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슛 그만하고 패스 좀 줘' 손흥민 짜증 유발한 오늘의 '난사 토트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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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번리가 쉬운 슛 기회를 계속 헌납하는데, 토트넘홋스퍼 선수들은 하나를 제대로 만들어가지 못하고 번번이 직접 슛을 날리기 바빴다.
1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 홈 구장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37라운드를 치른 토트넘홋스퍼가 번리에 2-1로 승리했다. 손흥민은 풀타임을 소화했다.
앞선 4연패에서 벗어난 토트넘이 실낱같은 4위 등극 가능성을 살렸다. 현재 5위인 토트넘과 4위 애스턴빌라의 승점차는 4점이다. 빌라가 승점을 잃고, 토트넘이 다가오는 맨체스터시티전과 셰필드유나이티드전에서 많은 승점을 따낸다면 가능하다.
토트넘 입장에서 답답한 경기였다. 슛이 21회 대 7회로 압도적이었는데 막상 골은 잘 터지지 않았다. 전반 25분 야콥 브룬 라르센에게 실점하고, 32분 페드로 포로가 동점을 만든 뒤 한동안 토트넘 공격이 막히는 모습만 반복 재생됐다. 후반 37분 수비수 미키 판더펜이 강력한 왼발 슛을 꽂아넣지 못했다면 승리를 놓칠 수도 있었다.
토트넘 슛이 많았던 근본적인 이유는 번리 실수가 잦았기 때문이다. 뱅상 콩파니 번리 감독은 지난 시즌 챔피언십(잉글랜드 2부) 돌풍과 승격의 원동력이었던 공격적인 축구를 시즌 내내 포기하지 않았다. 게다가 이날은 번리 입장에서 무조건 승리해야 잔류 가능성이 있었다. 문제는 앞선 경기들처럼 콩파니 감독의 축구가 잘 통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특히 골키퍼 아랴네트 무리치부터 시작하는 빌드업이 자주 끊기면서 토트넘의 쉬운 역습 기회로 돌아오는 장면이 거푸 나왔다. 이날 무리치는 토트넘의 굴리엘모 비카리오보다 공을 오래 잡았는데, 비카리오의 패스 성공률이 97%나 된 것과 달리 무리치는 단 53%에 그쳤다. 그만큼 패스가 부정확했다.
그런데 상대 진영에서 공을 가로채는 상황은 축구에서 가장 쉬운 득점기회임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은 그걸 단 한 번도 살리지 못했다.
결정력 부족의 큰 원인은 선수들의 '난사'였다. 자신감 있게 슛으로 마무리했다 볼 수 있는 상황도 있지만, 못지않게 좋은 자리의 동료를 무시하고 욕심을 내는 듯한 장면도 많았다. 특히 브레넌 존슨이 슛 3회, 제임스 매디슨도 슛 3회를 시도해 하나도 넣지 못했다.
손흥민이 더 좋은 자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데얀 쿨루세프스키가 슛을 시도했다가 빗나가자, 손흥민이 짜증을 벌컥 내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다.
손흥민이 팀내 최다인 슛 4회를 시도했지만 난사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건 더 좋은 자리의 동료가 있을 때 늘 패스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키 패스(동료의 슛으로 이어진 패스) 부문에서 5위로 경기 1위였다.
후반 27분의 경우 손흥민이 상대 진영 한가운데서 잽싼 터닝 동작과 드리블로 수비 여럿을 유인한 뒤 페드로 포로에게 패스를 내주기도 했다.
또한 후반 30분 교체에 따라 손흥민의 위치가 최전방 아닌 왼쪽 측면으로 바뀌자, 드리블과 패스를 통해 동료들의 득점 기회를 꾸준히 열어주는 시도도 좋았다. 그러나 손흥민이 측면을 붕괴시킨 뒤 문전으로 넣어 준 패스는 존슨이 발을 대지 못했다.
시즌 초 호평일색이었던 토트넘의 공격축구는 시즌 막판이 되자 이기적인 축구로 퇴행하고 잇다. 남은 두 경기 최선의 성적을 거두려면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선수들의 플레이 우선순위를 잘 정리해줘야 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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