전에서 6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KBO리그 복귀 첫 승을 신고했다. 이틀 전 불펜 피칭에서 체인지업 팔 스윙을 빠르게 가져가며 조정한 게 효과를 봤다.
첫 승 이후 원래 루틴대로 돌아간 류현진이지만 널뛰기 투구가 이어졌다. 13일까지 올 시즌 성적은 8경기(43이닝) 2승4패 평균자책점 5.65 탈삼진 39개로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퀄리티 스타트 4경기로 좋을 때는 류현진답게 안정적이었지만 5실점 이상 내준 게 4경기로 좋지 않을 때 대량 실점이 잦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지난 8일 사직 롯데전도 5이닝 8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5실점 패전을 안았다. 이날도 5회에만 5피안타 4실점으로 집중타를 맞고 빅이닝 허용.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FIP)은 규정이닝 투수 24명 중 4위(3.16)로 수비 도움이 따르지 않고, 인플레이 타구 안타 비율(BABIP)이 3번째(.353)로 높아 타구 운도 없는 편이긴 하지만 계속 불운만 탓할 수 없는 상황이긴 하다.
반등이 필요한 시점, 류현진은 또 다시 등판 이틀 전 불펜으로 들어가 점검을 했다. 지난달 불펜 피칭 때 체인지업을 가다듬은 것처럼 구종 체크가 주목적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ABS는 상하 기준으로 중간과 뒷면을 모두 통과해야 스트라이크로 판정받는데 류현진은 체인지업, 커브 등 위아래 존을 활용하는 구종을 주로 던지다 보니 불리한 면이 있다.
반면 좌우는 각각 2cm씩, 총 4cm 확대 적용하면서 중간면 하나만 걸쳐도 스트라이크가 된다. 슬라이더처럼 횡으로 움직이는 구종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류현진은 2015년 LA 다저스 시절 어깨 관절 와순 수술을 받고 돌아온 뒤 슬라이더를 봉인했다. 대신 커터를 새 무기로 장착해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정상급 투수로 화려하게 부활했지만 올해는 아직까지 커터가 잘 먹히지 않는 모습이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3할대(.303)로 우타자(.265)보다 높다. 이 부분에서 류현진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한화는 지난 주말 키움과의 대전 홈 3연전을 2승1패로 장식했다. 42일, 12시리즈 만에 위닝시리즈로 분위기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 내친김에 14일 대전 NC전에서 44일 만에 연승을 노리는데 선발 류현진의 호투가 절실하다. 올해 대전 홈에선 2경기 모두 퀄리티 스타트하며 1승 평균자책점 2.25로 잘 던졌다. 각 구장마다 상하좌우 4.5mm 이내로 아주 미세하게 ABS존에 차이가 있는데 익숙한 대전 홈경기에선 흔들리지 않고 투구했다는 점에서 이날 류현진의 시즌 3승을 기대할 만하다. NC를 상대로도 지난달 17일 창원 경기에서 7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8탈삼진 3실점으로 승리는 놓쳤지만 시즌 최다 이닝을 던진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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